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뒤에서 청소년오딧세이
은상 지음 / 크레용하우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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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좋은 약자들의 뭉침. 자신안에 갇힌 사람들의 유쾌한 탈출기.

이 책은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한 소녀 일영, 삶의 공허함속에 갇힌 직장인 태형,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머리를 다쳐 남들과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대일의 시점이 차례대로 나오면서 이야기를 세사람의 시선에서 바라본다.

각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시선들은, 그들이 수상한 인물인 박사님을 만나면서 조금씩 조금씩 바뀌어가는 그들의 세상을 이야기하고 있다. 아니 오히려 자신안에 갇혀 좁은 시각으로만 바라봤던 세상을 깨뜨리고 새롭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박사님이라는 제멋대로의 캐릭터가 자신의 아픔에만 집중하던 나약한 주인공들을 이끌어 세상 속으로 던져넣어준다. 주인공들은 그곳에서 자신만의 아픔이 아닌 주변사람들의 아픔을 느끼고 그 아픔을 자신의 힘으로 감싸안아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자신이 누군가의 버팀목이 될 수 있음을 깨닫고,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그들은 삶의 용기가 채워짐을 느낀다.

우리는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다. 그러므로해서 우리는 넘어지지 않고 앞으로 씩씩하게 걸어나갈 수 있는지도 모른다.

 

 

캐릭터들의 기분좋은 성장

자신의 장애로 목발을 짚고 다니는 그림그리기를 소녀 일영.

자신의 장애가 힘에 겨운 우울함에 차있는 십대이다.

그녀가 박사님을 만나 그림을 그리고 박사님의 모델이 되어주면서 둘은 이상하게 좋은 친구가 되어간다. 그녀는 박사님의 솔직하고 툴툴거리는 성격에 대꾸하다보니 까칠한 자신의 성격이 그대로 나오게 되는데, 박사님은 일영을 아픈사람 취급하지 않고 업어주거나 부축해주고선 생색을 내거나 힘들다고 바로바로 말한다. 그런 솔직함에 일영은 왠지 모를 편안함을 느낀다.

그녀는 박사님과 함께 그림을 그리면서 사람을 그리게 되고,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 보는 시각을 가지게 된다. 자신만의 세계에서 나와 다른사람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패배감 속에 빠져있던 일영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찾아간다. 그녀가 세상으로 한걸음 나온 것 같아 기분좋아지는 성장이다.

두번째 인물은 30대의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부부사이에 아이를 갖지 못하고 공허함에 빠져 사는 태형.

그에게도 박사님은 멋대로 찾아와 멋대로 약속을 정하고 멋대로 이끌고 나간다.

박사님은 그에게 누군가의 영웅이 되어보라한다. 그는 축구소년 대일이의 영웅이 되어가며 삶의 활기를 되찾는다.

대일이는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자신도 머리를 다쳐 뇌의 한부분이 다쳐 사람의 얼굴을 못알아보거나 사물을 인지하는 능력에 이상을 겪는 소년이다. 소년은 자신이 보았던 영웅들이 자신을 도와주게 됨을 본다.

박사님의 캐릭터는 정말 기분좋은 엉뚱함을 간직한 느낌이 들었다. 그가 하는 엉뚱한 일들, 누군가의 삶 속에 끼어들어 이거하라 저거하라 툴툴거리면서 그들 또한 자신처럼 누군가의 삶 속에 참여하게 만든다. 이처럼 기분좋은 박사님은 나도 한번 만나보고 싶다.

 

 

함께이기에 쓰러지지 않는다

무언가 함께하고 싶은 느낌이 생기고, 하고 싶다는 느끼고, 나도 그곳에 소속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고.

약하고 병들었던 사람들이 자신도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줄 수 있는,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수도 있다는 사실이 용기를 갖게한다. 그런 사람들이 만들어간 추꾸팀.

누군가를 도움으로 해서 자신도 구원받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의 삶속에 참여하면서 스스로의 인생에도 활기와 에너지가 넘쳐흐름을 느낀다.

관계라는 소중한 의미를 느낄 수 있는 마음 따뜻한 소설이었다. 

 

 

예전 중국 청나라 때, 난과 대나무를 잘그렸던 정섭이라는 화가가 있었다.

