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하게 산다
가쿠타 미츠요 지음, 김현화 옮김 / 북라이프 / 201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심하게 산다

WATASHI NO IREMONO

 

동백꽃 소파에 거꾸로 누워 빨대로 커피인지 콜라인지 모를 (얼굴이 빨간 걸 보니 흑맥주일지도..) 음료를 빨아들이며 누워있는, 라면 면발 머리카락을 뽐내는 여자와 뚱보 고양이.

​<무심하게 산다>​ 라는 제목에서부터 무심함이 뿜뿜 뿜어져나오는 와중에, 표지 일러스트마저 인상깊다.

 

약 4년 전, ​<치즈랑 소금이랑 콩이랑>​ 이라는 작품으로 처음 접했던, 그 이후엔 전혀 접해보지 못했던 작가 가쿠타 미쓰요를 다시 만나게 해 준 이 책은

예전에 즐겁게 읽었던 저자의 필력 그대로, 제목에서의 무심 아우라가 그대로 느껴졌다.

일본 월간지 <세이세이쿄> 2012년 9월호부터 2013년 11월호까지,

웹사이트 '겐토샤 Plus'에서 2013년 11월부터 2015년 4월까지 연재된 글을

가필, 수정하여 묶은 이 책은 마흔 다섯의 중년을 보내고 있는 저자가 세월의 흐름에 따른 몸과 마음의 변화에 대해 놀라기도 하고 당황하기도 하지만 결국엔 무심하게 받아들이는 - 순응해가는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되게 솔직하게 내용들이 적혀있어서 아직 난 그 나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재밌게, 그리고 공감하며 읽어나갈 수 있었던 책이다 :)

| 10년 전만 해도 전혀 몰랐던 단어가 모두의 입에서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온다.

완전 공감 백배 됐던 문장.

예를 들면 결혼에 관련된 단어들이랄까? 학생때는 전혀 아무것도 몰랐었는데,

취업을 하고나서 같이 일하는 분들이 결혼을 하며 예신, 예랑, 예도, 혼주, 예단, 스드메, 패키지, 본식, 리허설 등등등 - 진짜 듣도보도 못했던 단어들이 줄줄줄 @.@

머리가 다 아파왔고 헐 그런 걸 다 어떻게들 아는거지? 했는데, 막상 내가 그 때가 되니ㅋㅋㅋ 어머... 이런 거였구나, 찾다보니 알게 되는구나 싶기도 했고 :)

 

 

 | 어쩌면 체력은 돈과 같지 않을까. 흔히 큰 부자가 되면 돈을 쓰는 데 인색해진다고들 하지 않는가. 가득 채워져 있으면 쓰고 싶어지는 게 아니라 쓰고 싶어지지 않나 보다. 그것과 마찬가지지 않을까? 젊을 적에는 남아도는 체력을 어쨌거나 소중히 아껴두고 싶다. 아까워서 도무지 쓸 수가 없다.

아까워서도 도무지 쓸 수가 없는 건 아니지만, 정말 어릴 땐 거의 쓰질 않다가도 어른이 되면 어차피 사라지는 체력에 초조해지며 이것 저것 운동을 시작하는 것 같다. 나도 일 평생 운동의 ㅇ도 해보질 않다가 최근에야 필라테스를 하기 시작했으니......

 

 

| 아무래도 내가 좋아하는 음식 중에 '칼로리'라는 게 있는 것 같다...

중간중간 이렇게 귀여운(?) 일러스트들도 나와서 쉬어가기 느낌으로 읽을 수 있어서 좋았었다. 특히 이 칼로리 넘나 공감ㅋㅋㅋㅋ 칼로리를 냠냠 야무지게도 먹는다 허허 ;)

 

 

 | 나에게 다가오는 변화를 무심히 받아들이고 이제 내 나이가 쌓이는 방식을 새롭게 만들어볼 테다 이 책의 메인 - 주제를 나타내는 문구와 일러스트 까지 :)

 

 

 | 뭐는 나이 탓이고 뭐는 아니라고 마냥 따지지만 말고 흰머리를 염색하거나 넘어지지 않도록 신경을 쓰기도 하고, 자신에게 찾아온 변화에 아연실색하거나 무심히 지나치기도 하면서 나를 담는 그릇인 몸과 더불어 앞으로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

이 문장이 바로  '나이듦'에 대한, 이 책의, 저자의 결론인 것 같다. 낯설고 당혹스럽긴 하지만 무심하게, 때로는 반기기도 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