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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와이프
어설라 패럿 지음, 정해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2월
평점 :
#도서제공
작품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이름들이 있다. 섹스 앤 더 시티, 브리짓 존스의 일기, 그리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놀랍게도 이 모든 감각의 시작점에, 이미 이 소설이 있었다.
주인공 패트리샤는 이혼한 여성이다. 이혼은 그녀를 자유롭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사회의 시선 한가운데로 던져 놓는다. 그녀는 일하고, 사랑하고, 실망하고, 다시 선택한다. 이혼한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감정의 연속인지, 그 미묘한 결을 집요하게 따라간다.
이 작품이 지금 읽혀도 낯설지 않은 이유는 패트리샤의 고민이 1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경제적 독립을 했음에도 불안하고, 사랑을 원하면서도 상처받을 걸 알기에 망설이며, 자유를 얻었지만 외로움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다. 그녀는 강인하지도, 완벽하지도 않다. 다만 아주 솔직하다. 그 솔직함이 이 소설을 시대를 초월하게 만든다.
여자가 자유로워지면 행복해지는 것일까? 패트리샤는 오히려 자유 이후에 남는 공허, 선택의 무게, 그리고 혼자 감당해야 하는 감정들을 정직하게 보여준다.
패션과 도시, 연애와 커리어를 다룬 수많은 현대 여성 서사들이 이 작품의 연장선에 있다. 웃음으로 포장되지 않은, 연대가 아직 충분하지 않았던 시대의 여성 혼잣말처럼.
패트리샤의 이야기는 화려하거나 극적이지 않았다. 이 소설이 백년이 지난 지금도 공감을 주는 것은 어쩌면 여전히 변하지 않은 우리의 이야기여서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