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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광천녀 20
시미즈 레이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2월
평점 :
절판
시미즈 레이코의 만화를 거의 모두 보았을 정도로 멋있는 작가다. 소재에서나 감성에서나 인물설정에서나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해 왔다. 그녀의 만화를 읽고 나면 약간의 공허함이 남는것도 매력이었지만 이번 월광천녀는 좀 너무했다.
그림의 완성도로 따지자면야 작품중 최고다. 아름답고 섬세하며 집요(?)하다. 또한 소재선택에 있어서도 과연 시미즈 레이코!다 라고 할정도로 강렬하고 그녀다운 소재다. 복제,달 그리고 동성애라는 일본만화의 단골 소재에 과학적인 근거설정까지도 치밀하다.
그러나 중반에 들어서면서 장편특유의 끼워맞추기, 근거없이 잔혹하거나 동성애적인 면을 강조한다든지.. 환상적인 내용을 강조하기위해 겹쳐넣기만한 이야기들은 한권한권 넘어가면서 의도된 반전이라고 생각되기 보다는 즉흥적인 끼워맞추기라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다소 과학적인 스토리와 장편에 대한 부담감이었을까? 꼬이고 꼬인 인물관계는 신선하기 보다는 시청률저조로 매일매일 충격적인 사건을 연출하는(어떻게든 이야기를 끌어보려는) 일일시트콤을 연상케한다. 12권까지 2번씩 읽고 손을 놓은 책.
물론 작가의 치명적인 재치로 또는 일본장편만화들의 어떻게든 감명적인 엔딩으로라도 끝을 내줬으면 하는 책이다. 특이한 소재가 아깝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다면 좋겠다. 제 2의 3x3아이즈가 되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