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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 ㅣ 달달북다 1
김화진 지음 / 북다 / 2024년 6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2407014 #완독 #개를데리고다니는남자
기존 질서에 얽매임 없이 다양하게 변주된 책을 만드는 종합 출판 브랜드 '북다'에서 '달달북다'시리즈를 선보인다!
사랑의 모양은 다양하며 늘 새로운 방식으로 아름답다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12명의 작가가 단편소설집을 출간할 예정인데,
그 시작인 김화진 작가의 책을 읽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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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제 인생이... 좀 재밌었으면 좋겠어요."
회사원1로 권태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던 여자 모림은
어느 날 산책을 하다가 사랑스러운 개 '약밥이'를 산책시키는 남자 찬영을 만난다.
(그와중에 약밥이 이름 너무 귀엽잖아😍)
알고보니 출퇴근길에 오가던 떡집에서 일하던 남자였다! 운명의 만남인가...
친구에게 그에 대해 이야기 했을 때,
이젠 결혼 생각을 하고 사람을 만나라며,
무빙워크처럼 자신을 편하게 해줄 사람을 찾으라 조언한다.
물론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아직 모림은 그러고 싶지않고,
찬영에게 끌리는 마음을 모른체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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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인 듯, 가벼운 듯 하지만
그 속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복잡한 고민들이 함축되어 들어있는 책이었다.
책 속의 책 <팔뤼드>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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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p. '돈을 벌러 회사에 다니는 사람1'로만 살지 말고 다른 몰두할 만한 뭔가를 찾아 힘겹지만 황홀한 어떤 작업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싶은 초조함이 들었고, 그런 마음이 어색하고 이상했지만 그 초조함이 어쩐지 싫지 않았다.
📕37p. 헤어질 때 티튀루스는 웃으며 떡 아직 남았어요? 라고 물었고 나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티튀루스는 그럼 내일 봐요, 하고 말했다. 내일 봐요.
📙42p. 하지만 모로 가도 가겠지, 영영 안 가고 싶은 건 아니니까 가게 될 길이면 가겠지하고 시간 단축, 걸음 수 단축에 별 관심 없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57p. 철없어 보이겠지만 그래도, 사랑에 대해 열심히 생각해야한다. 지반을 뒤흔드는 듯한 굉장한 변화로서의 사랑은 3개월이면 지나가기 때문이다. 그 뒤로는 다른 사랑이 온다. 광기가 잦아든 뒤의 사랑, 또다시 일상이 되는 사랑이.
📕68p. 내가 기꺼이 너와의 거리를 좁힐 만한 이유를 달라고 말하고 싶었다. 나는 너에게 말하고 싶은 게 아주 많다고. 내 재미없는 회사 생활, 생생하게 듣게 될 성아의 결혼 준비, 그 속에서 느끼는 약간의 보람과 우정, 때때로 솟구치는 권태와 수치심, <팔뤼드> 다음에 읽을 책, 복불복인 생리통, 이 시대에 사는 곤란과 알 수 없는 사랑의 막막함에 대해, 그런 걸로 켜켜이 쌓인 현재라는 시간에 단단히 눌려 있는 시루떡 속 팥 같은 나에 대해 말하고 싶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