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를 이탈하셨습니다
코붱(김연정) 지음 / SISO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회사를 다니는 중간중간 무언가가 하고 싶고 어딘가 절실히 가고 싶다고 느끼는 건 정말 그것이 목적이 아니라 지금 이 무료한 일상을 벗어나고 싶다 그 마음에 더 가깝다고 나도 생각해. 나도 여전히 온전하게 퇴사를 하고 싶으니까.

내 행복의 값은 단돈 60만원, 이 내용의 글을 읽을 때 지금의 나와 겹쳐졌어. 나는 완전한 백수는 역시 무서우니까, 일을 하는 대신 필요한만큼만 벌자는 마음으로 주5일 딱 4시간만 일 하는 중이다. 나는 매달 값아야 하는 빚이 있고 월세도 내야해서 작가보다 더 많은 돈이 필요하지만 그래도 매달 60만원+식비를 아낀 금액을 저축하면서 절반만 백수인채로 살고 있어. 온전하고도 완벽한 백수는 언제 될 수 있을까.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작가를 응원하게 된다. 나는 그런 게 없는 사람이라서 그냥 마냥 놀고 싶을 뿐. 놀다가 지루해지면 여행이나 가고 싶은 그게 다니까. 하고 싶은 것이 있는 사람이 부럽고 응원하게 되는 건 나도 하고 싶은 무언가를 가지고 싶다는 욕망이 아직은 남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글을 쓴다는 건 멋지니까, 코붱이라는 사람은 어엿한 작가가 되었으니까, 글 쓰는 백수의 한 가운데에 있다고 생각해. 이제 글로 돈만 벌면 완전한 글 쓰는 작가가 되는 거지. 책은 굉장히 흥미로운 주제였고, 제목은 어쩐지 울컥하면서도 백수랑 너무 잘 어울려서 감동할 정도였어. 경로를 이탈하면 어때, 얼마지나지 않아 경로를 재탐색하고 그 길을 갈텐데, 그러니까 뭐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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