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그 65일의 기록
경향닷컴 촛불팀 엮음 / 경향신문사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이번 촛불 정국을 분석하거나 되돌아 본 몇 권의 책이 있습니다.
그중 한권이 경향신문사에서 나온 이번 책, <촛불, 그 65일의 기록>입니다.

이미 머리말에서 밝히고 있듯이 경향신문, 경향닷컴의 촛불팀은 '우리들의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밝힙니다.
하지만 그 감사는 머리말 뿐 아니라 책의 온몸을 다해 밝히고 있습니다.

어떻게 밝히냐구요? 흐흐...
이책은 입니다.
그런데 가격은??? 겨우 정가 9800원(알라딘에서는 10%를 깎아서 8,820원, 거기다 890원의 마일리지도 줍니다)입니다.
만원이 되지 않는 가격으로 전면칼라인 책은. 요즘엔 살림지식총서 사이즈의 책 밖에는 없습니다.
얼마나 많이 찍었을지는 알 수 없지만, 대충의 책들 1쇄를 생각하면 아마 똔똔도 못할 가격일껍니다.
인세따위는 있을리 없고, 책 팔때마다 경향신문이 힘들어지지 않으면 다행입니다.
그러니 우리모두 우선은 사줍시다!

그럼.. 그 9800원짜리 전면칼라의 책 내용은 어떨까요?
그동안 계~속 오해하고, 지 발에 오줌 누는 정부의 짓거리와 그보다 훨씬 똑.똑.해질수 밖에 없는 촛불들.
그 안에 있었다면 모르는 얘기는 나오지 않습니다. 신기한 얘기도 없습니다.
다만, 그동안 경향이 촛불을 어떻게 응원해왔고, 어떻게 보도해 왔는지 똑똑히 알 수 있을 뿐입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전면컬러인 책을 만원도 안되게 팔면서 그것을 자랑하려고 함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사실 기사도 이미 쓰여져 있던 기사이기에 책을 위해 새로운 글을 쓴 것 또한 많지 않습니다.
그저 촛불들의 시간을 책으로 엮어서 선물했다는 기분입니다.
촛불에게는 그렇습니다.

촛불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어떨까요?
촛불이 어떤 시간들을 보냈는지, 촛불이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촛불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이 책은 객관적이고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기사가 갖고 있는 신뢰성인지, 경향신문이 갖고 있는 선명함인지 촛불의 발자취를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촛불이 좌빨이라는 정부의 주장이 얼마나 말도 안되는 얘긴지에 대한 근거를 제시합니다.
촛불이 반미라는 정부의 망발이 얼마나 정신나간 말인지, 촛불이 사탄이라는 한 목사의 발언이 얼마나 어이없는 말인지 알려줍니다.
또한 시국미사와 예배와 법회가 있기까지 촛불이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았고,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으며, 얼마나 힘든 길을 밝혀왔는지
마치 한편의 잘 만들어진 다큐멘터리처럼 되짚어봅니다.


촛불은 많은 것을 바꿔왔습니다.
미국산 소고기의 위험성을 알아냈고, 대통령에게 두번의 사과를 하게 했고(지도 우리도 자존심만 상했지만), 미국에게 610의 거대한 촛불 사진도 보여줬고(정부에서는 이 일을 '재협상에 가까운 추가협상'이라 말했죠), 조중동의 사악함도 끄집어 냈습니다. 그러면서 한겨레와 경향신문도 찾아냈습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도 조중동처럼 '권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권력이 된다면 어느 순간 조중동처럼 사악해질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경향은 이 책을 낸 순간을 기억해주길 바랍니다.
얼마나 가슴 벅찬 사랑을 받았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 잊지 않길 바랍니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책을 덮을 즈음... 책이 말합니다.
잊지 않겠다고. 잊을 수 없다고. 그래서 더욱 좋은 신문을 만들겠다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