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 제120회 나오키상 수상작
미야베 미유키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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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을 가장한 사회소설이라는 느낌.

추리소설이 맞긴한대 평이하게 보아오던 그런 추리소설과는 맥락자체가 다르고, 전체구성이 적응이 안될 만큼 낯설게 느껴진다.

왜냐면 애거서 크리스티를 좋아하는 사람은 추리소설을 좋아하니까 이 소설을 추천해주자.

라고말해도 그 사람은 왠지 실망할것같은 기분이 들고, 왜냐면 여기선 누가 범인인지를 추리해나가는 맛이 없다. 아니 소설 자체가 순번을 기다리라는 듯 차례차례 스스로 말해주고 있다.

그러니까 여기선 추리하느라 범인은 누굴까. 하고 고심하기 보다는 사건을 둘러싼 사회적 배경과 현대사회의 높고 높은 허황된 꿈.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것이 보기 편할것이다.

 

확실히 굉장하다 싶을정도로 꼼꼼하고, 사건을 중심으로 얼마나 수많은 사람들의 연관 아닌 연관을 짓고 있는가를 알 수 있고, 그 수많은 사람들의 생각, 시점, 과거를 빠짐없이 이야기하고 있으니, 이건 각각의 사람의 소설을 읽고 있다고 해도 괜찮을 정도.

 

그리고 사건에 대하여 그 사람들이 가지는 생각을 르포르타주(보고,기록)형식을 취하여 이야기하고 있으니, 그 사건을 누가 누구를 살해한 이유는 무엇이다. 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 있는것이 아니라는걸 알수있다. 사건에 대해 사람마다 다르게 생각하는건 당연한것이고, 이 사건을 누구 한사람에게 끌려가는것이 아니라 (위에서 내려다보는) 작가는 모두의 상황과 심정과 사실을 끊임없이 말하고 있는것이다.

 

상당히 복잡하고 난해한 감정이라는 그늘속에서 그 사람의 과거의 연관되어 모든 일은 일어나고 있으며, 사람을 결정하는 것도 그 과거라는것이고, 결국엔 모든 일은 누군가의 과거와 과거가 만나 얽히고 설켜서 일어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정도로 뭐라 단정하기 힘든 '이유'는 그 사람에 대한 어두운 과거를 어떻게 보아야하는지, 사건을 사회적으로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고 있는 것 인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를 속이고, 마음이 안맞는 가족을 버리고, 도망치고, 감정에 배반당하고, 누군가에게 매달리고, 자신의 짐을 떠넘기고, 누군가에게 구속되지 않기를 바라고.. 이 사건에 붙어있는 사람들의 수많은 감정이 되살아 났다.

난 시어머니와 매번싸우고, 집을 나갔다가 들어오기를 반복하는 며느리 유키에의 마지막 말이 생각났다.

'돌아갈 곳도 갈 곳도 없다는 것과 자유라는 것은 전혀 다른 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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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보트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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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어딘가로 떠나간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엄마 요코와 그녀의 딸 소우코의 이야기다.

어느날 반드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하고 갑자기 떠난 남자를 기다리는 요코의 방황이라는 배에 함께 올라탄 소우코. 두사람의 일상이 차례로 이어지며 각자의 일상이 이어진다.

엄마와 딸의 비슷하지만 다른 일상, 다른 생각들.

일도 하고, 딸도 키우며 제대로 살아가는 어른이지만, 한없이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남자만 기다리며 현실 안에 살지 않는 것 같은 엄마 요코.

평범해보이는 일상을 살아가지만, 광기어린 사랑에 사로잡힌 그녀는 인생의 모든 중심에는 떠나간 남자가 있다.

어려서도 어른스러운 면이 있는 소우코. 몇번이고 전학을 가고, 낯선 곳에 매번 적응해야 하는, 어린나이에 겪기엔 조금 혼란스러울수도 있는 상황을 담담하게 받아들이지만, 성장할수록 엄마와 함께 할 수 없다는 두려움이 혼란스럽다.

