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여행 2 : 희망 - KBS 1TV 영상포엠
KBS 1TV 영상포엠 제작팀 지음 / 티앤디플러스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지난봄에 만난 내 마음의 여행 1편을 떠올리며, 2편이 나왔다는 반가운 소식에 망설임 없이 선택한 책이다. 역시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책이다. 긴 계절의 끝에서 고비를 넘길 때마다 나에게 찾아와 준 이 책에게 고맙다는 말을 먼저 하고 싶다. 한줄한줄에 담긴 삶의 지혜를 배우고, 일상에 지쳐 무너지는 내 자신을 추스르는데 이보다 더 좋은 책은 없는 것 같다.

슬픈 영화도 아니고,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길게 늘어진 장황한 문구도 아닌데, 짧은 한줄 글귀가 내 가슴을 무너뜨린다. 마음 깊은 곳 어디쯤에서 자라고 있는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느낌, 그 손길에 상처가 치유되는 느낌이다. 삶에 지쳐 힘들어 하고 있을 누군가에게, 더 넓은 곳에서 얻은 깨달음으로 토닥여주는 느낌이다.


떠나보내지 못해 안달하던 20대, 안정을 찾아왔지만 답답함을 견뎌야만 하는 30대의 일상에서 나는 어느덧 지쳐 있었나 보다. 일상의 무게를 어깨에서 내려놓고 잠시 떠나보라고 책은 권해주고 있다. 화려한 사진이 실린 어느 여행책자보다도 더 내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낯선 바닷가에서 맞는 아침이 그리워진다. 코끝으로 찡하게 바다냄새가 나는 것 같다. 엉덩이가 자꾸 들썩이는걸 보면, 나도 잠시 짐을 내려놓고 떠날 때가 되었나 보다.


가끔 TV에서 보았던 “내 마음의 여행”은 영상과 음악이 흐르고 한줄 한줄 시같은 글귀가 화면에 떠다니던 것이었는데, 그렇게 TV에서 볼 때와 책으로 읽을 때의 느낌은 많이 다르다. 오히려 책으로 접할 때 감동이 더 오는 것 같다. 그냥 지나쳐 버렸을 화면 속에 이런 삶의 지혜가, 위로가, 따뜻한 품이 숨어 있을 줄이야. 책을 읽으며 또 한 번 내 삶을 뒤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나 뿐 아니라 나의 가족과 주위의 사람들을 돌아본다. 그들이 내 곁에 있어주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지 다시 한 번 깨달으면서 잘해야 겠다고, 힘내서 다시 살아봐야 겠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자연으로 눈을 돌려본다. 언제나 웅장하게 서있는 저 산과 들과 바다와 강을 떠올려본다. 이제껏 자만으로 가득했던 좁은 마음이 부끄러워진다. 내게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열심히 살아야 겠다고 생각한다. 나와 주변을 돌아보게 하는 책, 치유와 위로와 말로 다 표현 못할 큰 사랑이 있는 책.


따뜻한 차 한 잔과 이 책 한권으로 가을 맞을 준비를 했다. 그 어느 때보다 넉넉한 가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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