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언니 시점 - 삐뚤어진 세상, 똑부러지게 산다
김지혜 외 14인 지음 / 파람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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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처음 봤을때 내가 좋아하는 TV 프로그램 전참시(전지적 참견시점)가 떠올라 시시콜콜 재미있는 여자들의 수다를 모아놓은 책일꺼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작가들의 프로필을 보고나서 생각이 달라졌다
작곡을 하는 사람 고등학교 교사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전직 기자 주부..
다양한 직업만큼 그들이 살아온 삶의 모습도 다르지만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15명의 공동 저자들중 몇몇은 에세이집 을 출간하거나 번역을 하는등 글쓰기를 좋아하고 글을 잘쓴다고 소문난 사람들이다

처음에는 SNS에서 만난 7명의 여자사람들이 매일 한사람씩 자기가 살아온 이야기를 자유롭게 글로 써서 나누는 재미있는 온라인 공간의 프로젝트로 시작하여, 다른 작가들을 섭외하여 더 다양한 이야기를 모아 한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책은 언니의 결정적 혹은 격정적 순간,
무례한 세상을 대하는 언니의 자세, 불혹을 매혹으로 사는 슬기로운 언니 생활, 언니가 되고 보니 사랑만한게 또 없더라 등 4개의 파트로 나누어 여성으로, 가정에서 누군가의 아내 엄마 딸로, 회사의 구성원으로, 사회에서 소수자로 각자가 겪은 잊을수없는 순간이나 경험들을 이야기한다

각 파트별로 소제목을 붙여놓긴 했지만 책을 읽다보면 나와 비슷한 나이의 여성들이라면 한번쯤 공감할만한 이야기들이다

제주여행때 온 몸 세포 하나하나 계절을 느꼈던 그 순간, 결혼기념일때 느꼈던 점점 빛이 바래져가는 결혼식과 사랑에 대한 추억들, 버스나 지하철에서 당했던 공포스럽고 끔찍한 성추행의 기억, 임신과 출산, 그리고 노화로 내 몸매가 망가지는게 느껴질때, 운전하다가 남성 운전자와 시비가 붙어 무시당했을때, 나이가 들면서 흰 머리카락 호르몬 불균형 노안 등 마음에 들지않는 친구(?)들이 하나씩 늘어날때, 길고양이나 강아지같은 작고 연약한 존재들로부터 느꼈던 따뜻하고 애틋한 감정들..

책을 읽기전엔 '삐뚤어진 세상, 똑부러지게 산다'는 부제를 보고 기쎈 언니들이 페미니스트적인 관점에서 젠더차별이나 혐오에 대해 한마디씩 쓴소리를 하지 않을까 했는데, 15명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나와 비슷한 고민과 생각들이 담긴 문장들이 눈에 띄어 그래 맞아~ 고개가 끄덕여지고 글에 빠져들게 된다

40대, 50대.. 지금의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여자사람들의 시점으로 바라본 지극히 일상적이지만 세상을 향한 놀라움, 분노, 애정이 담긴 허her스토리를 읽으면서 여자의 적은 여자가 아닌 여자를 돕는 여자, 든든한 큰언니를 만난 기분이 들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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