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귤을 좋아하세요 창비청소년문학 122
이희영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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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여년 전 사고로 아들'진'을 잃은 부모는 아들의 흔적을 쉽사리 지울 수 없다. 열 세살 터울이던, 진과 똑 닮은 둘째 아들'혁'이 어느덧 고등학생이 되어 같은 교복을 입고 눈 앞에 서있다.

형의 방에서 오래 된 VR을 호기심에 켜보았다가 가상세계에 멋지게 지어진 집과 4000일 동안 형을 기다린 누군가를 만나게 되었다. 대체 누구일까? 여기저기 수소문하고 찾아보지만 궁금증만 쌓인다. 그리고 형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인터넷이 발전하며 잊혀질 권리에 대해서 논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온라인에서 남긴 흔적이 원치 않아도 쫓아다니는 꼬리표가 되는 경우들도 많고 심각한 경우 개인 정보를 보호하지 않는 범죄가 되기도 했다. 물론 악용하면 나쁘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진이 남긴 가상세계를 통해 그를 기억하고, 그를 잃은 이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 되었다.

풋풋하고 순수한 사랑이야기도 담겨있고, 친구와의 멋진 우정도, 가슴 따뜻한 부모님의 사랑도, 그리고 상처를 극복하며 성장하는 이야기가 책 한권에 꾹꾹 담겨있다.

🍊베인 상처에 피가 흐르듯, 눈에서도 왈칵 눈물이 흐를 때가 있다. 가슴속 상처가 벌어지면, 두 눈에서는 피 같은 눈물이 흐른다. 그 사실을 나는 엄마를 보며 알았다.

🍊그게 왜 고작이야. 무언가를 기다릴 이유가 있다면, 그게 뭐든 행복하고 좋은 거야.

🍊'나만 그런 거 아니잖아. 사람들은 모두 애쓰면서 사는 것 같아.'

그 말이 정답이다. 다들 애쓰면서 산다. 슬픔과 아픔을 감추고, 괜찮은 척, 밝은 척하며 사는 게 인간이다. 내가 처음 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날, 활짝 웃는 얼굴에 눈물이 차올랐던 엄마처럼, 아들에게까지 아픔을 숨기려 어색하게 웃던 아빠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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