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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이기호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10월
평점 :
김영하의 책읽는 시간 팟캐스트를 자주 듣는다. 반복해서 듣는다. 오늘 새로운 에피소드가 나와서 신이 난다. 히히. 그 중 40화 원주통신은 로알드 달 "맛" 다음으로 가장 많이 들었던 에피소드다. 누군가 내게 책을 읽어준다는 것은 굉장히 굉장히 기분 좋은 일이다. 들을 때 느낌이 좋은 책들은 반드시 읽어봐야지 하고 결심을 하는데, 이 책 역시 그 중 하나이다.
듣고나서 읽어서일까? 읽는 내내 김영하작가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하고, 첫번째 단편에서부터 이 소설은 누군가에게 직접 소리내에 읽어주도록 씌어진 소설이라고 하니 아닛! 이 작가가 왠지 모든 것을 선견지명으로 알고 2006년에 소설은 쓴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2013년 6월 어느날엔가 어떤 독자가 내 책을 읽어주는 팟캐스트를 듣고, 이 책을 읽으려 할테지? 우후후 그럼 이런 글을 써주지.. 하는 느낌이었다랄까. 마지막에 작가가 밝히지만, 자전적 소설이 몇몇 있다. 자서전이 아닌 소설이다. 작가 스스로 소설가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고민하는 메타적 글도 있었고, 그의 우연치않게 린치에 자주 걸리는 삶을 소설속 주인공에 녹여내어 보여준 소설도 있었다. 원주통신처럼 어릴적 기억과 실제 자신의 이야기를 버무려낸 이야기도 있었다. 마지막에 나오는 문학평론가처럼 구조적인 부분을 분석해서 여기엔 어떻게 쓰인 것이고, 이러저러한 내용들로 무엇을 하려했다. 라는 식의 평은 교과서처럼 어렵고, 잘 알지도 못하지만, 오늘 신문을 보다가 완득이 작가가 글을 쓰게된 계기를 봤는데 세상엔 죽일놈들이 많은데 실제로 죽이지는 못하니 펜을 들었다. 라는 것에서 헙!! 소리를 가슴이 입을 벌려 내는 듯 했다. 여기에 있는 글들도 다 마찬가지가 아닌가한다. 내가 생각하는 것들, 내가 바라본 세상, 내가 상상한 것들을 이야기로 재미있게 묶어내면 그게 바로 소설일 것이다.
빨간책방에서 이기호작가님 목소리를 들었을때는 교수님이시기도 하고, 왠지 푸근한 느낌의 중학교 역사선생님 같은 외모일 줄 알았는데 사진을 보니 굉장히 호남형이시다. 왜 맞고 다니셨지. 호남이되 주먹을 부르는 인상이신가? 음.. 아무튼 수인이라는 작품에서 소설가라는 직업에 대해 돌아보고, 묵묵히 나아가는 모습에서 뭔가 멋지다는 느낌을 받았다. 글들도 하나같이 너무나도 재미있다. 이기호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봐야겠다.
ps. 그나저나 고령토.. 진짜 먹어도 괜찮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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