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실물이 도착했습니다 | 다섯개의 미스테리
Wasuremono Ga Todokimasu
부제에 나와있다시피 총 다섯개의 단편이 묶여있는 단편집 분실물이 도착했습니다 :)
아무 정보 없이, 그저 어떤 분실물이 도착했다는 걸까 0_0 하는 궁금증이 유발되었던 책. 몽실 서평도서이기도 했는데 이번에야 읽어보게 되었다. 대부분 단편집들은 단편 중 하나의 제목이 단편집의 제목이 되던데, 이 책은 단편들의 제목과는 전혀 달라서 신기했던.
"(중략) 사사키의 아버지는 사건이 아니라 사고사로서 경찰이 손을 떼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 결과에 불만이 있으신 건가요?"
"뭐, 그런 거지."(p.22)
첫 번째로 실린 사라의 열매는 부동산 중개업자로 일하는 코히나타 히로시가 업무차 방문한 집에서 그 당시 히로시의 초등학교 선생님이었던 모리 선생님을 만나고, 20년 전의 '그 사건'을 언급하며 그 사건의 전말을 이야기한다.
과거에 일어난, 사고사로 처리 된 사건이 사실은 사고사가 아니다?
이 말만으로도 오호 - 하며 흥미를 유발하는데, 뒷 부분으로 갈수록 생각치못한 내용에 소름과 감동, 아쉬움과 여운이 같이 느껴졌던 이야기.
단편집에서 첫 번째로 실린 작품은 책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주거나 낮춰주는, 이 책에 대한 기대나 흥미도를 정해주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부분에 있어 사라의 열매는 굉장히 마음에 들었던 단편이었다. 기대치를 올려주었달까 :)
두 번째 너를 위한 응원가도 어떻게 보면 아쉬움과 여운이 남는 내용이었는데,
고등학교 졸업식 날, 뒤풀이에 참석 안하고 집으로 가는 요시키를 당연히 뒤풀이에 참석할 줄 알았던, 친하지도 않았던 다카사키가 뜬금없이 따라와 3년 전, 니시중학교에서 벌어졌던 여자아이가 습격당해 병원으로 실려갔던, 범인은 아직도 잡히지 않은 사건에 대해 이야기한다.
처음엔 살짝 생뚱맞네 뭐지? 싶었는데 점점 읽어나가며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라는 걸 깨닫고 기쁘게 읽었던ㅋ_ㅋ 이런 식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히히
세 번째 단편 거미줄은 카페에 온 손님 두 명과 직원이 수수께끼를 푸는데, 아이다쵸에 있는 벚꽃나무에 얽힌 선배와의 이야기로 뭔가 살짝 허무했던^^; 다섯 개의 단편 중 제일 썩 아쉬웠던... 왜 제목이 거미줄인지는 맨 마지막 부분에 등장한다 :)
네 번째 단편 이웃도 꽤 괜찮았는데, 강도 살인사건이 일어났었던 10년 전, 당시 알리바이 조사를 받았던 아들이 범행 시간 때 사실은 집이 아니라 밖에 있었다는 증언을 듣게 되고 설마 하는 마음에 동요되는, 그리고 진실을 파헤지는 아버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10년 전의 이야기지만, 그땐 그냥 에이 설마.. 하고 그냥 지나쳐버렸지만 갑자기 그게 수면 위로 올라와 사실은, 이랬던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상상을 하게 된다면, 그 현실과 마주해야한다면 얼마나 끔찍하고 무서울까 0_0 하는 생각이 들었던 단편.
결론이 사아아아알짝 허무했지만ㅋㅋ 그런대로 만족했던 단편이었다.
마지막 다섯 번째 단편은 들장미 정원으로라는 작품인데, 역쉬~~~ 단편집의 마무리를 짓는 작품이라 그런지 넘 재밌게 슝슝 읽어내려간 작품이다.
대행업체에서 근무하는 카오루는 좋은 집안 마나님 토야마 시호코의 개인적인 회상록을 만들어달라는 주문을 받고 시호코를 만나러 간다. 그리고 시호코의 과거에 있었던 미스터리한 이야기들 - 오빠 소타로가 연모했던, 약혼까지 했던 코우사카 토우코의 실종 -을 듣게 되고,
마지막 부분, 한 번의 만남을 남겨두고 시호코의 부음을 듣게 된다. 슬픔을 억누르고 찾아간 장례식장의 영정사진 속엔 자신이 알던 시호코의 모습이 아닌
처음 보는 다른 노부인의 얼굴이 담겨져있는데.... 투 비 컨티뉴 ㅋㅋㅋㅋ
그 때 토우코가 이 선택이 아닌 다른 선택을 했었다면 어떻게 변했을까. 하는 아쉬움을 느꼈던 ^_ㅠ
실린 작품들이 전반적으로 급박하게 전개되는 이야기들이 아니라 과거회상을 하며 그 때 그 당시의 일들 중 해결이 안 된, 궁금점이라든지 모순점, 생각할 거리가 남았던 사건들을 풀어가는 이야기들이기에 잔잔하고 담담하게 추리가 전개되는 소설.
편하게 술술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 본격추리가 아닌, 차분하고 일상적인 추리느낌도 좋아한다면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