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연 정암학당 플라톤 전집 10
플라톤 지음, 강철웅 옮김 / 이제이북스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대학때 처음 읽었던 책이다. 당시에는 지적 허영심에 가득가득(지금보다 훨씬 더) 차 있을 때라, 예술대학에 다니니 사람의 근간을 이루는, 아니 실은 대부분의 영화들이 다루는 '사랑'에 대해 책으로라도 배워야 한다 생각했었고. 그래서 꾸역꾸역 읽었었다. 그런데 당시에는 요 놈을 읽고 알게/느끼게/배우게 된 점이라고는 '헉! 이 아저씨들 왜 다 동성애질이야?'였다. 그런데 바로 다음 순간에 든 생각은... 인류의 역사라는 것이 기록된 것은 얼마되지 않았고, 그 역사는 승자가 쓰는 것이고... 어쩌면 인류가 이 땅에 생겨난 후 소위 '정상'이라 불리우는 사랑법 - 이성애 - 은 전체 인류 역사를 통틀어서 역사가 활자로 기록되기 시작한 아주 짧은 시간만 일반적인 것은 아닐까? 였다. 그때 당시 난 요 화두(?)를 가지고 거의 노트 한 권을 채웠던 기억.. 아니 노트가 어디 있다.

여튼, 그 책을 거의 20년만에 다시 읽었다. 그때의 그 생각에서는 조금도 나아가지 못했지만, 또한 플라톤이 기술하는 사랑이라는 것이 몹시 성차별 적이라는 것까지 이제 알아버렸지만. '자기계발'이라는 항목에 들어가 있는 그 어떤 사랑에 대한 책보다 훨씬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함은 분명하다.

나는 과연 불멸을 꿈꾸기에 사랑을 하는 것일까? 아니면 사랑을 하고 있기에 불멸을 꿈꾸는 것일까? 나는 불멸을 꿈꾸지 않기 때문에 아이에 대한 욕심이 없는 걸까? 나는 다른 방식의 아이를 세상에 남기려 함일까? 나는 나를 사랑하는 것일까? 나는 나를 사랑하는 너를 사랑하는 것일까? 나는 너에게 사랑받는 나를 사랑하는 것일까???

고전이란 그렇다. 머리아프게 한다. 즐겁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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