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것은 모두 일상 속에 있다 - 일상을 정갈하게 마음을 고요하게
야마시타 히데코.오노코로 신페이 지음, 이소담 옮김 / 이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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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상과 마음을 돌아보게 만드는 108가지 메시지가 담겼다. 곁에 두고 자주 꺼내봐야 할 잠언들이다. 부제인 '일상을 정갈하게, 마음을 고요하게'가 딱 들어맞는다. 단샤리, 미니멀라이프 문화를 정착시키고 있는 일본 내 시류가 반영되었지만 우리에게도 잘 적용될 수 있을 듯하다. 불교의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그러고 보니 108개의 챕터 숫자도 우연만은 아닌 듯 보인다. 가볍게 들었는데 진지하게 내 삶에 들어온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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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의 길이 청춘문고 8
구달 지음 / 디자인이음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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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끌려 선택한 책. 받아보니 손바닥만 한 문고본 형태라 깜찍했다. ⠀
편집 일을 하다 회사를 그만둔 저자가 집에 틀어박혀 보낸 시간을 기록했다. 《리스본행 열차》에서 '한 달의 길이'가 얼마나 되냐는 질문을 보고 영감을 받아 서른 밤낮의 일상을 담은 것. 시간을 독점하고 싶어 퇴사했지만 늘어난 시간만큼 의미 있고 대단한 일들이 쌓이지 않았다. ⠀

하지만 글로 남기지 않았다면 금세 잊었을 사소한 일화가 빠짐없이 담겼다. 짜파게티를 끓여먹고 두부 포장 용기에 손을 베이고 창틀에 불현듯 나타난 청설모를 관찰하는 등 공감할 내용이 소소하게 이어진다. 편집자의 공통점과 두산 베어스의 무난한 승리를 바라보는 일상이 겹쳐 반가웠다. ⠀

몇 년 전에 문득 느낀 감정이 있는데 우리의 기억은 연도와 날짜가 아니라 그 순간을 기억한다는 점이었다. 같은 내용이 책 안에 스친다. 톨스토이가 말했다는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는 오직 순간으로 나열될 뿐이다.' ⠀
나의 한 달을 기록한 기획이 좋았고 젊은 창작자의 찬란한 열정을 기록한다는 출판사의 의도도 응원하고 싶었다. 독자의 읽는 기쁨을 배가시켜 주는 틈새 기획과 다양한 저자가 계속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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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빼기의 기술 - 카피라이터 김하나의 유연한 일상
김하나 지음 / 시공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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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톡한 표지와 제목이 끌렸던 책인데 역시나 두 달 만에 5쇄를 찍을 정도로 인기였던 모양이다.(빌린 책이 5쇄 본이었다.) '카피라이터 김하나의 유연한 일상'이라는 부제처럼 소소하고 말랑말랑한 일상의 모음이 주를 이룬다. 

누군가 온라인 서점에서 이 책의 한 줄 평을 고양이 하쿠를 쓴 글이 가장 좋았다고 남겼는데 나 역시 그랬다. 그리고 이 책의 표제작인 장수풍뎅이 연구회를 다룬 '힘 빼기의 기술'과 어머님의 육아일기를 다룬 '내가 살면서 가장 많이 읽은 책' 편이 뒤이어 좋았다. 전자는 탄핵 집회를 보는 시선이 새롭고도 정수를 꿰뚫고 있었고, 후자는 태어난 때부터 만 5년 치의 성장기를 기록한 그녀 어머니의 글이 너무나 진솔해서 눈물을 훔치게 했다. 

그리고 고마쓰 료타라는 반도네온 연주가를 알게 되었다. 익숙한 탱고 선율의 근원 하나를 발견한 기쁨...!(내 카테고리에 존재하지 않았던 다른 이의 취향을 끌어오는 발견은 독서의 기쁨이자 소득이다.)

그리고 남미 여행기에서 유용한 정보도 얻었는데 특히 우유니 사막을 갈 때 너무 저렴한 투어 상품은 지양해야겠다고 다짐했다.(한 사람의 인건비로 지탱하는 슬픈 최저가의 구조를 알게 되었다.) 만약 그런 투어에 오르게 된다면 모로코 사막투어 때처럼 십시일반의 적정한 팁으로 그의 수입에 조금이나마 보탬을 주어야겠다. 기사에게 온전하게 돌아가는 유일한 수입 일 테니. 

