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받아 옛 도공들이 하던 전통방식으로 그릇을 만드는 사람이다셰프나 음식평론가, 미식가가 아닌 그릇 만드는 사람이 쓴 음식 이야기라고? 음식과 그릇은 서로 합이 맞지만 그릇을 굽는 장인과 음식 이야기는 언뜻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 더 궁금해졌다참꽃이 피면 바지락을 먹고..제목을 보고 맨처음 드는 생각은 참꽃이 뭐지? 였다책을 읽다보니까 참꽃은 우리가 잘 알고있는 진달래꽃이었다그런데 참꽃이 피면 왜 바지락을 먹으라는걸까?시의 한구절처럼 멋드러진 제목만큼 책의 만듦새도 독특하다표지 색깔은 고풍스런 도자기처럼 은은한 옥빛에 책등을 표지로 덮지않고 실로 꿰매는 사철제본이다저자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로 나누어 제철재료로 만든 음식과 함께 그릇 빚는 이야기를 들려준다곰취 머위 두릅같은 익숙한 식재료들도 있지만 응개 곤달비 맹종죽 어수리 병풍초 눈볼대 쥐꼬레이 까막바리 쫄쫄이 미역처럼 처음 들어보는 신기한것들도 많다음식 또한 마찬가지다봄나물 푸성귀 쌈 짜박된장 냉국같은 우리가 흔히 먹는것들도 있지만 청어김치 쑥설기 콩잎 물김치 구운 도토리묵처럼 독특한 음식도 나온다사람들은 이런 음식들을 보며 감탄하지만 저자는 그저 때마다 땅과 바다에서 나는 것을 단순하게 조리해 수수한 집밥을 먹을뿐이라고 한다그릇을 굽는것처럼 맛있는 음식을 먹으려면 발품을 팔고 부지런해야 한다그저 자연에 맞추어 밭에서 나는것에 따라 밥상을 다르게 차리는게 다일까?남들보다 부지런을 떨며 장을 보러가고 좋은 식재료들을 꼼꼼하게 고르고 재료에 맞는 양념과 조리법을 찾아 정성을 담아 맛깔스럽게 만들고.. 무엇보다 무심한듯 바뀌는 계절의 변화를 눈여겨 살펴야한다맛집 어플을 키고 주문만하면 언제 어디서든 내가 먹고싶은 음식을 먹을수있는 배달천국의 시대에서 살고있지만 저자와 가족들 그리고 지인들이 자연에 맞춰 소박하고 잔잔하게 먹고 살아가는 모습이 부러웠다좋은 사람들과 둘러앉아 자연이 주는 음식을 나눠 먹으며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온전히 즐기는게 진짜 최고의 맛이 아닐까?[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