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세대로서 안타까움과 책임감 그리고 연민으로 서평 이벤트에 참가해 책을 받은 후, 나는 한동안 참담함에 책을 읽는 것이 두려웠다.솔직히 완독하기에 심적으로 힘들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마주하기에 불편했던 사회적 문제를 자발적으로 칼을 빼어 들었으니 무우라도 자르는 시늉이라도 해야하지 않나 하는 심정으로 끝까지 읽었다. 표면적으로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청년들의 고충을 이 한 권의 책으로 속 시원하게 내밀한 부분까지 알게 되면서 새롭게 아들딸과 같은 청년들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의 청년들은 외로운 선택을 하고 있을 것이다.호미로 막을 것을 가레로 막고 싶은가? 무엇이 그들을 나락으로 뛰어 내리게 했는지 그들을 가까이에서 만나고 연구한 여러 분들이 함께 공저로 펴낸 책에 감사함을 전해본다.청년 자살은 청년만의 문제가 아닌 여러 세대에 걸친 재난이 드러나는 하나의 결과일 뿐이라는 말에 깊이 공감한다. 성과주의와 능력주의 사회에서 어려서는 마음고생, 커가면서 외로움에 시달리다 경제적 어려움까지 겪으며 자살이나 고독사로 이어지는 현실에 억장이 무너짐을 느끼며 모든 세대의 공감과 인식의 전환만이 해결해나갈 수 있는 유일한 비책임을 깨닫는다. 청년의 가장 흔한 사망 원인 1위가 자살, 나머지 청년 중 하나는 4일마다 일하다 죽는다고 하니 청년들은 사회적 돌봄의 결핍으로 방치사,사회적 타살을 겪는다. 특히 코로나로 인헤 도시의 20대 청년 빈곤층 1인 가구의 자살은 경제적 위기가 주거 위기로 내몰리며 자살과 고독사의 경계에서 힘들게 버티고 있다.청년 빈곤층의 자살의 중심에 20대 여성들의 자살시도,자살율의 증가가 있다. 가부장적 사회에서 어릴 때부터 겪는 여성 혐오적 문화와 차별은 무기력을 일찍 학습하고 유리천장 노동시장에서 크게 좌절하면서 삶의 의미와 희망의 끈을 놓게 된다. 일상은 늘 위험하고 안전하지 않는 공간으로 인식되어 탈출을 모색한다. 특히 20-24세 청년 여성 자살률이 2017년부터 크게 증가하고 있다니 젠더 문제는 불평등의 조각이자 단면으로 개선해야 하는 커다란 숙제다. 내용 중에 가장 와닿았던 사실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 고통으로부터 피하기위해 자살을 생각하지만 양가감정의 공존 속에서 경제적 고난이 있으면 외로움이나 고독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게 자살을 생각하게 된다고 하니우리가 만든 세상에서 이해와 도움,인정과 격려, 걱정어린 관심으로 그들이 사회를 신뢰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회적 지지 장치가 절실해 보인다.2014년 청년기본법의 제정으로 해결의 물꼬를 트고 있지만 정책적인 삶의 앵커링(닻내리기,믿을 구석)은 아직도 특히 필요한 취약한 청년들이 제외되는 어처구니 없는 정책의 미스로 갈 길은 멀어 보인다. 하지만 우리 스스로의 작은 관심이 모여 큰 물결을 이룬다면 세대간의 이해와 신뢰로 이 죽음의 행진을 멈출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