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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잉크냄새 > 슬픔을 위하여


 

슬픔을 위하여

- 정 호승 -

 

슬픔을 위하여

슬픔을 이야기하지 말라.

오히려 슬픔의 새벽에 관하여 말하라.

첫아이를 사산(死産)한 그 여인에 대하여 기도하고

불빛 없는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그 청년의 애인을 위하여 기도하라.

슬픔을 기다리며 사는 사람들의

새벽은 언제나 별들로 가득하다.

나는 오늘 새벽, 슬픔으로 가는 길을 홀로 걸으며

평등과 화해에 대하여 기도하다가

슬픔이 눈물이 아니라 칼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제 저 새벽별이 질 때까지

슬픔의 상처를 어루만지지 말라.

우리가 슬픔을 사랑하기까지는

슬픔이 우리들을 완성하기까지는

슬픔으로 가는 새벽길을 걸으며 기도하라.

슬픔의 어머니를 만나 기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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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별에 관해 생각해본다.

마지막 비행에서 별들 사이로 잠적해버린 생텍쥐베리처럼

우리는 우리의 슬픔의 눈물을, 그리움의 시선을, 외로움의 한숨을 별들 사이로 날려버리면

모두가 잠든 새벽녘,

별들은 가슴속 하나 가득 넘쳐나는 눈물을 흘리는 것이라고...

그것이 별똥별일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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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웨이 2004-07-13 0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유...제가 무지하게 좋아하는 언니가 정호승 시인의 엄청난 팬인디...
그 언니 보고 싶네요.

tnr830 2004-07-13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정호승 시인이 좋아지구 있답니다
언젠가 서점에 가면 꼭 찾아서 읽어보고 싶어요^^
언나 분이랑 보게되시길 바래요^^
 

이런 약속 지켜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이런 약속 지켜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언제 한번 저녁이나 함께 합시다. 언제 한번 술이나 한잔 합시다. 언제 한번 차나 한잔 합시다. 언제 한번 만납시다. 언제 한번 모시겠습니다. 언제 한번 찾아뵙겠습니다. 언제 한번 다시 오겠습니다. 언제 한번 연락 드리겠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들의 입에 붙어버린 말 "언제 한번" 오늘은 또 몇 번이나 그런 인사를 하셨습니까. 악수를 하면서 전화를 끊으면서 메일을 끝내면서 아내에게 아들딸에게 부모님께 선생님께 친구에게 선배에게 후배에게 직장 동료에게, 거래처 파트너에게.. "언제 한번"은 오지 않습니다. "오늘 저녁 약속"이 있느냐고 물어보십시오. "이번 주말"이 한가한지 알아보십시오. 아니 "지금" 만날 수 없겠느냐고 물어보십시오. "사랑"과 "진심"이 담긴 인사라면 "언제 한번"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미루는 것이 아닙니다. ["새로운 대한민국 이야기"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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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r830 2004-05-05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나도 언제 한번이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분명하게 날짜와 시간을 알려 주는 것이 서로에게 편하지않는가
내가 소심해서 그런지 난 그런말 들으면 혼자 기다리는 성격이라
말도 못하고 그냥 지나가는 경우 많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