그가 '안중지죽하니 흉중지죽하고 수중지죽한다'고 말했다. 즉 대나무가 눈으로 들어와서 가슴으로 느껴지고 나서야 손으로 그린다는 뜻이다. 그림을 그릴 때는 눈으로 보지만 가슴을 거쳐서 손으로 가야 한다는 말이지.

그리고 또 이런 유명한 말도 있지. '알면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보게 된다.' 네가 무엇에 관심을 가지느냐에 따라서 볼 수 있는 것도 그릴 수 있는 것도 달라진다는 소리야.

-p40

 

안 된다. 머리가 복잡한 날일수록 밖으로 나돌아 다녀야 하는 법이야.

생각은 짧고 간단한 것이 좋다. 괜히 생각한답시고 구석에 틀어박혀 있어 봤자 우울한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p76

 

취미가 몇 개인가는 중요하지 않네. 무엇인가를 하는 순간 자기자신을 잊어버릴 수 있다면 다 취미인 것이지

-p121

 

결국 난 배려라는 생각으로 벽을 쌓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벽은 내가 만들고서 내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투정을 부리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세상의 문제는 단지 서로 손을 잡는 것만으로도 해결될 수 있을지도 몰랐다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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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파더
이사카 고타로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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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가족애. 아버지가 4명. 아버지의 사랑과 관심도 4배.

평범한 고교생으로 살아가고 싶은 유키오.

아버지들의 못말리는 관심과 사랑으로 그의 하루는 하루하루가 피곤하기만 하다.

사실은 싫지만은 않지만.

제각각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는 4명의 아버지들.

한명의 엄마와 4명의 아버지가 어떤 조화를 이루며 사는거지? 하고 의문을 가질 필요도 없이

이 4명의 아버지들은 스스로의 매력을 엉뚱하게 뿜어낸다. 그리고 엄마는 지방출장 중이라 잘 등장하지 않고.

'4명의 남자가 1명의 여자와 살다니 이상해!' 하고 느낄새도 없이 '꽤 즐거운 집안이네.' 하고 생각하게 된다. 뭐 이정도면 같이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은 기분이 든다.

어느새 내안에 있는 고정관념이 사라지고 재밌고 유쾌한 아버지들의 매력만 남아있게 된다.

재밌는 가족들의 조합을 만나보고 싶다면, 가볍고 유쾌한 소설이지만, 사실 깊게 생각해야 할 메세지를 던져주는 기분좋은 소설이다.

 

 

연이어 터지는 고교생 주변의 사건들

주인공 유키오는 평범한 고교생으로 조용히 지내고 싶었는데 그의 주변에는 그를 찾는 이들이 너무도 많다. 갑자기 말을 걸고 집까지 찾아오고 호기심이 넘쳐 흐르는 타에코.

엉뚱하게 위기의 상황에 몰리자, 유키오에게 의지하는 중학교 동창이었던 마스지.

그들 제각각이 문제를 일으키고 사건을 만들어 유키오에게 해결을 부탁하는 듯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유키오는 귀찮아 하면서도 나름 내버려두지 않고 또 알아서 도와주거나 신경써준다.

현지사 선거철이라 종종 등장하는 현지사 후보들의 이야기가 종종 대화에 등장했는데,

유키오 여지껏 한발씩 담궈놨던 작은 사건들과 맞물려 현지사 후보들은 큰 사건의 중심에 있게 된다.

주변에 스쳐지나가는 작은 일들 모두 하나같이 버리는 것 없이 이것저것으로 해서 연결되어 큰 사건에 꼭 필요한 쓰임이 되어 있었다. 신기하게도.

 

 

제각각의 아버지들

아버지는 각각 도박을 즐기고 도박 속에서 철학을 찾는 날라리 느낌의 타카.

전직 호스트로 여자들을 다루는 것에 굉장히 능숙한 꽃중년 아오이.

항상 책을 읽고 있고, 모르는 게 없을 것 같은 지식인 대학교수 사토루.

몸쓰는 일에는 자신있는 중학교 교사 이사오.

이 개성있는 아버지들 속에서 자라난 유키오는 보고 들어 배우는 것이 많아 나름 못하는 것이 없는 공부도 잘하고 싸움도 왠만큼 할 줄 아는 아이로 성장해 나간다.

