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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전우익 지음 / 현암사 / 199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1. 인상
'고집쟁이 농사꾼의 세상사는 이야기' 보다는 '원칙주의자의 사회평론' 에 가깝지 않나.
2. 주제
진정한 개인을 바로 세우고 나서야 '운동' 도 '사회 건설' 도 가능하다.
-사회 운동을 하다가 고통을 치렀던 개인적 체험을 거쳐 개인의 삶에 눈을 돌리게 됨.
-거대 담론, 권력에 대한 거부 반응
-똑바로 서지 못한 개인(민중, 농민) 비판
-개인과 현실에 발디디지 못한 '운동' 비판
3. 주제를 집약하는 인용
-노신 '그가 '개인주의'에서 받아들인 것은 개인의 확립과 개성 존중이라 여겨요. 진정한 개인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요즘 절실히 느낍니다. 이와 같은 개인의 자기 확립과 아울러 민족의 회심(자기 부정을 통한 자기 발견)을 통한 민족주의를 주창했요.'
-민병산 ''사색하는 사람' 이 되자는 것은 간혹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인생을 필요 이상으로 어렵게 생각하자는 것이 아니다. 또는 각자가 자기 주관의 미궁 속에서 한평생 방황하자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와 반대이다. 인생을 사랑하고 사악한 편견으로부터 생을 보호하자는 것이다. 빵과 서커스만으로 만족하는 그런 인간이 되지 말자는 것이다.
말하자면 그릇된 주관이나 부정한 시대 정신으로 왜곡된 현실-어떤 범위의 소수에 의해서 약탈되고 독점된 현실을 진정한 원형대로의 현실로서 다시 회복하자는 것-그릇된 수많은 사회적 신화가 우리의 진정한 의식과 희망을 왜곡하고 있는 이 시대에 우리의 투철한 사고를 바쳐서 진정한 공화국, 곧 진정한 인생을 찾자는 것이다. 인식의 길은 어디까지나 철저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지 못하면 각자의 입장을 변명하는 재료에 그치고 만다. 주위가 소란할 때일수록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자. 높이 지르는 소리는 오히려 세상의 소요 속에 묻혀 버리고 말기 때문에.'
4. 궁시렁
-사색하는 저자의 모습이 흑백사진으로 들어가야 했던 이유는? 차라리 노동하는 저자의 모습이었거나 자연의 풍광이었더라면 주제와 부합했을 것. 사진은 이 책을 땅에 발 디딘 농사꾼의 육성이 아니라 명상하고 유유자적하는 명상록 정도로 느껴지게 한다. 실제로도 농사꾼이라고 하기엔 식자의 냄새가 너무 많이 나는 글이기도 하고. (물론 저자의 의도라기보다는 느낌표 도서 선정과 함께 진행된 출판사의 마케팅에 의한 오해겠지만)
-인간에 대한 애정이나 연민을 드러내기보다는 엄격한 원칙주의자에 가깝고 역사에 대한 낙관주의보다는 근본적인 비관주의에 가깝다. 더불어 사는 삶 자체에 대한 성찰을 찾을 수 없는 것도 아쉽다. 하지만 은둔하는 삶에 침잠하여 소소한 현실이나 사회 문제를 경시할 위험성에 대한 저자의 성찰과 머뭇거림이 함께 드러나고 있고, 이 시대에 이 정도로 책임 있고 실천적인 삶을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기 때문에 분명 '깊은 산 속의 약초 같은' 삶임에는 틀림없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