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uple Story 캠퍼스에서 쓴 러브레터

해를 거슬러 올라갑니다. 1994년 교원대학교 윤리교육과 91학번 김재덕씨는 94학번 청초한 매력의 이선영씨에게 호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군입대를 앞둔 재덕씨에게 장난처럼 던진 선영씨의 한마디. “오빠, 편지 보내면 답장 보낼게요.” 그 말이 떠올라 선영씨에게 가슴 떨리는 첫 러브레터를 보냈습니다. 그렇게 1년에 거의 매일같이 300여 통의 편지를, 총 2년 동안 600여 통 가까이 교환하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던 두 사람. 고백만 하면 금세 연인 사이로 발전할 수 있었지만 재덕씨는 용기를 내지 못했고 이를 안쓰럽게 여기던 학교 선배가 먹인 술 한잔에 재덕씨는 마침내 1996년 12월30일 프로포즈를 했던 거죠. 애교라고는 눈곱만큼도 없으며 닭살과는 만리장성 길이만큼이나 거리가 먼, 무뚝뚝한 선영씨와 재덕씨는 4년간의 열애 끝에 결혼을 했고, 어렵게 가진 예쁜 딸 네 살배기 연우를 두었습니다. 행복한 나날을 무덤덤하고 심심하게 보내던 이들 부부, 밋밋한 부부생활에 일침을 가하고자 트래비 이벤트에 응모했습니다. 연애시절 나눴던 600여 통의 편지가 무색하리 만큼 결혼 후에는 우리가 언제 그랬냐는 듯 단 한통의 편지도 얄짤 없었다는 이 부부가 홍콩여행에서 서로에게 어떤 러브레터를 준비했는지도 기대해 주세요!

::: Ro-mantic Again in HongKong!을 시작하기 전에


이번 여행은 2월16일-19일(19일 새벽 12시20분 홍콩 출발) 2박4일 동안 진행됐다. 캐세이패시픽항공을 이용해 아침 8시50분 비행기로 홍콩에 들어가려 했으나 예약 상황이 좋지 않아 캐세이패시픽항공의 9시15분 비행기 편으로 대만을 경유해 홍콩으로 들어갔다. 총 3일 중 둘째 날의 로맨틱 디너와 디즈니랜드 일정을 제외하고는 모두 참가자들이 자신들만의 취향으로 일정을 구성해 홍콩 여행을 즐겼다. 여행 일정 중 기자는 한걸음 물러서 아무 관여를 하지 않는 관찰자의 역할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 참가자 소개
(왼) 김재덕 고등학교 윤리교사 35세
(오) 이선영 중학교 윤리교사 32세
무뚝뚝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김재덕, 이선영 부부. 연애시절의 애틋하고 상큼한 느낌과 그때의 분위기를 다시금 재현시키기 위해 트래비를 비롯해 내일여행, 홍콩관광청, 캐세이패시픽까지 총 4개사가 뭉쳤다.
초특급호텔에서의 하룻밤, 쿵쾅거리는 비트에 심장소리도 두근두근 요동치는 젊음의 거리 란콰이퐁, 놀이공원에서의 닭살행각 …. 또 거기서 끝이 아니다. 이국의 거리와 바닷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키스 세례를 유도했던 트래비 기자들의 집념은 무뚝뚝한 이들 부부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
참가자들과 트래비 기자들의 첫 만남. 어쩐지 창백하고 피곤해 보이는 이선영씨(이하 이샘)와 그녀를 안쓰럽게 바라보는 김재덕씨(이하 김샘). 다름이 아니라 전날까지만 해도 들뜬 마음으로 여행을 준비하느라 밀린 업무와 여행 중의 일까지 미리 처리하며 무리를 했기 때문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랄까. 게다가 아침 8시50분 홍콩으로 출발하는 비행기 좌석 상황이 좋지 않아 결국 일행은 9시15분 대만을 경유해서 홍콩으로 들어가는 비행기를 타야만 했다. 비행기 안에서도 이샘, 겨우겨우 음료 정도만을 삼키고 시름시름 앓으며 장장 6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홍콩에 도착하게 됐다.
이제부터 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사전에 각종 사이트에서 홍콩 여행 준비를 하며 여행자용 3일 교통 프리패스를 구입하려고 계획은 세웠지만 옥토퍼스 카드가 여러모로 편리하고 더 이익이라는 현지인의 충고에 옥토퍼스 카드를 구입한다.

공항 밖. 한국에서 오들오들 추위에 떨던 기억 때문일까. 도착하자마자 외투를 훌훌 벗고 따뜻한 공기에 금세 몸이 노곤노곤 해지는 느낌에 기분이 좋아진다. 이샘도 장장 6-7시간을 비행기 안에만 있다 따뜻한 햇살을 쬐니 이제야 살 것 같단다. 공항을 빠져 나와 칭마대교를 지나서 시내로 접어들었다. 각양각색의 간판과 빼곡히 들어선 고층 건물과 아파트를 보니 비로소 “홍콩에 왔구나!” 실감이 난다.

터널을 지나 홍콩섬에 도착해 1968년 문을 연 특급 호텔, 그랜드 하얏트에 도착. 일행을 도와주던 기사 앤드류 청씨는 “홍콩에 대장금 열풍이 대단해요. 얼마 전 장금이(이영애)도 그랜드 하얏트 35층 룸에 묵어 화제가 됐어요”라며 설명해 준다. 체크인에서부터 특급호텔의 서비스가 남다르다. 트래비 이벤트 당첨자라고 밝히자 객실매니저가 두 부부의 방까지 직접 올라와 객실 이용 방법과 호텔 부대시설 이용 방법 등을 꼼꼼하게 설명해 준다.
첫 실수, Help me!!!

“이제 슬슬 움직여 볼까?” 여차저차 예정했던 스케줄이 늦어져도 한참 늦어졌다. 오늘의 일정은 홍콩 디즈니랜드에서 신나게 놀아 보기!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센트럴 역까지는 호텔 셔틀이 운행된다는 기쁜 소식! 게다가 그 셔틀이란 런던택시나 벤츠. 멋스럽고 고풍스러운 영국풍의 택시에 오르니 마치 영국의 귀족 부부가 된 느낌이다.