유키오는 아버지들을 아버지라고 부르지 않고 이름으로 부르는데, 유키오의 약간은 시크하면서도 툴툴거리면, 아버지들은 신경도 쓰지 않거나 쿨하게 넘어가는 모습이 좋았다.

아버지들은 아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거나 아버지가 오히려 아들에게 애교와 사랑을 보여주는 모습들이 각각의 아버지들의 매력을 더 돋보이게 했다.

점잖은 느낌의 사토루를 빼면 세명의 아버지들은 약간 철이 없는 느낌이랄까 친구같은 느낌이랄까.

이런 아버지가 있으면 어떤 느낌일까 하고 생각해 보게된다. 친구처럼 이곳저곳 놀러다닐 수 있지 않을까.

철없고 가벼운 느낌의 그들이지만, 진지할 때는 어른의 눈빛을 하고 있다는 점이 또 매력으로.

위기의 순간에는 그들 모두 서로의 정보력을 한데 모아 최고의 해결책을 찾아낸다.  

4명의 아버지와 아들 유키오와의 조화가 좋아서, 그들이 쌓아온 가족애와 가족역사가 결국엔 이번 사건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유키오는 사건을 겪은 다음 어느순간 아련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 나이가 들어가는 아버지들.

4배로 든든하고 4배로 북적거렸던 만큼 그들이 떠날때마다 4배로 허전할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이사카 코타로의 소설은 재미있고 유쾌하다. 캐릭터들이 개구지고 재미나다.

그리고 일상속의 모험이 존재한다. 그렇기에에 많은 영화로 만들어지는 엔터테이너적 성격을 지녔다.

그래서 그의 소설은 읽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특징이 있는 듯 하다.

 

 

인간은 추상적인 문제에 약해!

추상적인 질문에 맞닥뜨리면 도망치고 싶어져.

거기서 도망치지않고 자기가 이해할수 있도록

문제를 받아들이고 대충이라도 해독하려고 하는 게 중요한 일이야
-p267

 수치를 당한다는 건 자기의 나약함이 드러나는 일이야.

안그래? 그러니까 반사적으로 울컥해.

반사적으로 강해보여야 하니까.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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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트르 1 : 하이에나의 숨결 로트르 1
피에르 보테로 지음, 이세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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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월란의 모험' 으로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는 피에르 보테로의 액션 로맨스 소설.

모험과 판타지, 그리고 로맨스를 적절하게 맛볼 수 있는 소설이었다.

존재하지 않는 판타지의 세상. 어디엔가 숨어 있을 것 같은 매력적인 숨겨진 힘.

그런 것들을 상상하다 보면 판타지라는 장르는 꽤나 매력적이고, 그 때문에 자신도 어느새 빠져들어가는 것을 느낀다.

이 소설 로트르는 3권의 시리즈로 1권의 내용은 주인공들이 능력을 찾고, 그 능력의 역사를 알아가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는 내용들이었다.

 

주인공 나탕은 본능적으로 빠르고 강한 운동신경과 지적능력을 타고나면서 자신의 힘을 숨기고 살아오다 부모님이 갑자기 돌아가시고 누군가에게 쫓기게 되면서 아버지의 마지막 메세지에 따라 자신의 친척들을 찾아간다.

하이에나나 흑표범같은 맹수로 변신해 자신도 모르게 엄청난 힘을 발휘해 버려 자신안에 있는 힘을 조절하지 못했던 샤에는 위험의 순간 나탕이 나타나 자신을 구해주게 되고 그들은 처음으로 만나 쫓김과 동시에 함께 도망치는 신세가 된다.

두 사람의 운명적인 만남으로 쫓기며 싸우며 서로에게 끌렸지만, 샤에는 동물의 감각을 가지고 있어 나탕이 닿는 것을 견디지 못해했다. 그래서 서로의 사랑은 절제된 채, 겉으로는 살갑지만은 않은 관계지만 속으로는 서로를 걱정하고 좋아하는 느낌으로 스토리는 끝까지 흘러간다.

 

이 판타지 소설 속에 등장하는 것은 파미유라는 어떤 고유한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자들이다.

그들은 오래전부터 능력으로 부를 쌓아왔고, 여러 세력으로 갈라져 힘을 합치기도 하고, 갈라서기도 한다.

