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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떠나는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꼭 필요한 가이드북 - 2023~2024 최신판 ㅣ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3년 5월
평점 :
품절
언젠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일을 상상한다.
걷고 싶은 이유와 명분도 나에게 묻게 된다.
그리고 친절한 가이드와 같은 여행서가 필요했다.
그렇게 선택한 책이 해시태그 조대현님의
가이드북이었다. 책을 읽다 인상 깊은 사진을 발견했다.
산티아고 순례길에 모인 사람들은 각자의 순례자의
시간을 보내며 새롭고 긍정적인 미래를 만들 수 있는
힘을 비축한다.길(카미노) 위에 혼자 목표를 향해
걷는 어느 순례자의 뒷모습에서 투영된 나에게
가슴이 뭉클해졌다.
‘자신을 찾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인간의 고통은 자신을 잘 알지 못하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어느 책에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우리네 인생길과 닮아 있다. 고통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고
싶은 인간의 야누스적인 사고에서 순례는 이어지고 있다.
낯선 세계에 자신을 과감하게 던져 스스로를 구원하고 싶은
이들에게 산티아고 순례길은 좋은 기회로 보인다. 지은이
조대현 씨는 63개국 298개 도시를 여행한 경험을 토대로
해시태그 시리즈의 여행서를 출간하고 있다. 최신 정보와
자세하고 유익한 정보가 많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여행서이다.
여행 가이드북에다 인문학과 철학, 사회, 문화 분야를
아우르는 정보로 채워진 한 권의 책으로 여행을 준비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의 모토 ’혼자서도 여행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에서 알 수 있듯이 해시태그에서 출간된 여행책들은
새로운 여행가이드북을 개척하고 있다.
매해 40만 명이 찾는다는 스페인 북부에 위치한
산티아고 순례길은 기독교 3대 성지 중 하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찾는 종교적 순례가 목적이었다면 이제는
자신을 찾아 떠나는 순례자들의 성지가 되었다. ‘산티아고‘란
스페인어로성 야곱을, ’데 콤포스텔라‘는 별이 내리는 들판을
뜻한다고 한다. 순례길의 종착지로 9C 경 양치기에 의해
성 야고보의 무덤이 발견되어 그 자리에 작은 성당을 짓고
알려지며 많은 이들이 찾았다가 중세가 지나면서 잊혔다.
프랑코 정권에 의해 찾아낸 순례길은 이제 스페인을 대표하는
대명사가 되었다. 1990년대에 파울루 코엘류의 소설 ‘연금술사’가
인기를 끌면서 연금술사의 배경으로 등장한 산티아고 순례길이
유명세를 치르기 시작했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지속적인 관심을 받게 되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출발지가 정해지면 입국 도시가 확정되고
여행 기간을 결정할 수 있다. 자신의 컨디션과 시간적 여유를
고려해 전체 순례길을 다 걷지 않고 300km, 200km, 110km를
나누어서 걷거나 마지막 순례길을 걷는 분들도 있다. 완주증을
받고 싶다면 고려해야 할 사항은 완주증은 순례자 여권인
크레덴시알Credencial에 순례자가 걷는 도시나 알베르게에서
받은 도장이 목적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최소 110km를
걷는 순례자만 받을 수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 중간 지점 증명서도
있어 생장 피드포트에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의 중간 지점이
사이군(Sahagun)에서 절반을 걸었다는 것을 축하하는 의미로
받는다. 사이군 도서관에서 발급한다고 하니 3유로를 지불하면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프랑스 길은 프랑스의 생장 피드포트에서
갈라시아 지방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800km를 걷는다.
800km를 33일간의 여정으로 나눠 순서대로 일정에 맞는
정보를 제공하기에 하루 6-8시간 걷는 순례자들에게 그날
일정을 계획해서 소화하기에 유용하다. 루트를 살펴보면
하루 출발지에서 도착지까지 고도를 표시하는 그래프를 통해
오르막인지 평지인지 미리 알 수 있게 했으며 마을을 지날
때마다 식수대가 있다는 것과 식수대 위치나 식사나
쉬어갈 수 있는 곳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뿐 아니라
언제 문을 열고 닫는지 순례자들을 위한 현실적인 정보가
꼼꼼하게 담겨있어 감탄하기도 했다. 2-3일을 걸어보면
순례자의 하루가 짐작이 된다. 아침 6-7시 사이에 일어나
8시 전에 알 바르게에서 나와 하루 일정을 시작하게
된다. 알베르게는 8시 전에 나와야 하고 1일만 숙박이 된다.
아침에 6-7시 사이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출발준비를 하고
나서 알베르게나 바bar에서 에스프레소나 우유를 넣은
커피인 카페 콘 레체를 주문하고 나서 생 오렌지 주스,
크루아상이나 달걀과 감자로 만든 오믈렛인 토르티야를 주로
먹는다. 전 날 슈퍼에서 구입한 재료로 직접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프랑스 길 33일간의 여정은 우리의 일상처럼 비슷하게
이어진다.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을 먹고 그길로 길을 나서서
하루 목표치를 완주하고 알베르게로 돌아와 점심을 건너뛴
순례자들은 점심도 먹고 나머지 시간은 쉬면서 내일을 준비한다
. 예측 불가능한 일들로 난감할 때도 있겠지만 루틴이 분명해지고
단순해지면서 자연스럽게 개인적으로 관심사가 배낭의 무게로
옮겨갔다. 대부분 45L 배낭을 많이 사용하지만 ‘현명한 짐’이란
말처럼 저자는 겨울이 아니면 23L 용량의 배낭에 최소한의
물품으로 가볍게 걷기를 순례자들에게 권한다. 걷다가 욕망을
에고를 걷어내다 보면 안개처럼 흐린 미음에서 투명해진 ‘나’를
찾게 된다. 그것아 우리가 인생길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이유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