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에 다녀왔습니다
임경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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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참많이 교토에 다녀오고 싶었는데 이렇게나마 만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책 하나하나가 아까워서 읽기가 벅찼다. 아마 이 책은 침대위에서 이불덮고 보는 것 보다 지하철 기차 등의 대중교통에서 보는 것을 선호한다. 그 느낌이라면, 아주 조금은 교토의 그 거리를 상상하며 읽을 수 있을 듯 했다.

임경선의 이야기가 늘 좋았고, 그녀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문체가 마음을 참 편안히 했다. 항상 읽다보면 일본작가와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어서 좋았었는데, 일본에서 살고 있던것을 새삼 알게 되어 이 책이 더 마음에 들었다. 그러면서 교토의 여러가지 것들을 이야기해주니 더 마음에 와닿았다. 타지역 사람이라 해도 현지인이 추천하는 맛집같은 기분으로 책을 보았다.
그전부터 늘 교토의 한적함을 꿈꿔오며 가고싶었던 곳으로만 있던 곳을 책으로 접하면서, 교토만의 한적함 속에 깊숙히 깔려있는 정서를 먼저 접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었다. 그들이 베푸는 친절에 나는 어쩌면 그들에게 실수했을 수도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곤 했다.
교토의 정서에 대해 이야기해준 그녀가 내심 고마웠던 책. 다음에 꼭 가게된다면, 교토의 사람들의 삶을 더 많이 느끼고 풍족하게 알고오게 되지 않을까. 그들이 베풀어주는 호의에 걸맞는 적당한 예의정도는 보이고 올 수 있지 않을까..

 

 

 

 

 " 실은... 저희는 일부러 눈에 잘 보이는 간판을 달지 않았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찾기 어렵도록요. 숨은 집처럼, 아는 사람만 아는 그런 가게로 만들고 싶었어요. 저희는 사전에 알고 이곳을 찾는 손님들이 편안하게 둘러보시는 것을 최우선으로 신경 쓰거든요. 지나다 불쑥 들른 분들이 너무 많아지다 보면 마음먹고 여기로 걸음 하신 손님들이 가게를 둘러보실 때 긴장하게 되니까요." - p34



하지만 그것은 우리 상품의 좋은 점을 제데로 봐주고 오래도록 꾸준히 아껴줄 손님에게 최선을 다하기 위한 마음이었다. 나에 대해서 잘 알고 좋아해주시는 분들에게 더 정성껏 집중하겠다는 태도는 단순히 물건을 팔아 돈을 벌겠다는 목적의식이 아닌, 손님과 가게의 인연을 무엇보다도 소중히 하겠다는 마음가짐이었다. - p38

 

 

제품 디자인에 대한 나가오카 씨의 철학은 확고했다. 그는 유행을 만들어 대량으로 소비하게 하고 쓰레기를 산출하는 디자인이나, 일반사람들에게 소구되지 못하는데도 단순히 유명 전문가의 디자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높이 평가받는 허세를 배격했다. 그에게 '올바른 디자인'이란 유행이나 브랜드에 민감한 디자인도 아니고 싸구려 일회용품도 아닌, '시간을 거슬러 오래 버텨낸' 본질에 충실한 디자인이었다. -p121


또 단번에 많이 팔리고 마는 것보다 소량이더라도 오랫동안 꾸준히 팔리는 방식을 선호한다. 한 번에 100개를 제작해달라는 주문보다 매월 10개씩 지속적으로 주문이 들어오는 것을 더 반기는 식이다. 홍보도 마찬가지다 . 실체 없이 이름만 유행처럼 둥둥 떠다니듯 무의미하게 알려지는 것이 가장 두려웠다. 그보다는 '그곳에서라면 무엇을 사도 괜찮아'라는 신뢰가 쌓여가는 속도와 디앤디파트먼트의 이름이 알려지는 속도가 균형을 이루도록 신경을 썼다. - p123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일단 많이 팔아 돈을 벌고 보자는 것이 장사의 대전제인 자본주의 세상에서 물건의 가치와 품위를 지켜나가고자 하는 디앤디파트먼트의 모습은 마치 꾸밈과 억지, 무리가 없는 진솔한 인간관계처럼 건강하고 상쾌하다.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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