삑! 센트럴 역에 도착해 드디어 옥토퍼스 카드를 처음으로 찍는 순간. “그런데 어디로 가야 하지? 왜 공항 익스프레스 입구만 있는 걸까?” 헤매던 두 사람을 위해 홀연히 등장한 친절한 공항직원이 “잘못 들어왔으니 저-얼로 가세요!”라고 설명해 준다. “아 하! 처음 카드를 찍는 입구가 다른 거구나!” 허겁지겁 서둘러 도착한 MTR(Mass Transit Railway)의 입구, 카드를 대는 순간 삐삐삐삐삐삐 잔액없음 메시지에 허거걱!!

도착하자마자 이게 웬 비상사태란 말인가. 김샘, 모처럼 아내에게 멋있는 모습만을 보여 주려 하는데 당최 폼이 나질 않는다. 머리를 맞대고 원인을 추적한 결과 이미 공항 익스프레스 입구에서 요금 100HK$가 처리된 것. 안내센터에선 김샘. “도움을 요청하세요.”(이샘) 잠시 동안 어색한 침묵이 흐른 뒤 “Help me. mm … mm …” 영어 공부를 안 한 지가 너무 오래됐다는 이들. 손짓은 물론 몸짓 발짓을 다 섞어 가며, 센트럴 역사를 장장 40여 분을 걷고 또 걸으며 어렵사리 100HK$를 환불 받았다. 이때 김샘, 새하얘진 이샘의 안색을 보며 미안한 듯 말하길,“여행은 원래 실수하면서 배우는 게 재미야”

여행 길, 아파서 더 애틋한 연인
하지만 MTR을 타자 이샘의 상태가 점점 더 악화됐다. 이 상태로 여행을 진행시키기는 무리라는 판단에 김샘은 아내를 부축해 오늘 여행을 접기로 결심. “이렇게 일정을 강행하다간 너 병나고 3일 내내 아무것도 못할 거야. 몸부터 추스르자.”
전날부터 한끼도 식사를 못했던 이샘. 아픈 몸으로 장장 이틀 동안 물과 약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었던 것이다. “선영아, 그래도 죽은 먹을 수 있겠지?” 3권의 홍콩 여행 책자를 총동원해 가장 가까운 죽 집을 찾았다. 관광청 음식 가이드에 소개된 구룡반도에 위치한 뉴월드센터 쇼핑몰의 항흥(Hang Heung). 닭죽과 생선죽을 먹고 난 후 다행히 이샘의 상태가 나아졌다.
“아참! 8시에 연인의 거리에서 심포니 오브 라이트(Symphony of Light)를 볼 수 있다며!” 반나절을 허비한 이샘이 마음이 급해져 초스피드로 죽을 후루룩 들이켰다. 하지만 연인의 거리로 나서는 길부터가 녹록치가 않다. 뉴월드센터에서 연인의 거리로 바로 통하는 입구를 찾지 못해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온 것. 결국 베스트 스팟이 아닌 커다란 건물 뒤에 갇혀 현란한 레이저 쇼를 감상하는 데 그쳤다. 심포니 오브 라이트가 끝난 후에야 겨우 연인의 거리로 통하는 길을 찾아냈다. 이제사 여행이라는 것이 실감난다. 스타의 거리와 연인의 거리에 빼곡한 사람들, 그 속에 둘이 함께여서 더욱 좋다. 누구의 방해도 받고 싶지 않은 마음을 존중해 두 기자는 슬며시 자리를 피해 줬다. 다음날 더욱 활기차고 즐거운 여행을 기약하며.








연인의거리 찾아가기 MTR 침사추이역 C1출구로 나와 나단로드 따라 해안가 쪽으로 도보 10분

첫날의 여행 스타일로 미뤄 짐작하건대 두 내외의 초다정 초다감함은 “두 분은 싸우지도 않을 것 같아요-” “어쩜 김샘은 그리도 자상하신 건가요?”라는 싱글인 두 여기자들의 질투와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홍콩의 진정한 재미를 느껴 보자라는 기치 아래 전날 미처 보지 못한 것들을 만회하고자 한 곳이라도 더 가보고 하나라도 더 맛보자며 씩씩하게 시작했던 둘째 날. 24시간 중 무려 18시간을 함께 여행하며 그만 이들 부부의 본색을 눈치채 버리고 말았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둘째는 아들로!

홍콩에서의 두 번째 날. 걱정과 달리 이샘의 표정이 몹시 밝다. 욕조에 물을 한가득 담아 목욕을 하고 숙면을 취하고 나니 어제의 몸살기운이 씻은 듯 나았다. “이전에 배낭여행을 갔을 때에는 투어리스트급 호텔에서 묵어서 오늘 아침도 단출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근사할 줄 몰랐어요.”(이샘) 다양한 요리를 갖춘 호텔 조식 뷔페에서 든든하게 아침을 먹고 혹여 출출할 때를 대비해 간식까지 챙긴다.

화창한 날씨에 밝고 가벼운 몸과 마음까지, 발걸음이 경쾌하기만 하다. 셔틀을 기다리면서 호텔 앞 산책로를 걷다가 김샘의 한마디. “우리 기왕이면 안고 걷자.” 이에 이샘의 반응. “한국에선 이렇게 걸어 본 적 없었는데.”

홍콩에 오면 꼭 해보고 싶었던 일 중 하나가 의외로 2층 버스 타기였단다. 버스 2층의 제일 앞자리에 앉으니 시야가 확 트여 더욱 재미있다며 아이처럼 좋아하는 김샘을 보며 이샘이 핀잔을 준다. “다 큰 어른이 왜 이렇게 좋아해-. 선배네 반 애들이 보면 웃겠다.”

홍콩에서 제일 큰 해수욕장인 리펄스 베이에 도착하자 똘똘이 스머프적 면모가 돋보이는 김샘이 이샘에게 설명한다. “이 리펄스 베이는 수심이 얕아서 해수욕을 즐기기 좋대. 저-어기 저 사원 보이지? 저게 틴하우 사원인데 사원 앞의 커다란 두 신상은 어부를 보호하는 신상이래.”

