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규 언더그라운드 여행기 - 젊은예술가의 세계기행 2
박훈규 지음 / 안그라픽스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제주도에 가기전에 짬짬이 읽을 책을 고르다가 예전에 어디선가 추천한 글이 기억나 집어들었다.

그러나 한쪽은 글, 한쪽은 삽화로 구성되어있어 겉보기와는 달리 금방 읽혀 비행기가 땅에서 발을 떼기도 전에 완독을 했다. 호주와 영국, 그리고 그의 인생에서 있었던 여러 이야기들 속에서 박훈규라는 사람이 어떻게 인생을 개척해나갔는 가를 엿볼 수 있는 책이었다. 이번 9월에 영국디자인페스티벌에 참가하기전에 숨은 정보들을 알 수 없을까? 하는 마음이었는데, 그것보다는 그의 인생전체를 관통하는 도전의식같은 것을 배웠다. 어쩌면 무모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분명히 힘이 있다.

 

이번에 워크샵을 끝나고 나서 다시 생각해보니 교수님들께 배운 디자인프로세스와도 비슷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우리는 디자인을 할 때 짐짓 자신도 모르게 끝을 생각해버린다. 어떻게 나오겠군. 하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에 상주하고 있다보니, 아이디어를 떠올리려해도 그 범주에서 크게 벋어나지 않게 된다. 하지만 다양한 방법론들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전개하고, 몸으로 하다보면 처음에 생각했던 것에서 의외의 것들을 발견해낼 수 가 있는 것이다.

 

그의 인생사에서도 이러한 것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인생의 단계단계 속에서 새롭게 얻은 깨닳음들을 통해서 그가 생각하고, 변하는 모습들 그리고 항상 그 안에는 사람을 소중히하고, 자신 스스로를 믿는 자존감, 자신감이 있었다. (표지만 봐도 자신감이 상당하다!)

 

 

나는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그저 단순히 회사에 취직하고,

쥐죽은 듯이 조용히 작업하는 디자이너가 아니기를 원한다.

많은 살마들 앞에서 자신의 작업에 대해 이야기하며 디자이너로서의

보람을 스스로 찾기를 바란다.

 

 

디자이너는 그가 말한 것처럼, 단순히 어떤 회사에 취직해서 부속품처럼 조용하게 있어서는 안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작가가 글을 쓰는 것처럼 디자인 역시 디자이너의 생각과 철학이 계속해서 묻어져나가는 듯 하다.

 

그리고 박훈규 오버그라운드 여행기라는 책으로 2탄이 있었다. 독후감을 적으려고 박훈규라고만 쳐서 검색해보니

그렇더라. 대략 리뷰들을 훑어보니 영국관련 이야기가 많던데 빠른 시일내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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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상화 이야기가 나오지 뭔가 가슴속이 아련하면서 아쉬움과 부끄러움이 잔존했다. 사실 길거리에서 초상화를 그리는 일은 나도 외국에서 굉장히 해보고 싶었던 일들 중에 하나였다. 하지만 짧은 시간내에 어던 사람이 만족할만한 그림을 그려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길거리 초상화는 하지 못하고, 의뢰를 받고 사람을 그려주는 드로잉이벤트를 기획해서 대체제로 만족했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다. 그때는 못그린다면 돈을 안받고라도 그려보고, 나중에 내 스스로 괜찮다고 생각하면 천천히 도전해봐도 좋았을텐데 말이다. 그리고 그때 미리 물꼬를 터놨다면 나중에 다른 곳에 가서도 저자처럼 그림을 통해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고, 여차하면 여행돈벌이로 쓸수도 있었을텐데 싶더라. 근육그림이든 마음으로 그리는 그림이든 부단히 노력해서 언젠가는 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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