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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방으로 들어간다
니콜 크라우스 지음, 최준영 옮김 / 민음사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과거를 돌아보게 하는 책”
한 남자가 방으로 들어간다. 그 방엔 망각이라는 문이 있어 그 문을 통과하고 나면 24년동안의 기억이 사라진다. 12살 이후로의 기억을 모두 잃어버린 한 남자가 이제 그 방을 나와 자신이 존재 했었지만 기억하지 못하는 낯선 세상과 접하면서 자아를 찾고 있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흥미로운 주제와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에 끌려 빠져들었다. 하지만 생각만큼 책읽기는 빠르게 나아가지 못했다. 번역의 문제인지 아니면 문장을 이해하는 나의 이해도가 문제인지 중간중간 읽기의 흐름이 깨지는 경우가 생겨서 책 내용을 다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가는구나 좌절하기도 했다.
이 책은 독자인 나에게 과거를 돌아보라고 말한다. 책을 읽는 내내 지나간 과거속의 나를 돌아보고 기억하느라 책장이 빨리 넘어가지 않았다. 책을 읽는 중간중간 책속이 아닌 나의 어린시절 속에서 헤매고 있는 정신을 발견하고 다시 읽었던 문장을 찾아 읽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상상해 보았다. 나도 지나간 24년이 생각나지 않는다면.... 옆에 있는 남편을 기억하지 못하고, 사랑스런 딸아이를 기억하지 못하게 된다면 얼마나 슬플까. 뿐만 아니라 나의 모든 친구들, 가족들, 설레임으로 가득했던 입학식, 학교생활, 뿌듯했던 첫 직장에서의 승진, 첫사랑, 이별 등등 하나하나 열거하지 못할 만큼 많은 추억들이 기억나지 않는다면...그렇다면 과연 지금의 나를 진정한 나라고 말할 수 있을까.
비록 하나도 기억나진 않지만 난 너의 친구고 당신의 아내고 한아이의 엄마라고, 그러니 예전의 그 자리로 돌아가겠다고 말할 수 있을까. 기억속에 없는 이들앞에서 떳떳하게 설수 있을까.
그러다 깨달았다. 내가 걸어온 과거가 얼마나 소중한지를...지금 내가 가지고 있고 누리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책을 끝까지 읽고 나니 뭔가 가슴이 후련해지는 듯하고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이것이구나 막연하게나마 느껴지기도 했다.
마치 과거의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어둡기만 했던 미로속에서 또 다른 나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고 안도하는 느낌이랄까....지금의 나 자신과 주위모든것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랄까...난 혼자가 아니라는 행복감이랄까....나를 돌아보고 감사하게 만드는 책이다.
ps 오타 발견 ㅜ.ㅠ
그는 옷을 벗고 침대에 들었고, 한참 동안 깨어 있으면서 그의 쉬는 육체가 타임 스퀘어 위의 방송이라는 상상을 해보았만히 있기에 다. 그가 그토록 가아래서 그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p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