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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인생에 클래식이 있길 바래 - 모차르트, 베토벤, 쇼팽 우리가 사랑한 작곡가와 음표로 띄운 37통의 편지
조현영 지음 / 현대지성 / 2024년 5월
평점 :

모차르트, 베토벤, 쇼팽, 하이든, 리스트, 바흐…
당대 유명 작곡가들과 그들이 음표로 띄운 37통의 편지.
그들의 대표곡이 유튜브 QR코드와 원어 검색어로까지 친절하게 소개돼 있는 책이다. 아울러 수백 년 역사의 클래식 음악을 작곡가의 실제 삶과 음악이 작곡된 배경 이야기를 친구 또는 가족에게 말하듯 자연스레 알려주는 필치로 담겨 있다.
저자는 사람들이 클래식을 어렵게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곡 제목을 알지 못해서라고 말한다. 클래식 강의를 하면서 만났던 사람들이 한결같이 토로하는 어려움이 바로 제목이 어렵다는 것이다. 클래식을 숨 쉬듯 듣긴 하는데 제목을 외우지 못해서 다시 들으려고 해도 음악을 찾기가 어렵다고 했단다. 나 역시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한데 기적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 용어를 익히는 방법부터 차근차근 따라갈 수 있게 된다. 그 예는 아래와 같다.

이를테면 바흐는 단순하게 독일어로 ‘바흐작품목록’이라는 뜻을 지닌 ‘BWVBach Werke Verzeichnis’, 모차르트는 정리한 사람인 ‘쾨헬’의 이니셜 ‘K’를 사용하며, 하이든 역시 ‘호보켄’이라는 사람이 정리해서 ‘Hob’을 사용한다. *‘쾨헬’이라는 이름을 가진 전축이었는데 쾨헬이 모차르트의 작품을 정리했던 식물학자의 이름이라는 걸 알게 된 것은 그로부터 한참 뒤다.
베토벤 이후의 작품은 대부분 Op를 붙인다. 간혹 베토벤 이후인데도 Op가 아닌 다른 이니셜로 표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중요한 것은 어떤 기호든 기호 다음 붙는 숫자는 출판 순서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전공자들도 모든 작품번호를 외우는 것은 아니니 숫자에 약하다면 장르명과 장르 내 출판 순서까지만 외워도 훌륭하다.

중간중간 나오는 ‘음표로 띄운 추신‘은 책의 쉬어가는 부분이면서도 우리 귀에 익숙하지만 제목을 몰랐던 곡들을 확인할 수 있는 쉼표 같은 곳이다. 꼭 QR코드를 찍어 보거나 검색어를 두드려서 각 곡들을 들어보며 해당 부분을 동시에 읽어 볼 것을 권한다. 책의 뒤쪽엔 ‘음표로 띄운 추신’에 등장한 각 클래식 곡과 주요 음악 용어를 별도로 소개해뒀다.
농담이 아니고 나는 거의 모든 곡들을 QR코드로 찍어 보거나 검색해서 들으면서 이 책을 읽었다. 제목만 몰랐지 거의 아는 곡들이어서 작가가 얼마나 선곡에 신경을 세심하게 신경 썼는지 알 수 있었다.
이 책을 독파하고 나면 최소한 한뼘 정도 클래식 지식이 성장해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