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중독. 나 또한 중독 상태. 그만봐도 좋을 것 같은데 이제 의식이 말려도 무의식이 폰을 들고 들여다 보는 지경. 자고 일어나서 눈도 안 떠지는데도 부랴부랴 폰을 향하는 손. 고립되어 있는 삶에서 유일하게 소통할 수 있는, 내가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그것을 알릴 수 있는 유일한 도구라는 착각에 빠져있어. 착각이라는 걸 알면서도 고쳐지지 않는 상태. 그러니까 중독.책을 읽다보면 씁쓸한(또는 자조적인) 웃음이 슬며시 나와. 그래그래 그렇지라고. 공연장에서 영상을 찍고 사진을 찍으면서 시선은 작은 폰 화면에 고정. (나도 알아. 가끔 눈으로 못 봤는데 커튼콜이 끝나버리면 아쉬운데 또 안 찍으면 그것도 아쉬워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는 걸), 폰을 보며 걷다가 나도 부딛힌 적 많고, 폰이 고장나거나 잃어버리게 되면 '그 안에 내 인생이 다 들어있다고요!' 라고 외치는 사람이 내가 되겠지. 그리고 내 친구는 나보다 더한 중독 상태라서 잠을 자는 시간 외에는 폰만 보고 있어. 나를 만나도 내가 이야기를 해도 폰만 보고 있어. 야 내 이야기 듣고 있어? 라고 되물으면 어? 어? 뭐라고? 못들었어라고 답해. 그래서 나도 말하는 걸 멈추고 폰을 봐. 그래서 그 친구를 만나는 게 싫어졌어. 이 이야기는 내 이야기지만 책에도 나오는 상황.책 한권 읽는다고, 읽으며 내가 중독 상태구나 깨닫는다고 쉽게 벗어날 수 없다는 거 잘 알지만 그래도 책을 읽을때만큼은 온전히 책에 집중을 하고, 산책을 할때는 자연을 맘껏 즐길 수 있으면 눈에 담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 이 책을 읽는 몇 시간동안에도 나는 5번이상 폰을 들여다 보았거든. 그러니까 적어도 노력하겠다는 마음이 있으니 이런 책도 읽는거잖아. 실패할지도 모르지만 노력은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