엄마와 딸의 시선이 어른의 시점과 아이의 시점을 잘 녹여내 각자의 고민과 걱정을 일상을 통해 보여준다.

 

스토리에 요코의 사랑하는 남자에 대한 정체에 대해선 자세하게 나오지 않는다. 요코의 기억으로 그와 함께 했었던 추억이나 소우코와 닮은 점을 찾아내는 것 뿐. 그가 어디에 갔는지, 그가 왜 갔는지 나오지 않는다. 그저 기다림만 계속되며,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니는 엄마와 딸의 일상의 기록이다.

자칫 밋밋해지기 쉬운 기다림의 연속의 스토리를 일상 속에서 찾아내는 작은 반짝거림 같은 느낌으로 포장해 놓은 것 같은 책이다. 

이 작은 일상 속에는 끊임없고 광기어린 기다림이라는 사랑이 숨어있다.

자칫 한 곳에 정착해버리면 익숙해져버린 삶 속에 파묻혀, 돌아오겠다며 떠나간 남자와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이 요코에게는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요코는 계속해서 익숙해져 가는 마을을 떠나 이사를 반복한다. 그녀의 말로는 하느님의 보트에 탄 것이라고 한다. 정착해버리면 기다리는 것이 힘들어질지도 모른다. 새로운 환경 속에서 자신을 묶는 것이 없어야 돌아올 남자를 만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리라.

 

어린 소우코가 나는 좋았다.  매번의 이사와 전학에 불평하지 않으면서도 엄마를 이해하려고 하는 어른스러움과 담담함이 있었다. 엄마의 생각에 흡수되지 않고, 자신만의 영역과 생각이 있었으며 엄마를 배려해 그런 말들을 속으로 삼키곤 한다. 아이치고는 성숙한 것 같다.

소우코는 성장할수록 엄마의 삶 속에 있는 아이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살아가려는, 그러면서도 엄마의 삶 속에 속하지 못해 죄책감을 가지는 아이였다.

 

고양이 나나에 관한 이야기였을것이다. 전에 살던 곳의 고양이 나나와 똑같이 생긴 고양이를 보고 왔다고 소우코가 이야기하자, 엄마 요코는 자기도 꿈에서 봤다면서 고양이 나나가 죽었을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가기전에 인사하러 온 것이라고. 요코는 나나는 사랑받았으니 괜찮을 것이라며 소우코를 안심시켰다. 사랑받은 동물은 천국에 간다며. 하지만 소우코는 다른 생각을 한다.

그럼 사랑받지 못한 동물은? 하고. 엄마에게 말하지 않았지만, 그런 생각들이 좋았다.

아이답지 않은 배려깊은 생각인 것 같았다.

 

요코는 어딘가 삐뚤어져 있었다. 사랑을 잊지 못하고 현실을 살지 않았다. 모든 장소와 모든 시간들 딸에게서까지도 사랑하는 남자를 대입시켜 보는 것 같았다. 그녀의 인생은 찾지 못하는 사랑을 찾아 이리저리 흘러가는 물과 같았다. 그 애절함과 중독은 병적으로까지 보였다.

그 모든 감정을 함께 떠안아야 했던 딸 소우코. 어린 소우코는 그래야 했지만, 성장한 소우코는 엄마를 떠나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야 현실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고등학교 기숙사로 들어간 소우코. 여기저기 이사하며 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낯선 사람, 낯선 것과 진짜로 부딪치며 엄마보다 더 성숙해진건 소우코였는지도 모르겠다.

현실을 살아가는, 미래로 나아가려는 소우코가 좋았지만, 마지막엔 못말릴 엄마 요코의 병적인 기다림도 안타깝지만 사랑스러워 보였다. 그녀의 사랑에 대한 믿음은 그 정도로 단단한 것이었음을.

