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라는 제목에서 특정 설정을 연상한 것과는 좀 다른 소설입니다 크툴루 신화를 베이스로 ‘보기만 해도 이성을 잃거나 미처버리는’ 상황에 여러번 처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입니다 기억에 누락이 있는듯한 연원은 물론이고 여유로워 보이지만 그 여유조차도 어딘가 수상한 이든의 모습은 읽는 내내 긴장하게 만들었네요 긴장감이 끝까지 유지되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남남 로맨스 소설에 방해물 역할을 하는 여조연이 그 소설 최애였던 아스의 ‘내가 라면 끓이다 눈 깜박이니 이세계?’ 분투기입니다 본편 완결 이후 아쉬웠던 현대 지구 생활기를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본편 중의 어느날이였을 에피소드도 너무 반가웠습니다
주인공 윤슬은 119구급대원으로 술에 취해서 남자를 데려오라며 자살시도를 하는 취객을 구하려다 밀려서 한강에 빠지고 맙니다 그녀가 다시 눈을 뜬 것은 천년전 이땅에 존재한 고려의 한강이였습니다오랜만에 접한 타입슬립물입니다 윤슬과 고려의 황태제 휘안의 만남도 바로 일어나고 얼떨떨한 윤슬을 신녀로 이끌어서 사기를 치는 휘안의 사고의 유연함은 읽는 내내 감탄할 정도였네요 윤슬이 나이보다 정신연령이 한참 어리게 느껴지지만 이야기 전개 전체가 가벼운 편이라 오히려 여주인공이 공중에 뜨지 않고 이야기에 밀착하게 해주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고증과 무거운 이야기 없이 가벼운 타임슬립이야기를 원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