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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에서 만난 즐거운 생물학 - 산책을 사랑한 생물학자의 일상과 과학을 넘나드는 유쾌한 기록 ㅣ 살림청소년 융합형 수학 과학 총서 25
위르겐 브라터 지음, 안미라 옮김 / 살림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책 제목처럼 정말로 즐거운 생물학을 만났다. 마치 산책로를 함께 걸으며 이것저것 자상하게 설명해주는 선생님을 만난 듯한 기분이다. 책을 읽는 내내 선생님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서 아주 즐겁고 유익한 산책을 했다.
우리 회사는 내장산 입구 쪽에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점심시간에 시간이 나면 산책을 자주 하는 편이다. 사시사철 산과 들의 풍경이 아주 볼만하다.
나의 점심시간 산책코스에는 사슴농장도 있고, 대나무 숲도 있고, 조금만 더 들어가면 복숭아밭과 사과밭도 지나는 아주 훌륭한 산책코스이다. 요즘은 백일홍이 한창 예쁘게 피어있고, 분홍색의 복숭아꽃들이 탄성이 저절로 나올 만큼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어 산책의 즐거움이 배로 커졌다. 거기에 이 책까지 읽었으니, 이제 나의 산책에 날개를 단 샘이다.
책의 저자인 위르겐 브라터씨는 강아지 시나와 함께 하루에도 몇 번씩 산책을 한다. 그것도 매일 같은 코스의 산책길인데, 산책을 할 때마다 한 번도 같은 모습이 아니었다고 한다. 난 매일 같은 길을 걸으면서 지겹다고 느끼기도 했었는데, 그냥 겉모습만 보고 무덤덤하게 걷는 것과 이렇게 속속들이 관심을 갖고 보는 것과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마치 이제껏 주변의 생물들을 볼 때, 책의 겉표지와 제목만 보고 지나치듯 겉모습만 보았다면, 이제는 그 내용과 속에 담긴 즐거움까지 살펴보며 걸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앞으로의 산책길이 이제와는 사뭇 다를 것 같은 예감이다.
이렇게 쉽고 재미있는 생물학을 난 이제까지 왜 어렵게만 생각했을까. 학교다닐때도 생물이라면 어려운 기호나 법칙을 달달 외우기만 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 책에선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니 생물학이 더없이 재미있다. 왜 그럴까 라고 생각했던 현상들에 대해서, 마치 내가 무엇을 궁금해 하고 있는지 아는 사람처럼 척척 설명을 해주니 이보다 더 좋은 선생님이 어디 있을까.
[ 이 책이 제공하는 새 지식을 통해 발견하게 된 생명체의 놀라운 세계가 마치 천문학에 큰 관심이 있는 사람이 망원경을 통해 하늘을 관찰할 때의 감동을 전달해 주기를 바랍니다. 또한 항상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작가 후기에 있는 말이다. 작가의 바람대로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로이 알게 된 세계에 대해 감동을 받았고, 앞으로 내 주위의 환경을 좀 더 잘 이해하며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서 정말 기분 좋은 독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