 

 

모모이 선생님은 어떤 장소를 떠나지 않는 것과

어떤 장소에 녹아드는 것은 전혀 다르단다.


-자네 통 녹아들지 않는군.


선생님은 내게 종종 그렇게 말했다.
떠나지도 않거니와 녹아들지도 않는다. 

그것이 나쁜 일은 아니지만 때로 주위 사람들을 고독하게 한단다.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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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가 온 첫날 밤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26
에이미 헤스트 글, 헬린 옥슨버리 그림, 홍연미 옮김 / 시공주니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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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가 온 첫날밤」은 주인공 소년 헨리가 길에서 만난 강아지 찰리를 집에 데려온 첫날 밤의 일을 보여주는 헨리의 일기장 같은 내용이다. 헨리가 찰리를 만나고 집에 데려오고, 찰리를 아기처럼 보살펴주는 따뜻함이 엄마가 아기를 보살피는 엄마의 마음과 같아보인다. 헨리와 찰리의 따뜻한 교감과 첫날 밤의 소중한 추억이 서려있는 마음 따뜻한 이야기이다.

 

헬린 옥슨버리의 따뜻한 색감과 부드러운 연필선은 그녀만의 그림체를 보여주면서도 그림속에 숨어있는 그녀만의 재치가 돋보인다. 글과 그림이 차례로 나오며 네모안의 그림은 깔끔하면서도 그림책 특유의 느낌이 나서 좋았다. 펼침면 전체의 그림이 아니라 한쪽 칸의 그림이라 조금더 섬세하고 세밀한 느낌을 준다.

따뜻한 색감 뿐 아니라 아이의 움직임 강아지의 포즈 등 다양한 면에서 그녀의 그림은 자연스러움과 기분좋음을 선사해준다. 보기만 해도 기분좋은 그림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아이들에게는 같이 사는 강아지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깨닫게 되고, 배려를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헨리가 찰리를 데려와 집안을 여기저기 구경시켜주고 부모님께서는 산책은 누가 시켜야 하는지 찰리의 먹이는 누가 줘야하는지 정해주자, 헨리는 책임감을 온몸 가득 뿜어내고 있는 것 같다.

 

 

찰리와 자신의 침대에서 같이 자고 싶은 헨리지만, 부모님은 확실하게 찰리는 부엌에서 자야한다고 한다.

헨리는 식탁아래 찰리의 잠자리를 마련해주고 자신의 인형과 시계를 놔준다. 찰리가 혼자서 자기 외롭지 않을까, 무섭지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이 전해진다. 찰리가 잠들때까지 기다리며 살피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밖에 눈이오자 찰리와 함께 밖에서 뛰어노는 상상을 하고, 찰리의 울음소리에 헨리는 부리나케 뛰어가 찰리를 안아준다. 찰리가 안심이 되도록 안아주고, 말을 걸어주고 쓰다듬어준다.

헨리가 어렸을때 부모님이 그렇게 해준적이 있는 걸까. 헨리가 찰리를 아기다루 듯 하는 모습에 마음 따뜻해진다.

 

 

또다시 찰리가 울자 달빛을 구경시켜주고, 집안을 돌아다닌다.

 

 

결국 헨리는 찰리를 자신의 침대위에 내려놓고,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교감을 한다.

그러다 둘은 그렇게 잠이 든다.

헨리와 찰리의 첫날 밤은 두근거림과 설레임이 가득하다. 헨리는 강아지 찰리를 사랑해 줄 준비가 충분히 되어있고, 행동 하나하나에서 찰리에 대한 배려와 사랑이 넘쳐흐른다.

