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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넛지 :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
리처드 H. 탈러 외 지음, 안진환 옮김, 최정규 / 리더스북 / 2018년 11월
평점 :
판매중지
KDM 책장에 있어서 잠깐 초반부만 봐볼까? 하다가 이건 진짜 꼭 봐야겠다. 했던 책이다.

책표지에는 이렇게 엄마코끼리가 아기코끼리에게 살며시 코로 밀어서 인도해주는 듯한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다. 넛지는 뭐고 이 그림의 의미는 무엇일까?
"넛지의 사전적의미는 팔꿈치로 쿡쿡 찔러서 어떤것을 하게 하다."
라고 한다. 위에 보이는 일러스트처럼 어미가 아이를 인도하듯, 무언가를 강압적으로 시키는 것이 아니라 부드럽게 유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UI/UX를 어렴풋이 공부하면서 알게된 사람이 행동을 할 때 무의식적인 반응, 그리고 EBS 다큐프라임같은 곳에서 소비심리를 보여줄때 사람의 무의식을 유도하는 여러 제도 및 장치들에 대한 책이다. 책에서는 이것을 사람들에게 선택권이 있도록 하게하지만 그 선택을 정부나 설계한 사람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끔 배치해놓는 것을 자유주의적 개입주의, 선택설계라고 부른다. 마치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설계자의 의도가 개입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악용될 수도 / 선한 의도로도 사용 될 수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이 넛지라는 것이 사회에 좋게 영향을 끼치기보다는 기업들이 먼저 이러한 심리들을 연구해서 시장에 적용함으로써 더 많은 이익을 챙길 수 있도록 영향을 끼친 것들이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어미가 아이를 좋은 곳으로 이끌듯 경제시스템 및 여러 사회구조들을 좋은 방향으로 바꿔보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있다. 나 또한 UI/UX를 공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기 때문에 수도없이 메모하며 책을 읽어 나갔다.
내가 합당하다고, 내가 스스로 믿게된 그것들은 결국 주변 환경에 의해, 내가 자유주의적 개입에 의해 선택하도록 유도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나는 이 원리와 효과를 알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회를 이룰 수 잇는 방법을 생각해보고 연구해야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
- 도입부에 언급된 파리스티커
http://zepero.com/875
언젠가부터 변기에 생겨난 조준마크 혹은 위와 같은 파리스티커들. 모두 정확한 조준(?)을 유도하기 위한 일종의 장치인 셈이다. 실제로도 이 스티커가 처음도입된 공항에서는 변기밖으로 튀는 소변의 양이 80% 감소했다는 보고가 있다.
이러한 작은 변화로 불러오는 행동의 변화들. 그것이 바로 넛지다.
- 높은 금연율 뉴스는 더 많은 금연을 유발한다.
인간은 떼 지어 몰려다닌다. 라는 본능적인 심리를 이용한 광고에 대해 설명하는 파트였다. 실제로 "공익광고에서 청소년에게 담배는 몸에 매우 해롭습니다."라고 광고하는 것보다 "몬태나 주 청소년 대부분(80%)은 담배를 피우지 않습니다." 라고 광고를 했을 때 사회적 인식을 바로잡는데 크게 기여했으며, 흡연율 또한 현저히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하는 결과가 있었다.
http://blog.daum.net/parisroom/795
보험광고나, 요즘 청소년들의 특정 메이커의 파카가 교복화되고 있는 현상들을 봐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 고지서에 에너지소비량에 따른 이모티콘만 넣었을 뿐인데 소비량 절약사례
에너지소비량이 평균보다 높으면 찡그린 이모티콘을, 평균 이하의 사정에는 웃는 이모티콘을 보냈을때, 에너지 소비량이 높은 가정에서 찡그린 이모티콘을 함께 받았을 때 소비량을 더욱 많이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사례는 우리나라에서 서비스디자인에서 적용된 사례가 있다.
