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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웅불
다카하시 히로키 지음, 손정임 옮김 / 해냄 / 2019년 5월
평점 :
이런 책은 마음이 안 좋아. 읽으면서 얼마전에 읽은 소설 창모가 떠오르기도 했어. 어쩌면 단순히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창모 보다 이 소설 배웅 불에 나오는 아이들이 더 악한 사람일까 싶었어.
아버지의 직업때문에 자주 이사를 가고 이번에도 전학을 가게 된 아유무. 평범한 가정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 같은, 그렇지만 보고 있자면 기회주의자처럼 보였어. 어느 편에도 서지 않는.
같은 반 친구들 중에 아키라와 미노루의 이야기가 거의 대부분. 아키라에 의해 괴롭힘 당하는 미노루. 이상한 게임을 제안하는 아키라와 운에 의해 벌칙을 받을 사람이 정해져야하지만, 아키라의 속임수로 늘 벌칙을 받는 건 미노루.
아키라의 행위들이 너무 잔인해서, 이것이 진짜 학생들이 저지를 수 있는 일일까, 이것은 현실이 아닌 소설이니 소설 속에서만 존재하기를 바라며 읽었어.
학교 선배들이 나오는 장면부터 책 속에 나오는 그 시골 지역에 사는 아이들은 다 미친걸걸까, 그런 생각도 들더라. 말도 안되는 상황으로 요즘 일어나는 이지메에 대해 말하고 싶은걸까, 작가는.
마지막까지도 괴롭힘을 당하던 미노루가 아유무를 향해 했던 말이 맴돌아. 나는 미노루의 그 심정을 알 것 같았어. 한발자국 뒤에서 나는 상관없어, 라며 방관하는 주동자도 아니고 부추기지도 않지만 어쩐지 그쪽이 제일 싫은 존재가 아닐까.
우리나라에서도 계속 문제가 되고 있는 왕따. 누군가를 괴롭힌다거나, 방관하고 있다면 제발 그러지 않기를. 다 친하게 지낼 수 없다는 것 잘 알지만, 그것이 괴롭힘이 되지 않기를 간절하게 또 바라게 되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