바티쇠르, 메타모르프, 게리쇠르, 음네지크, 스콜리아스트, 코니스트라고 하고, 그들의 능력은 다른 공간으로 통하는 문을 만들거나, 변신술에 능하거나, 지식이 저절로 자신안에서 우러나온다거나 배우는 능력이 탁월하거나 놀라운 치유능력을 가진 이들이었다.

주인공 나탕은 이중 몇 가지의 능력을 동시에 가졌고, 샤에는 변신하는 능력을 가졌기에 흑표범으로 변신하는 것이었다.

 

나탕은 할아버지를 만나고, 삼촌을 만나고 그들의 환대를 받고, 파미유에 대해 알게 된다.

그리고 다른 세상으로 통하는 문을 통과해 해석할 수 없는 복잡하게 설계된 다른 세상의 집에도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샤에는 그들에게 환영받지 못하고, 스파이라는 의혹까지 받아 나탕은 본능적으로 샤에를 믿고, 그녀와 도망치게 되는데, 그둘이 동시에 알고 있었던 인물, 한 비밀스런 노인을 다시 만나 그들이 쫓기는 이유와 세상을 멸망시키고 절대권력을 차지하려는 불멸의 존재 '로트르'의 존재도 알게 된다.

 

나탕과 샤에는 로트르와 맞서 싸우기 위해 다시 둘만의 모험을 시작하게 되고 그들은 조금 더 성장되어 자신의 능력을 더 기술적으로 향상시킨다.

뛰어난 능력의 소년과 소녀가 주인공이라 그런지 그들의 능력이 너무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약간의 어려움은 있었지만 그들은 위기를 잘 헤쳐나갔다.

맹수로 변신하는 소녀와 검으로 싸우는 소년의 조화가 특이하면서도 어울린다는 느낌이 든다.

로맨스는 조금 부족했다는 느낌이 들지만,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은 꽤나 강해 둘이 절대로 떨어질 수 없을 것만 같다.

그 둘의 로맨스가 더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2권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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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페 일기 3 - 행복이란, 분명 이런 것 다카페 일기 3
모리 유지 지음, 권남희 옮김 / 북스코프(아카넷)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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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페 일기 1권부터 3권까지. 벌써 10년의 세월이 흘렀고, 그동안 아이들은 자라고 강아지도 늘었다.

변함없는 가족의 일상을 보여주는 사진집으로 따뜻함과 작은 것에서 오는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하루 7만명이 방문, '일본 블로그 대상' 사진대상 수상했다는 다카페 일기. 그 세번째 이야기는 2009년부터 2012월까지의 기록을 담고 있다.

다카페일기의 '다카페'란 평범한 3LK(방 셋, 거실, 주방) 맨션, 직 이 가족의 집을 일컫는다.

저자 모리 유지는 특이하게도 축산학과의 돼지의 행동학을 전공했다고 한다. 돼지의 기분을 잘 아는 카메라맨, 디자이너 라니!! 물론 그는 돼지는 찍지 않는다.

 

 

사진 한장, 한장 자연스러운 일상의 모습이 찍혀 있었다. 마치 기분 좋은 추억을 떠올리는 것처럼 그들의 일상이 아름다웠다. 카메라에 의식하지 않은 모습들. 지나치기 쉬운 찰나의 순간들이 절묘하게 찍혀있어 저자인 아빠가 얼마나 수많은 사진을 찍어내 좋은 사진을 골라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신기하게도 사진을 보고 있다보면 부인의 성격. 아이들만의 성격. 개들의 성격이 각각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었는데, 제각각 장난기어린 모습들은 이 사진집의 큰 매력이다.

특별한 곳으로 여행을 간 것도 아니고 집안과 집을 기점으로 한 테두리 안에서 찍은 사진들일 뿐인데도,

사진 한장 한장은 특별하게 느껴진다. 이유는 화려하고 멋진 배경 속에서가 아니라 일상, 집안 속에서도 반짝거리며 숨어있는 행복을 찾아내었기 때문이 아닐까. 

저자가 얼마나 따뜻하고 다정한 아빠인지, 남편인지 알 수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의 마음이 보인다.

