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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5월
평점 :
엊그제 광복절은 65주년이었다. 지나간 6월 25일은 625사변 60주년이었다. 사실 나도 그 역사적 사건들을 전해듣기만 한 세대라 피부로 느껴지진 않지만, 어릴 때부터 철저한(?)반공교육을 받은 탓에 어느정도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 하지만, 나의 아이들은 광복절이니 625니 하는 사건에 대해 너무나 생소해한다.
이 책의 주인공 정윤, 윤미루, 이명서, 단이, 윤교수가 살았던 그 시대는 나도 그들 나이쯤으로 겪어보낸 시간이다. 하지만, 난 내가 지내 온 역사적인 시간을 돌아봐도 생소하리만치 그 사건들과 무관했다.
주인공들은 힘든 시대를 살면서 아픈 상처를 마음에 새기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의 뜻밖의 죽음으로 아파하고 방황하지만, 남아있는 그들은 어떻게든 살아간다. 그리고 그 죽음의 원인을 찾아가다가 부조리한 그러나 막강한 사회와 맞닥뜨리고 만다.
"잃어버린 것들에 대해 절망할 줄 모르면 무슨 의미가 있겠나. 다만..... 그 절망에 자네들 영혼이 훼손되지 않기만을 바라네." 라고 말해주는 윤교수마저 마음 깊은 곳을 찌르는 아픈 상처가 있었다. 누구나 그 마음의 상처를 애써 보듬으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렇게 살아갈 수 있는 건 남아있는 사람들의 사랑이 있어서이리라.
소설처럼 치열하게 젊은 날을 살지는 못했지만, 책을 읽어내려가는 동안 동시대를 살았던 나의 지나간 젊은 날의 시간을 가만히 반추해 보며 내내 내 가슴도 두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