그녀가 책에서 관점과 태도에 대해 말했듯이 어떤 일을 대할 때 나만의 시각, 눈높이, 초점을 견지해야 함을 다시금 느꼈다. 또한 잊힌 몇몇 기억을 복기시켜준 글들이 고마웠다. 생각하면 슬며시 나에게 미소를 안겨주는 기억, 나의 시선을 넓혀준 계기가 된 기억들이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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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처럼 여행하기
전규태 지음 / 열림원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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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동네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산문집. 어느 날 췌장암으로 삼 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의사의 권유대로 모든 일상을 놓아버리고 떠난 국문과 교수의 여행 산문집이다. 

젊었을 적부터 여행벽이 있던 저자지만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떠난 여행에서 그야말로 치유가 되어 스무 해의 삶을 이어오고 있다니 놀라웠다. 스티븐 잡스의 주치의는 '병을 잊고 일에 최선을 다해 골몰해보라'고 했고 저자의 주치의는 '모든 것을 놓고 떠나라'했단다. 스티븐 잡스는 일의 성공을 이뤘지만 목숨은 지키지 못했고 저자는 일과 인연은 놓았지만 살아 있다. 한 사람의 목숨을 살린 것은 잡스의 '부유富裕'가 아닌 그가 선택한 '부유浮遊'였다는 말이 참 인상적이다. 

삶의 끝자락, 남은 시간을 자연에 맡긴 여행에서 비로소 편안을 찾은 그의 글에서 '관조'와 '최선'을 보았다. 그에게서 생명이 피어난 것은 자연이 건네는 경이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온몸에 감도는 생기의 힘이 아니었을까. 

 📖 여행의 소득은 전혀 새로운 것을 처음 보는 데 있다기보다는, 평소 예사롭게 보았던 이른바 '기지旣知의 것'에서 새삼스럽게, 그리고 뜻하지 않게 경이로움을 느끼고 다시 고쳐 보는 데 있다. 📖 나는 여행이 끝나면 두 개의 앨범을 가지고 일상으로 돌아온다. 하나는 여행 중에 찍은 사진들을 모은 앨범이고, 다른 하나는 마음의 렌즈로 찍은 기억의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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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1
곤도 마리에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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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정리 컨설턴트로 유명한 곤도 마리에의 책. 이 책을 필두로 시리즈도 있고 비슷한 류로 도미니크 로로 책도 있지만 '정리' 자체에 중점을 두고자 선택했다. 

'심플', '미니멀리즘'이 인테리어 트렌드를 넘어 삶의 방식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삶의 방식을 바꾸려면 나의 물건부터 정리하는 것이 순서일 터. 이사 전후 버린다고 했지만 정말 잘 정돈된 게스트하우스 같은 삶을 살고 싶어 이 책을 참고하기로 했다. 

책이 말하고자 하는 정리의 제1원칙은 '물건을 버리는 기준은 나에게 설렘을 주는가'이다. 이게 쉬울 것 같지만 절대 쉽지 않다. 그래도 어중간하게 정리하면 평생 정리할 수 없다는 그녀의 단호함에 용기를 얻어 신발, 옷, 책 정리를 끝냈다. 그렇게 산뜻할 수가 없다. 특히 옷방은 들어갈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옷을 자주 사는 편은 아니라 옷장이 단출했지만 정리는 쉽지 않았다. 그래도 끝내니 후련하다. 오히려 책을 향한 집착을 거두는 것이 더 어려웠다. 소장의 기쁨보다 공간의 압박이 더 커져오던 차에 도서관 기증용과 중고 판매용을 각각 분류했다. 

그녀의 순서에 따르면 정리의 순서는 의류, 책, 서류, 소품, 추억의 물건 순이다. 3단계에 들어서서 어려움에 봉착했지만 그녀의 수십 년 경험치를 믿어보려 한다. 2단계만 실현해도 그녀 말대로 물건이 적어지니 찾기도 쉽고 상쾌해졌다. 

'너무 좋다'라고 말할 수 있는 진짜 소중한 물건만 남기면 그 물건들로 생활하는 삶은 행복한 삶이라는 것. 끝내 내 곁에 남은 물건을 소중히 사용할 때 물건도 나도 빛난다는 것. 아직 멀었지만 벌써 체감하고 있으니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이 시작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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