갑오년이 모두 가기 전에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두 권의 책 중 하나(다른 한권은 전봉준 평전)120년 전의 상황은 놀랍게도 지금과 닮아있지만 지금 우리에게는 전봉준이 없다. 올해 내내 민중은 아팠고 죽었고 버려졌는데 신자유주의의 거센 물살에 휩쓸려 민중들은 그저 쓸려 나가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게 없었다. 책 읽는 내내 고민이 됐다. 우리는 전봉준이 될 수 있을까? 전봉준을 만들수 있을까? 전봉준을 알아볼 수 있을까? 책은 짐짓 담담한 척 사료 중심으로 그의 인생과 당시 상황을 풀어내지만 뜨거운 불덩이 하나를 품고 있는 듯 하다. 그게 이이화 선생의 불덩이인지 그가 되살려낸 녹두의 불덩이인지는 분간되지 않으나 책을 다 읽어낸 후 그 불덩이가 내 안으로 들어와 나마저 뜨겁게 달군다. 그래서 되려 이땅에서 2014 갑오년을 살기 답답하게 한다. 전반적으로 좋았으나 연도의 오기는... 그래서 별 하나를 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