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나를 죽이지 마세요 새로고침 (책콩 청소년)
테리 트루먼 지음,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자기 아이를 사랑하고 싶지 않은 부모는 없습니다.”

“나쁜 부모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주인공 숀의 아빠가 토크쇼에 나가서 한 말인데, 이 말이 이렇게 슬프게 들릴 수가 없다.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물이 나려고 하는 걸 꾹 참았다. 누구도 쉽게 답을 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서, 그렇기 때문에 외면하려고만 했던 문제에 대해서 한번쯤은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라고 일러주는 책인 것 같다. 뇌성마비 장애를 가진 아이와 그들의 가족, 또 사랑하기 때문에 감행하려하는 안락사에 대한 소설이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화자는 뇌성마비 장애아인 숀이다. 신체의 어느 한부분도 의지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숀이지만, 겉으로 보이는 장애를 가진 육체 속에 여느 또래 아이들과 다름없는 맑고 순수한 영혼을 가진 아이다. 숀은 자신의 감정이나 의지를 밖으로 표현할 방법이 없다. 부모님과 누나, 형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지만 입을 통해 울림이 전달되지 않는다. 그래도 숀은 사랑한다고 외친다. 영혼을 통해서 그들에게 고맙다고 외친다. 들을 수 없고 표현할 수 없지만 주위의 모든 이들과 모든 것들에게 매일 사랑한다고 외친다. 숀의 입장에서 생각하니 표현할 수 없어서 안타깝고 슬프다. 또 숀의 부모 입장에서 생각해도 알아들을 수 없어서 안타깝고 슬프다.



또한 책의 작가 테리 트루먼씨도 똑같은 뇌성마비 장애아를 둔 부모라는 점에서 또 한 번 가슴이 아려왔다. 책을 쓰면서 느꼈을 작가의 복잡한 심정이 읽는 독자에게도 전달되는 듯하다.


임신기간 내내 나를 불안하게 하고 가끔 악몽을 꾸게 한 것이 바로 아이의 건강여부다. 티비에서 또는 주위에서 바라본 장애아를 키우는 부모들의 힘겨움을 알기에, 제발 건강하게만 태어나 달라고 매일 기도를 드렸었다. 모든 부모들의 기도가 나와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다 읽고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장애아를 가진 부모의 입장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안락사에 대해서, 자신의 감정을 표현 못하는 장애아의 고통을, 그리고 지금 나의 상황을 정리해본다. 생각할수록 고개가 숙여지고, 건강하게 태어나주고 자라주는 딸아이에게 저절로 감사의 말이 나온다.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고 반성하게 하는 독서였다. 기회가 된다면 모두에게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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