1. 만지면 정말 아들 낳나요?
2. 바닷가에 위치한 사원이라니 낙산사가 떠오른다
3. 함께 즐기는 얌차
하얀 모래와 파란 바다의 색이 예쁜 리펄스 베이를 따라 조금만 내려가 보면 원색적인 색감의 틴하우 사원(Tin Hou Temple)이 나온다. 사원의 한 켠에는 관광객들이 어떤 불상을 계속 쓰다듬고 있다. 이유를 들어 보니 만지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이 있다고. “정말 유난스럽다”고 말은 하면서도 본인도 모르게 손을 뻗어 불상을 만지는 이샘.

다시 신나는 버스를 타고 스탠리 마켓으로 향했다. 이곳은 외국인들을 상대하는 시장으로 유명 브랜드 상품을 소위 땡처리를 하는 가게가 많아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아무리 몸이 떨어져 있어도 금이야 옥이야 어어쁜 연우 생각이 한시도 떠나질 않는 두 사람. 전통 중국 아동복에 필(feel)을 받는다. “연우한테 이게 맞을까?”(이샘) “130HK$이면 거의 2만원이잖아. 밤에 레이디스 마켓 가서 사자.”(김샘)

대강의 아이쇼핑을 마치고 시장 옆 해안선을 따라 예쁜 색과 모양을 자랑하는 카페촌을 구경하는 길. 누가 선생님 아니랄까 봐 홍콩 고등학생들의 교복을 흥미롭게 관찰하며 맥도널드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아이들의 건강까지 걱정한다. “홍콩에는 급식 시설이 없나 봐.”

리펄스 베이, 틴하우 사원, 스탠리 마켓 가는 길 센트럴의 익스체인지 스퀘어(Exchange Sqaure) 1층 버스 정류장에서 시티버스 6, 6A, 6X나 익스프레스버스 260번이 운행된다. 소요시간은 약 20분 정도이며 요금은 5HK$.

우리 애프터눈 티 좀 먹으면 안 되겠니?
1. 대낮, 홍콩 거리 한복판에서의 잊지못할 키스씬
2. 호텔에서의 조식
3. 스탠리 마켓에서 아이쇼핑 중


차를 마신다는 뜻의 한자어 음차(飮茶)를 광둥 사투리로 읽는 말이 얌차이고 이때 먹는 음식은 간식에 가까워 마음에 점을 찍는다는 뜻의 딤섬(点心)이다. 홍콩 사람들은 간식을 먹는 것보다 차를 마시는 것을 더욱 중시하기 때문에 보통 딤섬을 먹는다라고 표현하기보다는 얌차한다라고 말한다. 점은 물론이고 잠시 마음에 쉼표도 찍을 겸 가이드북에서 고급 딤섬 레스토랑으로 소개된 딤섬 전문점으로 향했다. 일단 세계에서 가장 긴 에스컬레이터라는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Mid-Level Escalator)를 찾아 나선다.

본격적으로 길을 찾아 나선 길에 슬슬 이 부부의 말다툼(?)이 시작됐다.
“사람들이 왜 내 발음을 못 알아 듣지?”(김샘)
“발음을 똑바로 해야 알아 듣지!”(이샘)
“걷다가 사거리가 나오면 거기서 다시 물어보자.”(김샘)
“그렇게 대책 없이 말하지 말고!”(이샘)

기자들은 분위기가 어째 살벌(?)하다 싶어 두 발짝 물러서 따라가기만 했다. 이윽고 목표의 딤섬 집 발견! 언제 그랬냐는 듯 여러 가지의 딤섬을 하나씩만 시켜 사이좋게 나눠 먹는 이 달콤하고 사이좋은 염장 커플. 얌차를 마치고 소호 거리의 구석구석을 구경한다. 눈을 던지는 곳곳이 구경거리다. 너무도 중국적이면서 또 무척이나 유럽스러운 카페와 레스토랑, 작은 골목 사이 노천식당까지. 뚜렷한 색을 가진 다양한 문화의 혼재가 이토록 흥미로울 줄이야!

원래는 계획에 없던 애프터눈 티(Afternoon Tea). 하지만 “홍콩에 와서 이곳의 명물인 애프터눈 티를 안 먹어 볼 수 있나요!” 틴하우 사원에서 만난 학생들의 조언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 계획을 소폭 수정해 애프터눈 티 잘하기로 유명한 페닌슐라호텔과 리펄스 베이 인근 베란다, 둘 중 어디로 갈 것인가를 고민하다 가이드 북을 참고해 예쁜 고양이 모양 핫케이크가 있는 캣카페(Cat Cafe)로 최종 결정!

가이드북의 설명에만 의존해 완차이 지역의 모세혈관처럼 뻗은 골목골목을 누빈다. 10분, 20분, 30분…. 이샘의 일침. “그냥 다른 데로 가지? 앙?” 무릇 한번 결심한 일은 중도에 포기하는 법이 없는 법이라며 더욱 호기 있게 캣카페로 향하는 김샘. 결국 한 시간여를 헤매고 또 헤매 도착한 완차이 후미진 곳에 위치한 캣카페는 그야말로 애묘카페였던 것. 수십 마리의 고양이가 카페 곳곳을 점령(!)하고 테이블 위로 올라와 잔에 담긴 우유를 할짝할짝 핥기까지 하는 데다 여고생이 손님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었다.

평소 동물을 싫어하지는 않았지만 고양이의 체취가 진동하는 카페는 로맨틱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었다. “악- 아니 가이드북에는 왜 애묘카페라는 주의사항이 없는 거야!”