추운 겨울밤, 헨리와 찰리의 밤은 너무도 따뜻하고 특별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집에 강아지가 처음 온 날, 낯선 생명체와의 만남과 두근거림. 소중히 해주고 싶다는 마음과 같이 자고 싶다는 마음. 내 어린시절 강아지가 온 첫날이 생각난다. 그날도 내내 신기하고 귀여워서 강아지에 꼭 붙어있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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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소설가 - 1년 52주에 완성하는 소설 창작 프로그램
로버트 J. 레이.브렛 노리스 지음, 서준환 옮김 / 오브제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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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교과서 같은 책이 나왔다. 평소 일 때문에 꿈만 꾸다 포기한 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이 되어줄 것 같다. 자신의 모든 시간에 글을 쓰며 꿈을 꾸기에 부담스러운, 꿈만 가진 많은 이들에게 1년 52주동안 주말만의 시간을 들여 꾸준히 자신의 소설을 완성해 낼 수 있는 길을 안내해준다.

작가 자신이 문예창작 교수이고, 많은 학생들에게 글쓰는 법을 강의 해왔던 만큼 책의 내용은 구체적이고 계획적이다.

 

전체적으로 어떤 내용들이 있나하고 읽어봤기 때문에 내가 직접 스토리를 생각하고 적용해보진 않았지만, 대강 무엇이 필요하고 평소해 해두면 좋을 습관들이라던가, 시간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며, 기본적으로 읽어둬야 할 책들은 무엇인지 알 수 있어 글을 쓰는데도 무작정 쓰는 게 아니라 어떤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고 과정이 필요한지 똑똑히 알 수 있었다.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은 개인적으로 강의를 듣는 것같은 느낌도 들어, 제대로 공부가 필요하구나 하고 느껴지는 전문적인 느낌이 드는 책이다.

 

나는 그런 부류였다. 창조적인 영감, 좋은 아이디어로 이야기가 시작되고 글도 완성되는 거라고.

하지만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와 영감이 있어도 글을 끝까지 완성시키기는 힘들다. 시작은 했어도 어느 순간엔 갈 길을 놓치고 잃어버리기 쉽상이다. 그런 식으로 그만두게 되는 공중부양되는 글들이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가.

이제 이 책을 옆에 두고 길을 잃지 않게 하자. 제대로 흐름이 도는 나의 창작 이야기를 만들어보자. 고 생각해본다.

 

앞부분은 들어가기에 앞서 글쓰기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을 알려준다. 마라톤을 뛰기 전에 준비운동 같은 느낌이다.

글쓰기에 들어가는 자신만의 절차를 정해두고, 시간을 적절하게 관리해 효율적으로 쓸 필요성을 알려준다.

처음부터 완벽한 묘사가 들어가는 완벽한 글보다 글 자체로 아무런 제약없이 흘러갈 수 있는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내려가는 초고의 중요성을 설명해준다. 이것부터가 시작인 것이다.

너무 복잡한 설명보다는 이미지 위주의 글을 써야한다.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언어를 빚어내라는 이야기는 우리가 머릿속에서 이미지로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기 때문일 것이다.

캐릭터의 설정은 현실을 반영한 주도면밀한 살아움직이는 캐릭터를 만들어놓고, 그 캐릭터가 그 구상속에서 저절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체계적인 준비로 글을 쓰면 그 이야기는 무너지지 않는다. 캐릭터는 살아 움직일 것이다.

 

플롯은 일종의 스케치같은 것이다. 어떤 구조의 플롯으로 할지를 결정해 대강의 흐름을 정해둔다.

플롯은 직선과 순환구조의 플롯이 있는데, 직선은 영화대본, 순환은 영웅적, 신화적 여정에 많이 쓰인다고 한다.

지금 나와있는 유명한 소설들을 예로 들어 구체적인 설명과 함께 그 소설들의 구조를 살펴보고 도표로 정리할 수 있게 도와준다. 또 필요한 질문을 여러가지 던져주어 내 스스로 내 이야기 속에 필요한 것들을 점검해 볼 수 있게 도와준다.

이야기 뼈대를 위한 스케치를 위해 연습과제가 주어지고, 예로 든 소설을 참고하면서 제대로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 같다. 구성방식 스케치가 중요한 이유는 우리의 주인공을 이야기의 결말까지 끝까지 이끌어가기 위함이다.