 

1권에서 아이였던 첫째딸 바다가 이제 어엿한, (아버지와 바지길이가 비슷할 정도의) 소녀가 되어버렸고, 뱃 속에 있던 아기 하늘은 어느덧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강아지들은 큰 개가 되어 있었고, 새로운 식구도 늘었다. 딸 아이의 커가는 모습이 달라져가지만 그 안에 품은 웃는 얼굴은 똑같이 해맑고, 갓난 아기가 장난기어린 소년으로 성장해나가는 표정 속에서 삶의 진실을 느낄 수 있을 것만 같다.

개들의 자는 모습 속에서 나른함과 여유를 배우고, 개의 늘어떨어뜨린 다리 포즈에서 그 공간이 얼마나 편안하고 따뜻한 공간인지 그들 스스로 표정으로 말해주는 듯 하다.

17살. 와쿠친(개)의 죽음이 안타깝고, 새로온 카고메(강아지)의 표정이 사랑스럽기만 하다.

이처럼 태어나고 살아가며 울고 웃으며 지나가는 우리의 일상처럼 이들의 일상도 가족이 함께이기에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두 아이들이 성장해서 어른이 되어 삶의 고된 풍파를 겪을 때 이 사진들이 얼마나 많은 힘이 될까.

또한 나이가 들어 어린시절을 추억하고 싶을때 이 사진들이 얼마나 큰 추억들을 되살려내 줄까.

행복은 분명 멀리 특별한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런 작은 일상 속에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깨닫기에 이 책이 그렇게나 인기가 있는 것 같다. 되도록이면 자신도 그런 추억들을 하나하나 새겨가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사진 안에 부드러움과 따뜻함을 동시에 찍어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빠의 사랑이 반대편에 찍혀있기 때문일까.

누구나 이 사진집을 보면 이런 사진을 나도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 그 비법을 이 책 뒤에 저자 모리 유지가 직접 소개해 준다. 이런 배려도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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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13 -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2013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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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말하는 2013년도 소비트렌드에 관한 심리분석과 전망을 알 수 있는 책.

어려운 책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직접 맞닿아 있는 우리의 생활권 안의 이야기라 그런지 재밌게 공부하는 느낌으로 책을 읽었다.

2007년부터 매년 나왔다는데, 이번 책은 작년 2012년도 책에서 전망했던 것들이 맞아 떨어졌는지 확인하며, 작년의 트렌드를 살펴보고 무엇이 바뀌었는지 확인해보는 장이 책의  반정도 내용으로 들어있었다.

신기하게도 맞아 떨어진 것들이 많았고, 이런 시대를 지나왔구나 하는 느낌으로 공감도 하고 이해도 하며 작년 2012년도를 정리하는 느낌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그리고 2부에서 2013년도의 전망. 사람들의 심리와 연결되는 소비심리. 전체적인 사회분위기 등. 소비 트렌드는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었다. 기업의 입장에서 어떤 식으로 마케팅을 해야 하는지 어떤 류의 상품이나 프로그램이 왜 나오는지 상상해 볼 수 있었고, 개인적으로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2012년도는 흑룡의 해로 올림픽이나 선거로 나라에 큰 사건들이 많이 있었던 것 같다.

디스토피아 같은 느낌으로 강력범죄가 여기저기서 발생하고, 사람들은 불안에 떨고 서로를 의심하고, 올림픽에서는 각종 오심이 나오고 국민들은 분노했다.

그런 시대적 상황에서 사람들은 진정성과 공정성에 갈증을 심하게 느꼈기에 소비자의 공감을 살 수 있는 부분은 진정성 부분이었다. 그래서 생겨난 기부 마케팅이나 휴머니티 마케팅, 리얼리티 콘텐츠가 늘어나고, 소비자의 일상과 맞닿아있는 공감을 부르는 인간적인 부분을 파고 들었다.

사람들은 진정성 있게 다가오면 아무리 큰 일이라도 쉽게 받아들였고, 조금만 숨기고 가릴려고 하면 화를 냈다. 진정성에 대한 목마름이었나 보다.

로가닉의 시대. 오가닉(유기농)에서 한걸음 나아간 천연, 자연 그대로의 것을 추구하는 상품들이 늘어났다.

주목경제. 혼돈의 시대 존재감을 잃을까 두려움이 주목심리를 부추겼다.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것들이 넘쳐나고 직설화법이 주목을 받았다.

제품의 인격화. 모든 상품은 캐릭터라는 친근감을 입고, 소비자들에게 다가섰다.

