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차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4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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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블로그에서 우연히 대학생들의 과소비문화에 대한 포스팅을 봤는데, 내용중에 대학생들이 화차를 꼭 읽어야 한다고 말을 하길래 어떤 의미에서 그런 것일까? 하는 호기심에 책을 읽게 됐다. 미야베 미유키라는 일본에서 굉장히 유명한 작가가 쓴 소설인데, 개인적으로는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었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혼마라는 경찰의 친척이 자신의 약혼녀를 찾아달라고 부탁해서 그  사건을 점점 파헤쳐나가보니, 약혼녀가 찾고 있던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인 것을 알게되고 그것을 조사해나가는 과정을 주로 그린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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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에 주된 교훈이라고나 할까? 신용카드 돌려막기같은 무분별한 소비는 단순히 그 개인의 문제여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구조가 사람들을 그렇게 이끌어가는 것도 굉장히 큰 부분을 차지한다. 자신은 아니라고, 실제로 겪어보지 않고서 개인에게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상당히 불합리한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문제가 생겼을 때는 모든 것이 절망속에 있다고 생각하기보다, 개인파산신청이라는 제도가 있으니 자살이나 범죄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전에 꼭 떠올려달라. 는 것이 아닐까 싶다. 2006년도에 책이 발매된 것을 보기전에는 '이 책은 분명히 신용카드가 생겨나서 얼마 안됐을때, 사람들의 인식이 제대로 안잡혀 있어서 그런 것을 말해주고 싶었나보다'라고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아닌 듯 했다. 나도 결국에는 구조적 묹도 있지만, 결국에는 제대로 마음을 다잡지못한 그들 탓이 아닐까? 라고 생각한 걸 보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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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교훈적 특성만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사실 이 부분은 정말 부분적인 것이고, 이 소설의 매력은 쇼코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느꼈다. 빨간책방에서 이동진 평론가님 말마따나 진짜 형사가 써도 이것보다 더 형사처럼 쓸 수는 없다고 말하신 것처럼, 장소하나하나 사람들이 말을 할때 모습들이 생생하게 묘사가 되있어서 자동적으로 머릿속에 그 광경을 그리게 되는 듯 했다. 그리고 요즘 김영하작가님이나 김중혁작가님의 의견들을 팟캐스트를 통해서 자주 듣다보니, 소설을 볼 때 조금 구조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시각도 얻게된 느낌이다. 여기서 혼마의 아들이 어떤 이유로 나왔을까? 모든 사건은 혼마의 시각에서 구성되는데 왜 1인칭시점이 아닌 3인칭으로 구조를 설계했을까? 은근슬쩍 날씨나 주변묘사가 아무의미없이 묘사한 것처럼 나오지만 어떤 복선으로 짜여진 것일까? 하는 식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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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다는 것은 지식을 얻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생각을 할 수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책'이라는 매체는 같은 책이더라도 사람에 따라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고, 내용 또한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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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개인적으로 휴식, 여가를 즐기는 방식은 두가지 종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가지는 생각을 안할수 있도록 무언가에 집중하는 휴식(운동, 게임, 음악 같은) 그리고 다른 방법은 책을 읽는 것이다. 나는 주로 음악을 여러개를 듣기보다는 한곡을 골라서 반복해서 듣는 편인데, 가만히 듣다보면 처음에는 보컬의 목소리에 집중해서 노래를 듣다가, 나중에는 점차 뒤에 악기들의 소리에 맞춰 들어본다. 그리고 나중에는 전체적으로 어떻게 조화가 맞는지 들어보면서 그냥 hear가 아닌 listen 하다보면 처음에는 몰랐던 새로운 분야가 머릿속에서 펼쳐지는 것을 느끼고 너무 신기했던 적이 있다. 책 또한 마찬가지인 것 같다. 특히나 이러한 문학작품이 그런 것 같다. 나중에 이러한 구조적인 방식을 시각적으로 구성해서 보여주는 디자인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

 

p.s. 확실히 소설보고 영화보니까 ㅠㅠ 좀 별로더라.

       소설이 영화가 된 케이스로 '은교'가 있었는데 은교는 영화를 보고, 너무 좋아서 책도 봤었는데,

       이번엔 반대로 했다가 조금 실망했다. 영화감독이 이런식으로 새롭게 바라본 시각도 있구나. 싶었는데 소설을 읽으면서 나름대로

       어느정도 인물의 느낌들이 머릿속에서 잡힌 설정이 깨지는 것이 조금 못마땅했던 것 같다. 

 

      다음에 요런 케이스가 있으면 영화부터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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