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셀로의 이야기를 책으로 읽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어. 나에게 오셀로는 늘 연극으로 만났던 작품이었지. 우연하게 본 오델로와 이아고라는 연극에 흠뻑 빠져서 같은 배우의 극도 다른 배우의 극도 무조건 보러다녔어. 그러다 어느순간 잊힌줄도 모른채 잊혀졌던 오셀로.이번에 더클래식에서 오셀로가 출판된 걸 보고는 내가 그동안 오셀로의 진짜 이야기를 모르고 있었을 수도 있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읽기 시작했지.질투의 이야기라고도 하던데 나는 사실 오셀로는 과연 질투라는 감정을 느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어. 사랑하는 데스데모나를 정말 사랑했을까라는 생각도.오셀로 자신에게 틈이 있었으니까 그 틈을 집요하게 파고 드는 이아고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자신을 파멸의 길로 스스로 인도한 게 아닐까. 데스데모나를 향한 확고한 사랑과 믿음이 있었더라면 이아고의 말들은 한낱 거짓과 농간으로 치부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의심은 믿지 못하니까 하게 되는 거라고 생각해. 의심이 의심을 낳고 의심이 망상을 낳고 의심이 지옥을 만들어 자신을 그 지옥으로 밀어넣는거지. 너무나 안타깝고 너무나 슬픈일이지.데스데모나를 정말 사랑했더라면, 믿었더라면 오셀로는 그러한 비극에 놓이지 않을거라고 생각해. 이아고가 아니라 나는 자꾸 오셀로를 탓하게 되는거야. 이아고의 추잡하고 더러운 말에 속은 오셀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