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미친놈 - 세상을 유혹하는 크리에이터 박서원의 미친 발상법과 독한 실행력
박서원 지음 / 센추리원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가슴에 화르륵 디자인에 대한 불을 붙였다.

타이밍도 뭔가 적절한 느낌이다. 참 나는 그동안 디자인전공 학생이면서 디자인하기를 두려워하고, 의심하고, 나아가지 못했다. 겉의 모습으로 속의 두려움을 감추려 하면서도, 그 일치하지 않는 매 모습에 소름끼치면서 모두를 부정하고, 다 나락으로 빠져들어가는 생활을 계속 해왔던 것만 같다. 어쩌면 지금이 시작인지도 모른다. 4학년이고, 졸업반이고, 나이가 27인것이 뭐가 그리 큰 걱정이더냐. 

 

미치기(reach) 전에는 아무것도 모른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라는 것은 경험을 할 때만 알아낼 수 있지, 시간이 흐른다고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몸소 깨닫는다. 미쳐야만(crazy) 미칠(reach) 수 있다. 

 

열정은 개나 소나 가지고 있다. 

 

호기심을 통한 적극적 관찰, 지금까지 소극적 관찰은 꾀나 해왔지만 끝까지 물고 넘어지고, 무언가 행하는 것이 아까워 그것을 디자인으로 어떻게 하면 표현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지 않고, 그나마 생각이 났더라도 더 강한 유혹에 빠져 잊어버리기 일쑤였다. 

 

어떻게? 표현할까보다 왜? 를 먼저, 핵심을 먼저 가지고 질문해라.

 

크리에이티브는 머리가 아닌 엉덩이에서 나온다. 반성하게 되는 문구다.

 

이 책에 10배 열심히 놀고, 100배 열심히 일하라는 말이 어찌나 멋지게 들리던지 모른다. 일 생각에 터져버릴 것만 같은 머리를, 아무생각을 할 수 없도록, 일에 대해서는 완전 떼어놓고 완전히 재충전할 수 있는 사람이 열심히 일도 할 수 있다는 것. 지금까지는 나는 열심히 잘 노는가? 내가 그리 활동적인 편이 아니라 열심히 논다는 것이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서 조금 얌전할지는 모르겠지만, 그 활동역시나 10배 열심히 놀지 못했고, 그 애매함따라 100배 열심히 일하지도 못하게 만드는 걸림돌이 아니었나 싶다. 

 

무엇이든 많이 보는 것은 좋다. 하지만 단순히 그 껍데기만 보고 모방하는 수준에 머무른다면 안본것만 못하다. 그 사람은 이런식으로 표현했구나, 그럼 나는 어떻게 다르게 할까? 안쪽으로 한걸음 더 들어서서 고민할 때 비로소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참 물러터졌다. 게으르다. 숫기가 없다. 몇년씩이나 내가 하고싶은 것을 고민하는 모습이 참 안타깝다. 그냥 저지르고 끝까지 가보면 될 것을. 몇번씩이나. 이게 맞을까? 내가 정말 진심으로 열심히 해봐도 되는 길일까를 의심하는 동안 기회는 그렇게 스쳐지나가버렸다. 

왜 나는 저자처럼 내가 하고싶어서 들어온 전공에 미친듯이 몰두하지 못했을까? 

 

예전에 봤던 책에서 오감은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느껴야만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창의성도, 열정도 마찬가지다. 나 스스로에게 귀를 열고, 내면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하지만 나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지금은 돌아가신 린치 교수님께서 내 두눈을 바라보고 말씀해주셨다. 호기심과 열정으로 이번 1년 미친듯 나아가보다. 미칠때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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