결국 4단 트레이에 과자와 케이크가 아름답게 장식된 정식 애프터눈 티는 아니었지만 오후의 나른한 분위기를 한껏 낭만적으로 보내기 위해 완차이 지역의 한 이름 없는 커피숍에 들어가 뒤늦은 애프터눈 티타임을 가졌다. “아 힘들었지만 우리 이렇게 분위기 잡아 보는 게 얼마 만이야.”(이샘) “그래 우리 둘이 홍콩 거리를 한 시간도 넘게 헤매면서 완차이를 완전 정복(?)했다는 게 중요하지.”(김샘)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소호 가는 길 장장 800m에 달하는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영화 <중경삼림>에서 왕비가 양조위의 집에서 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집으로 오는 그를 발견하고 뜨악 놀라는 장면이 촬영된 곳. 센트럴 역과 성완 역 사이에서 시작해 밑에서부터 맨 꼭대기까지 가는 데 20분이 소요된다. 오전 10시경부터 밤 11시까지 올라가고 출근시간대에는 내려간다.
Ro-mantic의 연장, 나이트 라이프
두 사람의 로맨틱 여행에 후끈 불을 지펴 주기 위해 홍콩관광청이 마련한 로맨틱 디너 시간. 가이드 김해정씨를 만나 홍콩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IFC의 고급 레스토랑 쿠신쿠신(Cuisine Cuisine)에서 탄탄면을 비롯한 사천음식을 풀코스로 즐겼다. 가이드에게 한류와 홍콩의 명소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묻는다. 게다가 이들 부부, 또 한 번 직업의식에 불타, 홍콩의 교육제도에 귀기울인다. 한국 못지않은 홍콩의 교육열이 친근하면서도 신기하다.

스타페리를 타고 다시 구룡반도로 가는 길. 안개에 휩싸인 야경은 맑은 날 보다 훨씬 신비롭다.
무뚝뚝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김재덕, 이선영 부부. 연애시절의 애틋하고 상큼한 느낌과 그때의 분위기를 다시금 재현시키기 위해 트래비를 비롯해 내일여행, 홍콩관광청, 캐세이패시픽까지 총 4개사가 뭉쳤다.
초특급호텔에서의 하룻밤, 쿵쾅거리는 비트에 심장소리도 두근두근 요동치는 젊음의 거리 란콰이퐁, 놀이공원에서의 닭살행각 …. 또 거기서 끝이 아니다. 이국의 거리와 바닷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키스 세례를 유도했던 트래비 기자들의 집념은 무뚝뚝한 이들 부부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

“선배, 아까 우리가 로맨틱 디너를 먹었던 IFC 빌딩에서 용이 승천하는 것 같아.”(이샘) 바다를 둥실 떠가는 배와 안개 자욱한 화려한 홍콩섬의 휘황찬란한 야경은 말 한마디 하지 않아도, 그 어떤 감미로운 배경 음악이 깔리지 않아도 지극히 낭만적이고 또 낭만적이다.

홍콩의 서민적인 면을 느끼며 싼 값에 좋은 물건까지 건질 수 있는 야시장은 어떤 일이 있어도 빼 놓을 수 없는 일정이다. 홍콩섬이나 구룡반도의 시내와는 또 다른 모습의 야시장. 커다란 골목에 상점들이 빼곡히 들어 서 있는 레이디스 마켓은 과연 홍콩의 명물답다. 낮에 사지 못했던 딸 연우의 귀여운 차이니즈 의상부터 동료 선생님들과 각자의 반 학생들에게 줄 선물을 고르느라 여념이 없던 두 사람. 한참을 고민하고 흥정에 흥정을 거듭하던 중 12시가 되자 후다닥 파장 분위기가 된 야시장. “으아 - 선물 어떡해!”

여기서 교훈 한 가지. 홍콩 시민들도 자주 이용하는 시장은 믿을 수 있어 좋고 깎는 재미도 쏠쏠하다. 하지만 지나친 흥정은 상인의 짜증을 유발시키고 꼭 사야 할 아이템을 놓치는 경우가 있으니 합리적인 흥정 가격을 제시하고 어느 정도 수긍할 만한 가격이면 구입할 것. 결국 쇼핑은 실패했다.

하지만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란콰이퐁에서 맥주 한잔으로 하루를 마감하기. 한국으로 치면 홍콩의 홍대앞 거리격인 이곳을 실제로 만난 느낌은 너무도 예상 밖이다. 전세계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란콰이퐁이라는 경계가 있는 듯, 없는 듯한 지역에 삼삼오오 그룹을 이뤄 술과 이야기를 나눈다. 김샘과 이샘도 이 젊은 열기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는 일.
란콰이퐁에서는 바나 펍 안에서 가벼운 맥주나 칵테일을 즐길 수도 있지만 맥주병을 들고 길가로 나와 거리의 분위기를 만끽하며 새로운 친구도 사귀어 볼 것. 술 보다는 분위기에 거나하게 취해 기분이 좋아진 김샘이 말하길, “우리 대학 때 함께 포장마차에서 술 마신 이후로 이런 자리 되게 오랜만이다. 앞으로도 이런 시간 자주 갖자.”

두 사람은 비로소 이 여행의 가장 황홀한 순간에 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홍콩을, 그리고 둘만의 여행을 즐기는 사이 어느새 시간은 새벽 2시 반. 술까지 마셨더니 하품이 슬슬 삐져 나온다. 올나이트라도 하며 홍콩의 마지막 저녁을 즐기고 싶지만 24시간 중 총 18시간 가까이 걷고, 찾고, 먹고, 마시고, 보고, 듣고, 오순도순 분위기에 절로 심취했던 여행을 온전히 즐기고 나니 피곤은 당연한 일. 연기(?)인지 진실인지는 모르지만 거의 넉다운이 돼서 택시를 타고 홀연히 호텔로 사라진 김샘과 이샘. 마지막 밤도 달콤하고 사랑스럽게 보내셨겠죠?

레이디스 마켓 가는 길 : 여성과 관련된 각종 액세서리와 의류들을 판매하는 레이디스 마켓은 낮 12시부터 영업을 시작해 밤 12시께 문을 닫는다. 지하철 몽콕역 E2 출구로 나가면 바로 보인다.

란콰이퐁 가는 길 :
MTR 센트럴 역에서 D2 출구로 나와 걸어 올라가거나 센트럴 스타페리 선착장에서는 황후상 광장을 건너 홍콩 은행을 지나 걸어 올라가면 나온다. 맥주는 52-62HK$선, 칵테일은 52-72HK$선.

::: 파파라치처럼 몰래 따라가 본 그들의 티격태격 현장

티격태격 아웅다웅하는 모습마저도 다정다감해 보이는 건 오랜 부부 생활의 내공 때문일까. 함께 여행을 하면 서로 부딪힐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귀엽게 티격태격했던 그 현장 고발.

