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의 반격 - 디지털, 그 바깥의 세계를 발견하다
데이비드 색스 지음, 박상현.이승연 옮김 / 어크로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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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대부분이 디지털화 되어 있는 현실에서 아날로그를 주제로 담론을 이끌어 낸 것은 시의적절한 주제이지 않을까 싶다. 손안에 들어오는 작은 모바일로 쇼핑, 교통, 여행, 커뮤니티 등 모든 게 가능한 세상에서 옛것의 이미지가 강한 아날로그라니! 
저자는 디지털로 인해 완전히 사라지거나 겨우 명맥만 유지하리라 예상되었던 LP레코드, 필름, 출판 등의 분야를 심도있게 파고 든다. 나에게 LP레코드는 어린시절 외갓집 이모방에서 경험했던 아련한 기억이고 필름은 10년 전부터 이어온 취미와 관련있으며 출판은 한 때 몸담았던 치열했던 직업의 현장이었다. 최근의 이미지는 이렇다. LP는 청계천이나 동묘 등 빈티지 감성을 지닌 이들이 찾는 고급취미로 여겨졌고 필름은 10년 전에 비해 구매 가능한 필름이 줄어들어 아쉬운 매개체였다. 신문과 잡지는 시장의 판도와 마케팅의 방향이 이전보다 디지털로 상당수 확장, 재편된 것을 체감하고 있다. 그런데 저자는 좀 더 거시적인 관점으로 세계적인 흐름을 다룬다. 문닫은 필름 공장이 부활하고 소규모 출판 시장이 온라인보다 확실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게다가 아날로그의 부활은 옛시절을 그리워하는 어른 세대가 아닌 10~20대로부터 인기를 끈다니 놀라웠다. 아날로그를 경험한 세대는 이를 향수 또는 복고, 반격으로 부르지만 이들에게는 그저 '또 하나의 새로운 경험'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디지털은 속도와 효율을 기치로 한다면 아날로그는 취향과 경험을 중시한다. 계량화할 수 없는 풍성함, 효율의 잣대를 가뿐히 뛰어 넘는 손맛의 가치가 아날로그의 힘이자 매력이지 않을까. 즉, <아날로그의 반격>이란 제목보다 부제인 Real Things and Why They Matter가 이 책을 읽으며 더 생각해야 할 메세지라 느꼈다. 결국 아날로그는 반격의 측면도 있지만 디지털과 공존하며 존재할 것이고 그 안에서 각자가 소중히 여기는 아날로그의 감성이 있다면 지켜가면 될 일이다. 나 또한 대부분이 디지털화 된 세상에서 나만의 아날로그를 찾는 여정을 꾸준히 만들어갈 것이다. 찬찬히 여유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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