캐릭터 마케팅은 공감과 소통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쉽게 감정을 이입시켜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는 좋은 마케팅이었다.

세대공감.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90년대 복고가 유행을 했다. 1990년대는 전 세대가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유일한 시대로 세대공감의 교집합인 부분이었다.

드라마나 영화, 음악프로에서 90년대 느낌을 자주 접할 수 있었고, 그런 것들이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마이너. B급 바람. 예측가능한 주류가 아니라 다름의 접근방식으로 주위의 시선을 아랑곳 않는 역발상 마인드가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일탈의 기분을 맛보게 해주었다.

여백의 삶 추구. 사람들은 치열하고 열심히 사는데도 행복하지 않은 이유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에 소비자들은 스스로 일상의 스위치를 끄고 여백의 삶을 찾아나섰다.

자생적 소비자. 원하는 것을 직접 만들고, 찾아나서는 자급 자족적 소비자들이 늘었다.

차선이 최선이 되다. 완벽하고 실천 불가능한 것보다 불완전하지만 실천가능한 것들을 찾아나섰다. 이들은 합리적, 실속적인 소비를 하고, 심미성과 실용성을 겸비한 중저가 제품을 소비한다.

마지막은 위기대응 메뉴얼의 필요성.

 

2013년도는 검은 뱀의 해로 배척과 숭배가 엇갈리는 뱀의 양면적 속성을 2013년도의 불확실성을 상징하는 '코브라 트위스트(COBRA TWIST)라는 단어로 정했다.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불확실성 속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독자들에게 승리의 '필살기'를 전수하는 소망을 담았다고 한다.

 

날카로운 사회, 서로에 대해 날이 서있는 신경질적인 모습으로 복수라는 코드가 드라마, 영화 소재로 많이 쓰이고,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는 의심 많은 사회.

이 속에서 모든 것을 역발상 하는 기발한 감성과 상상이 만들어 낸 난센스의 시대가 될 거라는 전망이다.

이성적, 합리적이기 보다 감정적이고 비이성적인 상태로 기발한 상상력과 단순 유쾌함을 추구한다는 것.

그리고 지금의 30대 젊은 엄마들의 자녀를 양육하는 방식이 바뀌어 아이를 감성적인 북유럽 스타일로 키운다고 한다. 이를 스칸디 맘이라고 한다. 그들에 따라 소비문화도 많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무소유의 시대. 소유하는 것보다 빌리고, 공유하는 성향을 보이는 최근 소비자는 소유하는 것보다 누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마음으로 똑같이 누리는 데 불필요하게 소유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가진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1인가구의 증가로 디지털로 관계의 폭은 넓지만 오히려 그 안에서 고독감을 느끼는 개인들이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한 활동을 라운징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1인가구, 개인의 성향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들이 점차 변화해 갈 것이다.

미각적 즐거움을 추구해 나가는 사람들은 더 체험적이고 세련된 여가활동으로 창작에 대한 감성을 일깨울 것이다.

시즌의 상실로 자신에 맞춰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에 따라 상품이나 서비스가 시즌에 상관없는 마케팅으로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분석해 나가야 할 것이다.

유해물질의 중독으로 몸안의 독소를 배출하기 위한 디톡스를 추구해 나가고, 모든 것에 불태울 정도로 소진되어가는 사회 속에서 모든 것에 끝장을 보기 보단 지속 가능성을 위해 스트레스 관리 능력이 필요해보인다.

소비자들은 원하는 상품에 대한 적절한 기다림, 적절한 불편으로 상품에 대한 호감과 호기심이 더 강해질 것이다. 이는 기업이 적절하게 이용해야 할 부분이 될 것이다.

 

사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전체적인 소비트렌트를 알 수 있어서 준비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일반 사람들이 읽기에도 사회의 변화와 감성, 트렌드 등 눈치채지 못한 삶의 변화를 인식하고 느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매해 비슷하면서도 다른 한 해가 되어간다. 전체적은 사회현상은 나 개인의 마음과 연관되어 있는 것 같다. 하나하나의 마음이 뭉쳐서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있으니 말이다.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부분도 있지만, 너무 극단적으로 치닫는 문제들도 많아보인다. 올해는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많이 갖고, 자신을 치유하고, 주변을 돌보는 여유를 가지고 사회에 대한 분노를 가라앉히는 한해가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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