♥ 청승 논쟁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결혼한 두 사람. 트래비 응모 당시 솔직담백하고 가슴을 울리는 사연으로 트래비 편집부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당첨된 이 부부. 하지만 응모한 김샘이 아닌 이샘은 나름대로 남편의 응모 내용에 불만이 많았다. “그렇게 청승맞게 쓰면 사람들이 우릴 얼마나 불쌍하게 보겠어? 내용 하나하나 사실이긴 한데 선배가 쓴 건 너무 청승맞아 창피했어.” 이에 질세라 김샘, “그게 어떻게 청승이야- 솔직한 거고 다 사실이잖아.” 결국 그 사실의 강도와 서로 주관적인 해석이 달라 길 찾는 내내 청승 논란을 벌였다.

♥ 술김 논쟁

무려 600통의 편지를 교환하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던 두 사람. 둘 다 내성적인 성격이라 어느 한 사람 용기 내어 “사귀자”고 말하지 못했다. 이에 김샘의 선배가 그의 생일에 술을 먹였고 밤 늦게 이샘을 불러냈다. 이날의 프러포즈에 대해서 이샘은 “술김에 고백한 거지?”라 하고 김샘은 펄쩍 뛰며 “술은 마셨지만 절대 취하지는 않았다”며 술김이 아니라 진심이었음을 주장. 하지만 확실한 건, 진심은 아마 이샘이 더 잘 알고 있지 않을까?

::: 김샘과 이샘이 홍콩서 만난 사람들

22살 청년 曰, “저희랑 동갑인 줄 알았어요”

틴하우 사원에서 만난 22살의 청년 박병기씨, 장영일씨. “어쩐지 딱 보니 한국 사람 같았어요. 그런데 우리랑 비슷한 나이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8년차 부부세요? 우와-.” 이날이 홍콩에서의 두 번째 날이라며 두 부부와 만나 서로의 일정과 정보를 교환했다.
커플 이벤트로 여행을 오게 됐다는 설명에 “우리 여자친구들은 뭐하는 거니”라며 부러운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던 예의바르고 유쾌한 두 청년과의 기분 좋은 만남.
“Let me introduce Korean Mafia!”

뜬금없이 나타나 “한국인 마피아를 소개해 주겠다”고 말을 건네던 헨리 케린스(Henry Kerins). 홀연히 등장한 사람은 눈웃음이 가수 비보다 귀여운 홍준형씨. 아니 마피아 치고는 너무 귀여운 거 아니에요? 라고 반문하며 이야기를 나눠 보니 홍콩에 살며 한국 국제 학교에 재학 중이란다. 이윽고 등장한 다른 한국 마피아(?)들. 최지형씨와 신현우씨까지 한국 사람들을 란콰이퐁이라는 코스모폴리탄적인 공간에서 만난 일은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빼어난 외모가 눈에 띄던 이들은 알고 보니 홍콩에서 모델로 활동 중이란다. 특히나 이들 부부에게 말을 건넨 케린스는 알고 보니 아버지가 한국에서 사업
중이고 한국 문화와 한국 음식을 매우 좋아한다고. 수다는 끝이 없었다.
::: “무슨 교통 수단이 이렇게 재밌어!”

버스 타고 스릴을 즐긴다?

홍콩이란 나라의 인상은 마천루와 고층 아파트 등 모든 게 위로 뻗어 있는 느낌이다. 홍콩의 버스도 2층이다. 버스 자체의 높이 때문인지 커브를 돌 때마다 옆으로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나 바로 머리 위로 지나가는 대형 간판들이 아찔한 느낌을 준다. 홍콩에서는 버스 2층의 맨 앞자리의 스릴을 놓치지 말자. 버스 요금은 1.2- 45HK$로 구간과 목적지에 따라 다양하다.

홍콩의 명물 트램

홍콩의 이국적인 풍경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트램(Tram). 홍콩섬 북쪽에서 운행하며 200- 300m 간격의 정류장에 모두 선다. 속도가 버스보다는 느리지만 관광객에게는 트램의 운치를 즐길 수 있어 큰 인기다. 버스와는 달리 내릴 때 요금을 지불한다. 구간에 상관없이 2HK$.

가파른 경사를 오를 땐 피크 트램

피크 트램은 산을 거꾸로 올라가는 노면 전차다. 물론, 빅토리아 피크에 오르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피크 트램만큼 재밌는 교통수단도 없다. 경사가 심한 산을 오르기 때문에 겁을 상실한 당신이라면 산 아래쪽이 보이는 끝자리를 사수하도록. 편도 20HK$, 왕복 30HK$이다.

홍콩의 바다 위를 둥실 떠 가는 스타페리


홍콩과 구룡반도를 오갈 때 스타페리를 한 번쯤은 이용해 보자. 홍콩섬과 구룡반도의 야경을 한눈에 바라보며 바다 위를 두둥실 떠 가는 매력적인 교통수단이다. 요금도 싸다. 2.2HK$이며 오전 6시30분부터 오후 11시30분까지 홍콩섬 센트럴에서 구룡 침사추이를 운행한다.

이도저도 어려울 때는 고민 말고 MTR을!

우리나라의 지하철 격인 홍콩의 MTR은 오전 6시부터 새벽 1시까지 운행한다. 1회용 승차권은 자동발매기에서 구간별, 노선별로 구매한다. 가격은 4-26HK$로 다양하다. 서브웨이(subway)라고 쓰여진 곳은 그냥 지하도일 뿐이니 착각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MTR역 안에는 화장실이 없으며 흡연이나 음식물을 먹는 행동은 금물이다.

택시 타기 전에는 꼼꼼한 체크가 필수

긴급 상황,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택시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편리하고 간편하지만 가격이 비교적 비싸고 한국의 택시와 다를 게 없다. 운행 지역에 따라 색이 다르며 관광객들이 주로 머무는 홍콩섬과 구룡 지역의 빨간 택시의 경우 2km당 기본요금은 15HK$, 이후 200m당 1.40HK$씩 부과된다. 홍콩섬과 구룡반도 사이의 터널을 이용하면 20HK$의 터널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트렁크에 짐을 싣는 경우 추가 요금이 있으니 유념하자.

