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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 국선변호사 세상과 사람을 보다
정혜진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이 책이 법에 초점이 맞춰진 이런 죄를 지으면 이런 법에 의해 이런 벌을 받는다. 라는 내용이라고 생각했었어. '국선' 변호사라는 단어는 생각에 없었나 봐.
예전에 죄는 미워해도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나는 너무 싫었어. 이해도 안되고 죄를 짓지 않고 법을 어기지 않고 사는 무수한 사람들은 바보 취급하는 것 같았거든. 그런데 이 책을 읽고 그 말이 조금은 이해가 가더라. 그 말을 한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변호사처럼 사건만이 아닌 그 사건 곡의 사연을 알고 있는 사람이었겠지. 그리고 나는 책을 읽으며 너무 많이 울었어. 첫 사건부터 엉엉 울었어.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사건들 속에 숨겨져 있던 사연들이 어쩜 그렇게 슬펐을까. 돈이 없는 사람들은 돈이 없어서 유명한 로펌의 변호사는 커녕 변호사를 만나는 것조차 쉽지 않은거지. 그러니 나라에서 법을 어겨 법의 심판을 받지만 법의 테두리 밖으로 내치지 않고 국선 변호사를 두었나 보다 싶었어. 안쓰럽고 안타까웠던 사연들을 읽으면서 참 많은 생각 들었지.
사실 어째서인지 국선 변호사라는 직업의 인식이 좋지 않았어. 어차피 열심히 하지 안아도 월급을 받으니 사명도 없이 일한다는 오해. 드라마나 영화의 영향이었을까.
정혜진 변호사가 맡았던 책 속에 나왔던 사건들 중에 탈북민 사건도 있는데 안타깝고 안쓰러우면서도 뭔가 잘 모르게 되더라고. 나라는 사람이 나쁜 사람이라는 게 이런곳에서 드러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는 북한에 대해 좋은 감정은 없고 그들이 그 곳에서 고통의 나날을 보낸다고 해서 자기의 나하를 자신의 가족을 버리고 온 사람을 굳이 도와주어야 하나 임대아파트를 제공해야 하나 하는 책에서는 다루지 않은 또 다른 문제에 대해 나는 곱씹었지. 우리나라 사람도 그들의 삶과는 물론 다르겠지만 그래도 힘들고 괴로운, 자살이라는 방법으로 사람들이 도망치고 있는 이 상황에서 말이야.
어쨌든 이 이야기는 이쯤에서 끝내고 이 책 나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읽어봐 주었으면 좋겠어. 법령에 관한 어려운 내용일까 봐 주저하지 않았으면. 힘든 사람들도 힘든 게 뭔지 모르는 사람들도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