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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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나는 그의 소설보다 에세이를 더 많이 읽었다. 이번에는 소설가와 글쓰기에 관한 주제라니 '내밀한 작가의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지 않을까'란 기대감에 이 책을 선택했다. ⠀
큰 흐름은 '작가로서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글을 쓰는가'이고 부차적으로 문학상, 학창 시절, 해외에서의 평가에 관한 거침없는 견해와 회고 등이 챕터 사이를 이룬다. 작가마다 글 쓰는 스타일이 다르겠지만 하루키만의 소신을 엿볼 수 있고 일본 문학계와의 관계, 해외에서도 인기 작가인 이유 등을 알 수 있어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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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주목한 것은 글을 대하는 자세였고 단순하지만 명료한 '오리지널리티'라는 단어로 그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신선하고, 에너지가 넘치고, 그리고 틀림없이 그 사람 자신의 것인 어떤 것.' 그는 뉴욕타임스 기사 내 비틀스 데뷔 당시를 평한 글에서 이 정의를 끌어왔다. 음악이든 문학이든 어떤 분야든 적용될 수 있는 정의가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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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소설을 쓸 때 그 캐릭터가 되어 아주 깊숙한 곳에 오래도록 감춰졌던 감각을 문장의 힘으로 멋지게 끌어내는 것이야말로 소설가만이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감각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생각을 문장으로 구현하는 것, 그리고 단 한 사람에게라도 울림을 줄 수 있다면 참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 글쟁이로서 참 공감 가는 말이다. ⠀
그는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겪는 세간의 상반된 평과 갖은 뒷담화에 그만의 중심으로 초연해져 있었다. '내가 즐기기 위해서 쓴다'라는 기본자세와 글을 쓰는 작가가 즐거우면 반드시 즐겁게 읽어주는 독자가 있으리라는 믿음. 그리고 그 사람들과 멋지게, 깊숙이 서로 마음이 통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확신까지. 자기중심을 지키면 흔들릴 일이 없다는 진리를 건네준다. 실로 멋진 작가다, 쿨하디 쿨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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