공항과 시내를 가장 빨리 잇는 공항 익스프레스

첵랍콥 국제공항에서 구룡이나 홍콩섬의 센트럴까지 들어오는 가장 빠르고 손쉬운 방법은 단연 공항 익스프레스이다(AEL). 각 AEL역과 시내의 주요 호텔 간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되기 때문에 무척 편리하다. 매 10분마다 운행하며 센트럴 역은 100HK$, 구룡 역은 90HK$, 칭이 역은 60HK$이며 왕복으로 이용하거나 여러 명이 동시에 이용할 경우에는 가격이 할인된다.

둘만의 데이트를 학수고대했을 터인데 파파라치 노릇 하기도 눈치가 보였던 기자들. 오전 내내 그리고 오후 3시까지 두 사람만의 자유시간을 줬다. 탈 것을 좋아하는 김샘답게 피크 트램은 꼭 타봐야 한다며 빅토리아 피크로 향했다. 빅토리아 피크는 야경으로 유명한 곳이기는 하지만 안개 자욱한 아침의 빅토리아 피크도 나름대로 기분이 좋았다. 또 산 정상을 둘러보며 오랜만에 여유를 갖고 둘이서 천천히 산책로를 따라 걸어도 봤다. 게다가 이들에게는 숙제가 남아 있지 않은가. 지나왔던 시장마다 뜸들이느라 주변 사람들의 선물을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했다. 쇼핑의 천국 홍콩에서 빈손으로는 돌아갈 수 없는 노릇. 가이드북과 안내 책자에 소개된 쇼핑몰을 돌며 쇼핑에 박차를 가했다.

1. 디즈니랜드의 환상적인 불꽃놀이
2. 미키, 미니, 도날드덕, 푸우 등 디즈니 캐릭터로 변신한 여학생들
3. 프린세스 숍의 디즈니 여러 공주들을 소재로 한 의상들

디즈니랜드, 동심으로 돌아간 선생님

디즈니랜드에서 이들을 다시 만났을 때, 분명 바리바리 쇼핑 아이템들을 가득 안고 왔을 거라는 추측과는 영 달리 쇼핑백 하나 달랑 들고 돌아온 두 사람. “아- 또 망설이다 하나도 못 샀어요.” 아, 지름신도 비껴간 이 부부. 그래도 홍콩 디즈니랜드만은 확실하게 즐겨 쇼핑 실패의 한을 풀리라.

새로 장만한 티셔츠로 갈아입고 디즈니랜드의 퍼레이드 라인에서 대기한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퍼레이드 라인에는 수많은 관광객들과 홍콩 현지인들이 가득하다. 드디어 미키마우스, 도날드덕, 아기코끼리 덤보, 라이언킹의 심바, 인어공주 등 다양한 디즈니의 캐릭터들을의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우리 연우가 미키마우스 굉장히 좋아하는데 나중에 함께 오면 너무 좋아하겠다.” 입이 쩍 벌어질 만큼 다양한 기념품을 판매하는 매장은 예쁜 딸을 둔 엄마, 아빠의 욕심을 자극한다. 특히 프린세스 숍에서 신데렐라, 백설공주, 인어공주 등 디즈니의 여러 공주들을 소재로 가발, 반지, 요술봉, 머리띠 등의 액세서리에서 드레스까지 완전하게 치장할 수 있는 품목을 볼 때 이샘과 김샘의 눈은 또 얼마나 반짝거리던지.

두 사람을 진정시키고 디즈니랜드 탐험에 나선다. 홍콩 디즈니랜드는 메인스트리트USA, 어드벤처랜드, 팬터지랜드, 투모로우랜드 4개의 존이 있다. 시간과 체력 관계상 모든 어트랙션을 이용할 수는 없는 일. 그래서 각 구역마다 꼭 한 번 돌아보고 싶은 어트랙션만 쏙쏙 골라 타는 것을 목표로 부지런히 뛰어다녔다. 둘째 날 가이드가 침이 마르게 추천했던 라이언킹의 축제(Festival of the Lion King)의 4시30분 공연을 보기 위해 발빠르게 공연장으로 움직였다. 만화영화 <라이언킹>의 뮤지컬 버전으로 매우 수준 높은 무대장치와 출연배우들의 연기를 다이나믹하게 관람할 수 있.는.데! 눈에 들어오는 광경은 마치 푸코의 진자를 연상시키는 김샘의 졸음과의 싸움. 어제의 일정이 무리였는지 이 시끄러운 공연을 보며 졸고 있는 김샘이 못내 안쓰러운 이샘. 졸음이 쏟아질 틈이 없는 어트랙션을 골라 투모로우랜드로 향한다.

롤러코스터의 일종인 스페이스 마운틴(Space Mountain). “에이 우습게 보던 김샘. 의외로 빠른 스피드와 우주공간을 연상시키는 칠흑 같은 어둠의 짜릿한 놀이기구를 체험하고는 큰코다쳤음을 시인한다. 서서히 놀이기구에 필을 받으며 지도에 차근차근 X표시를 하면서 디즈니랜드를 한바퀴 도니 7시30분. “불꽃놀이에 늦겠다!”며 서둘러 자리를 맡았다. 디즈니랜드의 성이 정중앙으로 보이는 위치에 자리를 잡고 8시가 되기를 기다린다. 어렸을 적 보던 덤보와 미키마우스, 도날드덕, 지금 연우가 사랑하는 인어공주와 알라딘까지… 디즈니 성 벽면에 영사되는 만화영화를 보며 주제가도 흥얼거려본다. 이제 네 시간 뒤에는 홍콩을 떠나야 한다니 아쉽기만 하다.

빅토리아 피크 가는 길 MTR 에드머럴티 역 B번 출구로 나오면 홍콩공원이 나온다. 그 맞은 편에서 피크 트램 승차 가능.