 

플롯짜기 후 등장인물을 만들고, 등장인물의 욕망목록짜기를 통해 캐릭터의 행동을 유발하는 동기를 이해해본다.

등장인물을 살아숨쉬게 하기 위해서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관찰을 많이 해본다. 커피숍에서 여러사람을 관찰하고, 기록하고 상상해 많은 캐릭터들을 만들어두면, 그 디테일을 반영한 캐릭터가 소설 속에서 현실감 넘치게 보이게 한다.

커피숍에선 수다떠느라 별 생각이 없었지만, 이제부터는 관찰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책에서는 소품의 플롯짜기도 따로 해야할 정도로 중요하게 나오는데, 소품의 반복된 등장으로 글쓰기의 밀도가 강화된다고 한다. 회상 속에서 등장하는 소품이나 소품의 이동을 정리하면 인물의 행위를 디테일하게 창조해낼 수 있다.

소품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치 못했는데 소품도 등장인물 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밖에도 배워야 할 것도 많고, 영화나 책을 보면서 공부해야 할 것도, 평소에 메모해둬야 할것도  많음을 알았다.

 

전체적인 구성은 2주씩 공부해야 할 것에 대한 설명과 예로 든 소설들을 보면서 구체적으로 공부할 수 있고, 연습과제를 통해 직접 실습 해볼 수 있다.

이 모든 것에서 말하는 것은 뒤돌아보지 않고 지금은 앞으로 나가는 것에만 신경쓰는 것이다.

자신 안에서 들려오는 태클의 소리를 잠시 접어두고, 앞으로 전진한다.

초고의 완성후에서야 수정부분에 대한 생각이 시작되어야 한다. 중요한 건 시간을 관리해 막힘없이 나아가 초고를 완성하는 일이다.

장편소설을 완성하고자 하는 이들은 이 책을 읽어보면 구조, 뼈대의 중요성을 깊이 알 수 있을 것이다.

글을 쓰기 위해 한번쯤 자판을 두들겨 본 경험이 있는 이들이라면 몰랐던 글쓰기의 비법과 그동안 들었던 수많은 의문들에 대한 해답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직접 주말을 투자해 소설가의 꿈을 이뤄나가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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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혜민 스님과 함께하는 내 마음 다시보기
혜민 지음, 이영철 그림 / 쌤앤파커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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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게 쫓기듯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혜민 스님이 전하는 간결하면서도 마음에 와닿는 진리.

하버드 대학원에서 석사 수학 중 출가를 결심 2000년 봄에 승려가 되신 혜민 스님.

현재 햄프셔 대학의 정식 교수로 있는 혜민 스님은 수많은 사람들의 답답한 마음을 풀어주고 위로해주는 파워 트위터리안으로도 유명하다.

이 책은 그의 위로인 동시에 삶을 잠시 내려놓고 그저 떠내려가는 나의 삶, 그리고 주변을 바라보며 돌이켜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을 제공해준다. 그 짧은 문장문장에서 느껴지는 삶의 단순한 진리를 오늘도 나는 또 하나 배우며 간다.

 

총 8개로 나눠진 주제로 요새 고민이 많은 모든 사람들의 궁금증에 대해 하나하나 이야기를 들려준다.

너무 바쁜 사람들은 잠시 내려놓자 하고, 인간관계에 고민하는 이에게는 자신을 위해 오기와 미움을 내려놓자고 한다.

내 마음을 그 미운 사람을 담아 놓으려 애쓰지 말고, 좋은 사람들을 담아두라 한다.

내 스스로 인간관계에서 안좋은 일이 있을때마다 남을 탓하던 마음이 그 사람이 나쁜 것도 아니며 내가 나쁜 것도 아닌 둘 사이에 놓인 관계의 문제라 일러준다.

