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의 모험 에오스 클래식 EOS Classic 11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승영조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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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폭발 추리콤비의 모험담 속으로





셜록 홈즈의 모험







지난 해는 그야말로 고난이었다. 발암의 해가 지나고 새해가 밝아오는 게 되레 반가울 정도였다. 물론 나이를 먹어가는 건 그래도 뭔가 서글프긴 하다.


그런데!

이를 달래줄 기쁜 소식에 두근두근, 설렘으로 새해를 맞이하다니 이런 일도 다 있을까 싶은데.


바로 영국 드라마 <셜록>의 크리스마스 스페셜판 격인 에피소드가 극장에서 상영되어 큰 스크린에서 셜록과 존을 볼 수 있게 된 것 때문!

시즌 하나 하나 완결될 때마다 인기가 날로 더해졌던 셜록은 이제 시즌4를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 도대체, 다음 시즌은 언제 방영될 것인지에 대한 인내심으로 일관하고 있던 찰나였으니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어찌 됐든, 신년의 출발의 꽤나 좋았기에 예전에 선물받아 고이고이 아껴두었던 책 한 권을 꺼내보게 되었다.


현대문학 출판사의 에오스 클래식 시리즈로 발간된 셜록 홈즈 시리즈 중 모험담을 위주로 한 단편 12편이 실린 소설집이다. 


아서 코난 도일경의 셜록 홈즈는 워낙 유명하고, 다양한 매체로 매번 재탄생되는 훌륭한 컨텐츠이자, 세계 각국에서 셜로키언들의 애정을 듬뿍 받고 있는 인물이다. 이는 단순히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 아닌 살아 숨쉬는 실존인물과 같은 아우라를 지녔다고나 할까, 대단한 유명세를 오랫동안 누려왔고, 앞으로도 지속될 현상 같다.


즉, 그의 인기는 가히 무한대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내가 처음 셜록 홈즈를 접하게 된 배경에는 어떤 방송사의 독서권장 프로그램으로 인해 불었던 독서열풍 덕분이었다. 추천을 받아 일년에 백권 읽기를 실행하곤 했는데, 말 그대로 당시의 상황에 휩쓸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행했기에, 약간의 강박적인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다. 당연히 독서의 큰 즐거움을 얻게 해준 책도 있는 반면, 몇 번이고 책장을 열었다 덮었다 반복하기를 수십 번, 앞장만 낡게 변색된 책도 있었다.


이중 단연 독서의 즐거움을 맛보게 해 준 책은 셜록 홈즈 시리즈였다. 어린 나이에 어려운 단어는 이해하지도 못했고, 인물들의 대화 속 말투 또한 낯설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중간 중간 삽화와 내가 상상해본 이미지를 가지고 인물을 대조해보며 읽어나가며 그들의 모험에 대한 재미를 느꼈던 것 같다. 다양한 사건과 해결을 보여주는, 그야말로 보물같은 이야기들이었다.


물론 이전에 여러 동화책과 위인전기를 바탕으로 시작된 독서도 있었지만, 꾸준한 즐거움과 그 폭을 넓혀주었던 것은 단연 홈즈 시리즈로부터 비롯되었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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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실린 단편 모두 흥미진진한데, 이중 더 재미가 느껴졌던 편은 [보헤미아 왕실 스캔들], [보스콤벨리 사건],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 [푸른 석류석] 등등이 있다. 이렇게 꼽았지만 사실 전편 모두가 재밌게 읽기 좋은 단편들이라, 굳이 선택했다는 게 무색할 정도다.


다만 난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접근한 홈즈의 다양한 얼굴도 좋아하는 터라, 원작 다음으로 가장 애정하는 영드의 각색과 연관된 에피소드들이 눈이 더 들어왔을 뿐이다.


각색가들 또한 어지간한 셜로키언들을 능가하는 덕력을 지니고 있는 분들이라 그런지, 현대적으로 해석한 셜록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자꾸 옆으로 새어 버렸지만, 셜록은 그저 좋은 것. 그야말로 진리 아닙니까...


열두 편의 단편들은 무료하거나, 지루한, 정신없이 바쁘고, 꿀 같은 휴식이 고플 때 읽을 거리가 필요할 때에 제 기능을 발휘하며, 훌륭한 텍스트가 되어준다. 


홈즈의 추리의 과학과 왓슨 박사의 서술과 사건 진행과정 등을 읽다 보면 시간은 금방 지나가 버릴 테니 말이다.




[보헤미아 왕실 스캔들] 잠깐의 맛보기



홈즈 같은 기질을 가진 사람에게는 강렬한 감정보다 더 혼란스러운 것도 없었다. 그것은 예민한 악기에 모래가 들어가거나, 높은 배율의 렌즈에 금이 간 것보다 더 곤혹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에게 딱 한 명의 여성이 있었으니, 그 여성이 바로 故 아이린 애들러다. 수상쩍고 미심쩍은 추억 속의 그 여성 말이다.  / 10쪽


"척 보고 추리하는 거지. 자네는 최근에 비를 흠뻑 맞았고, 일솜씨가 영 서툴고 경솔한 하녀를 두었군. 그런 사실은 또 어떻게 알아냈을 지 한번 맞춰봐." /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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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시리즈는 여러 출판사에서 다양한 버전으로 번역되어 출간되고 있다. 난 황금가지 출판사를 통해 처음 셜록을 접하게 됐는데, 현재 읽고 있는 현대문학의 에오스 클래식 시리즈로 출간된 번역물도 나름 괜찮다. 모험에 이에 회고록, 사건집까지, 마지막까지 읽은 후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주홍색 연구> 부터 차근차근 읽어보려 한다. 


그밖에도 엄청난 두께와 방대한 양을 자랑하는 <주석달린 셜록홈즈>가 있고, 아서 코난 도일 재단에서 추천하는 작가가 쓰는 셜록 홈즈 비하인드 스토리 같은 오리지널 창작물도 있다. 뭐, 아이들이 보기 좋은 만화책은 물론 드라마 케이스북도 있다. 최근에는 컬러링 북까지 나왔다. 


자기 취향대로 골라 읽을 게 다양하니, 골라 읽고 보는 재미가 있다. 또한 에피소드 군데군데 사건명으로 언급된 케이스들은 언제고 재창조될 수도 있으니, 앞으로도 홈즈의 인기는 식을 날이 없겠다.




고로 셜록 홈즈 포에버!






(이미지 출처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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