홍콩 디즈니랜드 찾아가는 길 MRT 텅충라인(Tung Chung Line)을 타고 서니베이 역에서 하차. 디즈니랜드 리조트 라인으로 갈아타면 한번에 디즈니랜드에 도착한다. 요금은 성인의 경우 평일에는 295HK$, 3세부터 11세의 어린이는 210HK$.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성인 350HK$, 어린이 250HK$. 더 자세한 사항은 www.hongkongdisneyland.com 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이 부부를 인터뷰하다


Q. 아내의 어떤 점이 좋으세요?

이샘 다 좋지?
김샘 모두 다 좋죠! 농담이 아니라 정말 다 좋아요. 결혼하고 나서도 퇴근 후에는 매일 아내를 데리러 아내의 학교로 가는데 저 멀리서 걸어 나오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고 설레요.
이샘 정말? 그런 걸 말로 표현을 하란 말야-

Q. 이번 여행에 대해 총평을 하자면?


이샘 그런데 저희가 로맨틱에 맞나요. 괜히 트래비에 누를 끼친 건 아닌지 걱정이 돼요. 물론 여행을 가긴 쉽지만 또 우리 부부 둘만 여행을 가기는 쉽지 않죠. 게다가 둘이 여행을 한다 해도 이렇게 특별한 대접을 받으며 사진으로 우리를 표현하고 추억을 남기는 건 더 어려운 것 같은데 이런 경험을 하게돼서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김샘 처음 여행을 준비할 때는 홍콩이란 도시가 로맨틱할 거라는 기대도 하지 않았어요. 그냥 여행이라는 것, 새로운 문화와 새 땅을 밟는다는 것만 기대됐어요. 하지만 새로운 곳에 있다는 설렘뿐만 아니라 도시의 버스나 지하철, 거리 하나까지도 낭만을 찾기 충분했던 것 같아요. 6년 동안 둘이 같이 찍은 사진이 거의 없을 정돈데 홍콩 길 한복판에서 뽀뽀를 하다 홍콩 시민들의 꾸지람도 듣고.(웃음) 둘 다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인데 우리가 세상의 중심이 된 기분을 단 3일 동안이라도 느낄 수 있어 재밌었어요.

Q. 여행 중 서로가 너무도 사랑스러웠을 때

이샘 첫날 돌아다니는 것 자체가 몹시 힘들었어요. 그런데 선배가 하나하나 챙겨 주고 자상하게 배려해 줘서 다시 한 번 생각했어요. 이 사람, 정말 사랑스러운 남자다라고.(쑥스러워하며)
김샘 사실 길 떠나서 아픈 게 얼마나 힘들겠어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아내는 좀 무뚝뚝한 편이거든요. 아파도 내색하지 않고 혼자 앓는 편인데 밤에 호텔에 들어가서는 춥다고 안아 달라고 할 때, 그때가 가장 사랑스러웠어요.


::: 똘똘이 스머프 김샘, 트래비에만 공개한다

온몸을 던져 깨달은 홍콩 여행 알짜 노하우!!

홍콩은 참 구석구석 볼 게 많은 나라인 것 같다. 양복 정장에 고무신을 신겨 놓은 듯하다고 할까. 그런데 그 모습이 우스꽝스러운 것이 아니라 나름의 멋과 향이 있기에 더욱 매력적이다. 이번 홍콩 여행, 좌충우돌 실수도 많았지만 배운 것은 훨씬 많다.


★ 여행 준비는 이렇게 했다

여행 준비는 가이드북과 인터넷 그리고 홍콩관광청에서 준 여행정보 소책자를 활용했다. OO출판사에서 나온 최신판을 기준으로 준비했는데 독자가 수긍하지 못할 만한 정보가 실려 있어 고생을 하기도 했다. 그래서 주로 이용한 것은 기자들이 준비해 온 <론리 플래닛(Lonely Planet)>과 관광청에서 제공받은 소책자들. 뒤늦게 계획을 수정하는 데 있어 <론리 플래닛>은 상세하고 주제별, 지역별로 세세히 정보가 수록돼 있어 여행 일정을 짜기 편했다. 특히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나 홍콩 사람들의 사회 문화적 특징 등을 재밌게 소개해 더욱 흥미로웠다. 인터넷은 카페나 블로그가 여행사의 일반적인 설명보다 더욱 생생하고 도움이 됐다.

★ 홍콩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홍콩 여행은 크게 세 지역으로 나눠 3박4일 정도면 알찬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다. 먼저 구룡반도 지역은 수많은 시장과 활기찬 거리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또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통해 홍콩의 야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기도 하다. 몽콕, 야우마테이, 침사추이는 밤 늦도록 둘러봐도 아쉬움이 남는다. 두 번째로 홍콩섬 북단. 이 지역은 금융과 비즈니스의 중심지고 가장 현대적이며 번화한 곳이다. 코즈웨이 베이, 완차이, 헐리우드 로드, 소호 거리, 란콰이퐁, 빅토리아 피크 등이 모두 이곳에 모여 있다. 대단히 현대화 돼 있지만 거리 곳곳에서 과거와 만날 수 있다. 세 번째로 홍콩섬 남단 지역은 해변이 있고 여유가 넘치는 곳이다. 리펄스 베이, 스탠리 마켓, 오션파크, 선상 가옥들이 색다른 추억을 남긴다.

★ 디즈니랜드, 쇼나 퍼레이드에 집중

홍콩 디즈니랜드에서는 놀이기구보다 쇼나 퍼레이드 등의 볼거리에 집중하자. 일반적인 놀이기구와는 달리 쇼나 퍼레이드는 디즈니만의 특색이 분명히 있다. 게다가 한꺼번에 수백 명씩 입장시키는 쇼는 줄도 빨리빨리 줄고 내용도 미국 본토의 감동을 느껴 볼 수 있다. 퍼레이드나 불꽃놀이 때에는 무조건 미리 장소를 선점하는 것도 중요하다.

★ 여행 준비, 사전 준비가 필수!

교통편은 종류가 너무 다양해 헛갈리기가 쉽다. 특히 공항 익스프레스에서 100HK$가 빠져 나갔을 때의 그 허탈함, 민망함과 택시에서 추가 요금을 내라고 했을 때 이유를 몰라 한참 동안 실랑이를 벌였던 일도 있었다. 교통편에 있어서는 금액 면에서 손해를 볼 수 있으므로 자세히 공부를 하고 가는 게 좋다. 정말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최고의 명언이다.

