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쇼크
박혜윤 지음 / 파라북스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며칠 전 친구 녀석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나 어제 진통을 느껴서 병원에 갔더니 아직은 아니라. 그래도 다음 주면 낳을 것 같아." 2년 전에 나에게 큰 충격을 주고 시집을 가버린 친구이다. 우리는 고등학교 때부터 매점이고 학원이고 같이 다니면서 친해지고 서로 다른 대학을 갔지만 동네가 가까워서 자주 만났다. 20대 초반, 연애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고민하며 울며불며 시간을 같이 보냈다. 우리는 SEX AND THE CITY의 그녀들과 같이 살자. 결혼 자금 따위 모은답시고 지질하게 살지 말자고! 라고 하던 친구였는데.. 배낭여행하던 내게 뜬금없이 전화를 해서 "나 결혼해" 라고 했다. 그 친구가 아이를 갖고 이제 곧 출산을 하게 된다고 했다. 과연 아이 엄마로써의 삶은 어떨까? 독신을 외치며 아이 없는 파라다이스에서 영원한 사랑만을 먹고 살자던 내 친구의 삶은 어떨까.. 너무 궁금해서 보게 된 책이다.

많은 20.30대 여성들은 고민을 한다. 가장 먼저 "결혼" 이라는 관문이며 그 다음은 "출산"이라는 것이다. 결혼은 나와 거리가 멀고 나는 아직 꿈이 있으며 그 꿈을 향해 가려면 결혼은 아직..이며 출산은 Oh, no!라고 외쳤다. 이 책의 저자 또한 아이를 갖기 전에는 나와 같이 생각했다. 갑작스럽게 생긴 아이로 인해 그 때부터 고민을 한다. 아이가 나오는 그 순간까지 이 아이와 나 사이에는 무엇이란 끈으로 연결이 되었는가라는 가장 기본적인 의문부터 갖게 된다. 나의 아이니깐 당연히 사랑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던 그녀가 아이를 낳고 점점 달라진다. 30년간 늘 부딪히던 엄마와의 갈등도, 남편이랑 존재의 무게도, 삶의 판도도 모두 달라진다.

책이란 나에게 대단한 것을 준다. 바로 경험하지 않고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간접경험. 결혼을 하지 않고, 출산을 하지 않고도 느낄 수가 있었다. 결혼과 출산에 대한 달라진 나의 생각 그리고 곧 아이를 낳을 내 친구에 대한 걱정이 커졌다. 물론 첫 아이의 출산에 대한 축복이 가장 먼저다.

아이를 낳고 그 아이를 키우면 지금까지 만나오던 사람들과의 관계, 늘 보던 시선 그리고 생각들은 어떻게 바뀌게 될까. 아, 약간은 불안함이 가미된 설레임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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