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라이터
리처드 포드 지음, 박영원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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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대답하자면 내가 어떤 조건에 영향을 받아 얽매이게 되거나 특정한 사실(동료애라는 아주 간단한 사실까지 포함해로 인해 생각의 폭이 좁아지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나는 가능한 한 어떤 곳에서든지 커다란 놀라움을 경험하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구체적으로 전문가들 사이의 동료애, 또래에서의 우정, 혹은 열정과 낭만이라 불러도 좋은 그 어떤 곳에서도 말이다. 그런데 어떤 만남에서 미지의 영역은 더이상 기대할 수 없고 오직 명확하고 분명한 사실만 남아있다면 나는 이를 도저히 참기 힘들어 될수록 빨리 벗어나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럴 때면 나는 비키에게 달려가거나, 간이식당의 메뉴판을 뒤지거나, 멋진 스포츠 기사를 쓰거나, 결코 다시 보지 않을 먼 도시의 여자를 만난다. 이는 우리가 어릴 때 기대에 찬 마음으로 가족휴가를 상상하는 것과 정확히 동일하다. 하지만 여행이 끝나고 나면 정작 우리에게 남은 거라곤 꿈의 텅 빈 껍데기와 앞으로의 인생도 이처럼 허무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뿐이다. 그게 무엇이든 이와 비슷한 종류의 경험이라면 그것은 앞으로도 내겐 언제나 두려움의 대상이 될 것이다. -123쪽

부모님이 남겨준 가장 위대한 유산과 교훈이 있다면, 바로 비록 궁금할 수는 있지만 굳이 알 필요까진 없는 중요한 일이 항상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셨다는 점이다. -293쪽

잠시 후 나는 글을 쓰는 데 있어 몇 가지 기본지침을 마련했다. 낮은 수준에서 다른 사람의 인생에 잠깐만 관여하기, 평이하면서도 진실이 담긴 글을 쓰기, 스스로 너무 심각해지지 말기. 왜냐하면 스포츠 기사를 쓰는 것과 온전히 한 인생을 사는 것은 궁극적으로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2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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