이모티콘이 아닌 에너지소비량에 따라 레드카드, 옐로우카드, 그린카드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http://magazine.jungle.co.kr/
지식경제부와 디자인진흥원이 주도한 아파트관리비고지서 리디자인(Redesign)프로젝트는 국내에서의 대표적인 공공부분 서비스디자인 사례이다. 광고들과 이해가 어려운 정보 수치들로 쉽게 눈이 가지 않던 기존 아파트관리비고지서를 개선하고자 한 프로젝트로 궁극적 목적은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것이었다. 새롭게 디자인된 고지서는 에너지 사용량이 많을 때는 레드카드, 보통일 때는 옐로우카드, 절약을 했을 때는 그린카드로 고지서가 배달되는 것이다. 또한 지난달 대비 에너지 사용량 등 꼭 필요한 수치만 보기 쉽게 전달하는 정보디자인으로 주민들로 하여금 다음 달의 에너지 소비량을 줄일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1월~3월 삼성동의 한 아파트를 대상으로 적용되었는데, 그 결과 작년도 동일기간대비 10%의 에너지 절감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출처:http://www.designmap.or.kr/dt/DtDtFrD.jsp?p=86
이모티콘 없이 그 지역의 평균 소비량만을 알려줬을때는 평균 이상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가구는 소비량을 줄이고, 평균 이하의 가구는 소비량을 늘리는 현상(부메랑 이펙트)이 나타났지만, 위와같이 이모티콘이나, 소비량에 따른 카드색깔을 알려준 경우 평균 이하의 가구에서도 소비를 더 이상늘리지 않았다라는 것이 놀라웠다.
- 신용카드
신용카드는 알다시피 우리의 소비를 무의식적으로 부추기게 만든다.
실제로 현금으로 낼 때보다, 신용카드를 이용해 입장권을 구매할때 두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라도 손쉽게 지불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책에서는 신용카드 고지서의 문제점 또한 언급하고 이에 대한 대처방안들을 나열해 놓았다. 순간 나는 이것을 보고 아 그래! 신용카드 고지서도 여기에 나와있는 것처럼 고치면 좋겠다! 그리고 사용자들이 신용카드를 사용할때 이러한 유혹에 빠져들지 않을 수 있는 사용환경에 대해서도 연구해보면 좋겠는 걸?
하면서도 카드사의 입장이 생각났다. 카드사는 그러길 원치 않는다. 고지서를 디자인하고 내용을 배치하는 것은 카드사의 몫이다. 과연 그들이 이러한 디자인을 원할까? 카드사 뿐만 아니라 여러 기업의 입장에서 고려해 봤을때 이러한 자유주의적 개입주의를 통한 좀 더 소비자에게, 일반적인 인간에게 유리하도록 디폴트값을 설정해주는 여러 설계들에 대해 과연 찬성할 것인가? 에 대한 생각이었다.
'기업의 이익 vs 공익'에 대한 문제는 어떤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고민이 필요한 듯 하다. 당연한 듯이 공익을 우선으로 해야하는데 그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들은 어떻게 해야할까? 소비자들을 생각한 경영으로 소비자들에게 경제적이고, 소비자를 생각하는 기업으로 인정받아 다른 기업 가입자들을 뺴와서 더 많은 수입을 창출해 낼 것인가? 아니면 카드사 모두의 수입이 낮아지는 결과일까? 어려운 문제다.
대중이라는 것을 여길때 흔히 '대중들은 생각이 없다'라고 가정을 많이 했었으나, 이것은 상당히 맞지 않는 표현이었다. 단지 그들은 상황과 때에 따라 심리의 변화가 있었을 뿐 나와 같은 하나의 소비자, 인간일 뿐이다. 책에서 나와있는 것처럼 모든 상황에서도 최적의 선택을 할 수 있는 이콘과 인간으로 나누는 것이 페르소나를 설정하거나 대중심리를 생각해볼 때 더 적절한 방안이라는 생각을 했다.
넛지라는 책을 통해서 알게된 디폴트옵션의 강력함, 옵트인/옵트아웃 옵션, 여러가지 인간의 심리에 따른 행동들을 통해서 좀 더 적극적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심리와 구조상의 결함들을 파악해서 좀 더 좋은 UI와 UX를 제안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아이디어가 샘솟는 책이다. 읽을때는 포스트잇과 펜을 항상 지참!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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