그때 당시 감정이 치우쳐 보지 못한 것들을 찬찬히 볼 수 있도록 다른 시야를 제공해준다. 그래서 읽는 내내, 이렇게 맘 편하게 생각할 수도 있었구나. 왜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듣다.

 

가장 큰 고민은 다들 미래의 고민일 것이다. 직장 안에 있는 사람도 직장을 구하는 사람도 학생인 사람도 미래가 불안해 제대로 가고 있는 건지 모르겠는 사람이 태반이다.

여러가지 체험 속에서 나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사랑하는 일을 찾아가는 것이 인생 임을 말해준다.

누군가의 잣대와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길 위로 올라가지 못해 비교하며 안달하는 대신, 나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의 즐거움, 길을 가는 중에 이 길 저 길 가지 말고 현재에 서있는 길에 집중하는 것의 중요성. 사실 어딘가에서 들어봤을지도 모를 이야기지만, 책을 읽으며 다시 깨닫는 내 자신이 있다.

아무리 많이 읽고 많이 깨달아도 이렇게 책을 읽으면 다시 깨닫는 내가 있다. 그런 식으로 우리는 세상에 휩쓸려가며 어느샌가 이 뻔한 진리를 잊어버리고, 또다시 똑같은 진리를 구하기 위해 책을 사는지도 모르겠다. 몇 번을 반복해야 이 뻔하고 강렬한 진실이 내 안에 가득차게 되어 인생에서 묻어나오게 될까. 내 삶에서 자신 스스로 깨우쳐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 말이 마음에 남는다.

-쓰나미가 무서운 것은 바닷물이 아닌 바닷물에 쓸려오는 물건들 때문입니다.

회오리바람 또한 바람 때문에 죽는 일보다 바람에 쓸려온 물건들에 치여서 다치고 죽습니다.

우리가 괴로운 건 우리에게 일어난 상황 때문이 아닙니다.

그 상황들에 대해 일으킨 어지러운 상념들 때문입니다. -

그 상황보다 바닷물에 쓸려오는 물건들처럼 내 머릿 속을 어지럽히는 수많은 상념들.

벗어나지 못해 괴로운 건 정말이지 그 상황이 아니라 상념들이었다.

 

현재의 상황에 만족하지 못해, 어떤 행동하면서 다른 생각을 하고,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지 못했다.

두 세가지 씩 해내고 싶은 마음에 결과만 바라보며 욕심만 키워 결국 하고 싶은 것 한가지도 제대로 해내지 못한 내 자신이 떠올랐다.

내 눈앞에 하고 있는 내 일, 평범한 일상 속의 작은 일 하나하나를 귀중히 여기지 못하고 더 커다란 것, 더 엄청난 것을 해내기 위해 매일 머리를 싸매고 고민만 했다.

고민만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시작한 일도 제대로 끝낼 수 조차 없었다.

집중하는 것이 날로 어려워졌고, 매일매일의 반복이었다. 사실 작은 것 하나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었는데도 말이다.

 

책을 읽다보니 내 나쁜 습관들이 차례로 보이기 시작했다.

핑계와 변명으로 쌓다가 그만두고 버려둔 탑이 한두개가 아니었다. 인간관계나 미래에 관한 준비 등, 모든 일은 서로 연관되어 있었다. 하나를 잘 하지 못하니 나머지 것들도 제대로 굴러가지 못했던 것 같다.

이 책 한번으로 내가 확 바뀔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소중한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닌 내 주위, 작은 것, 평범한 것이라는 것과 생각을 달리해 마음을 살짝 트는 것 만으로도 세상은 굉장히 다르게 보일 것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너무 바빠 주변을 챙길 여유가 없는 이들에게, 고민이 많아 무엇을 해야 좋을지 갈팡질팡 하는 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완벽하게 만들려고 하지말고, 흥미롭게 만들려고 하세요.

-p232

 

열심히 하는 맛에만 빠져든다면, 그 일은 목표한 대로 잘 될 수가 없다.

-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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