★ 다음 여행 때는 기필코 쇼핑을!

미적미적거리고, 고민하고, 소극적인 흥정을 하다가 결국 쇼핑에는 실패했다. 게다가 야시장이 문 여는 시간도 체크하지 않고 쇼핑하다 큰코다쳤다. 한국에 돌아와서 동료와 반 아이들, 가족 친지들의 나무람에서 벗어나는 데 정확히 2주가 걸렸다. 다음 여행에는 쇼핑 명수에 도전해야겠다. 또 쇼핑을 할 때는 전자계산기를 챙기면 머리 속에서 엉뚱한 계산을 하지 않아 더욱 합리적으로 쇼핑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 여행가계부

- 항공 및 숙박 :
내일여행에서는 투어리스트급 호텔과 항공이 포함된 주말 자유여행 금까기 상품을 41만3,000원부터 판매하고 있다.

* 실제 참가자들의 여행에서는 캐세이패시픽이 항공을, 홍콩관광청이 호텔을 제공했다.

- 식사
1일 항흥에서의 저녁식사 - 총 비용은 100HK$
2일 딤섬 레스토랑에서의 점심 - 총 150HK$, 저녁 쿠신쿠신에서의 사천식 세트메뉴
(홍콩관광청에서 제공했으나 가격으로 치면 1인당 380HK$) 점심은 시간이 촉박해 거르고 점심 겸 가벼운 저녁으로 디즈니랜드에서 간단히 군것질. 1인당 약 90HK$ 정도)

- 쇼핑
마지막 날 하버 시티에서 세일 중 구입한 폴로와 타미 티셔츠 두 벌. 각각 440HK$, 380HK$
입장료 디즈니랜드를 방문한 요일이 토요일. 피크 데이 요금이 적용돼 350HK$씩 지불
교통비 옥토퍼스 카드 300HK$ 이용. 나중에 보증금 50HK$와 남은 금액 5HK$를 합한 55HK$ 정도를 돌려받았다.

- 기타
란콰이퐁에서의 맥주 각 두 잔씩
총 126만7,344원 지출 (1인당 약 63만5,000원씩 지출한 셈)

* 환율 3월14일 기준 1HK$=128원


::: 홍콩에서 쓴 러브레터

♥ 사랑하는 아내에게
셀 수 없이 많은 날이 지나서야 편지를 쓰게 돼서 정말 미안하다. 결혼 후에도 가끔씩 편지를 주고받자고 했었는데 그게 뜻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나 보다. … (중략) …

홍콩에서의 모든 새로운 것들이 신기하고 색다른 풍경이어서 정말 이곳에 오게 된 것은 행운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래도 가장 큰 행운은 너와 함께 온종일 꼭 붙어 여행을 다닐 수 있어서였다. … (중략) …
어느 날 결혼을 앞둔 옆자리 선생님이 묻더라. “결혼을 해서 함께 살아도 아내가 늘 사랑스러워요?” 난감한 질문이었지만 신기하게도 대답이 술술 나왔어.

“늘 사랑스럽거나, 어떤 때가 가장 사랑스럽거나 그런 건 잘 모르겠는데요. 제가 몇 해 전 심한 열병을 앓았어요. 정신이 오락가락할 정도로 몽롱한 상태였는데 제 옆에서 아내가 밤을 새며 찬물로 몸을 닦아 주는 거에요. 정말 밤을 꼬박 새도록…. 그때 마음속으로 정말 다행이다를 몇 번이고 생각했어요. 이 사람이 아니라면, 이 사람이 없었다면…. 그런 생각을 하면 정말 답이 안 나와요, 앞이 보이질 않아요….”

선영아, 너는 내 인생에서 가장 다행스런 존재이자 해답이란다. 이번 여행을 계기로 앞으로는 함께 추억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만들자. 사랑한다. 2006년 2월17일 홍콩에서 둘째 날, 사랑하는 선배가

♥ 나의 영원한 동반자 선배

얼마 만에 쓰는 편지지? 종이를 앞에 두고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인데 선배도 마찬가지죠? 홍콩의 야경 앞에서 이렇게 오랜만에 편지를 쓰게 될 줄 생각도 못했답니다. … (중략) …

선배도 알다시피 내가 별로 로맨틱한 성격은 못 되잖아요. 그런데 막상 여행을 떠나니 우리의 삶에서 소중한 추억 하나를 만드는 것 같아 즐겁고 뿌듯해요. 이번을 계기로 일상에서 한발짝 떨어져 우리의 추억과 지금과 미래까지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몸도 마음도 너무 지쳐 있던 제게 새로운 기운을 불어 넣어 준 선배에게 무척 고마운 마음이랍니다. … (중략) …

이제 내일이면 일상으로 돌아가겠죠? 우리가 꿈꾸던 일을 하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고맙고 감사해요. 지금의 마음을 잊지 말고 앞으로도 우리 서로에게 가장 듬직한 버팀목이 되어 주기로 해요. 2006년 2월17일 사랑하는 아내가


::: 홍콩, 남들은 이렇게 논다

홍콩은 어떤 테마를 잡아도 좋을 그야말로 천 가지의 매력을 가진 여행지이다. 음식, 야경, 섬, 쇼핑 등 다양한 테마로 여행이 가능함은 두말 하면 잔소리다. 리펄스베이 등의 해변에는 초여름부터 초가을까지 휴양을 즐기러 홍콩을 찾는 사람들도 있다.

최근에는 <중경삼림>, <타락천사>, <첨밀밀>, <유리의 성>에 소개된 다양한 홍콩의 명소나 한국에서 방영된 <홍콩익스프레스>, <맛있는 청혼> 등의 촬영지를 그대로 여행하는 여행상품도 판매되고 있다. 또 한편으로 홍콩은 스톱오버(stop over)하기 좋은 여행지이기도 하다. 하루나 이틀 정도 임팩트하게 시간을 내서 쇼핑, 미식 등을 즐기는 여행자도 늘고 있다.

콘텐츠/내일여행 제공
(개별여행 즐겨찾기 내일여행, www.naeiltour.co.kr)
<저작권자(c)내일여행&트래비, 콘텐츠 재가공 후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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