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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할 수 있어
김혁건 지음 / 좋은땅 / 2016년 9월
평점 :

락 그룹 더크로스 메인 보컬 김혁건의 자전적 에세이, 넌 할 수 있어

현재 20-30대 중, 노래방에서 더크로스 노래를 직접 부르거나, 또는 상대방이 부르는 걸 안 들어본 이는 아마 없을 거다. 특히 고음이 압도적이고 인상깊었던 'Don't cry'는 가사도 애절하기에 정말 많은, 특히 남성들이 많이 불렀었는데, 한창 인기가 많았던 그들이 어느 날부터 갑자기 방송에서 보이지가 않았다. 음반 작업이 오래 걸리는 건가? 이제 은퇴를 한 건가? 싶었는데, 이게 무슨 청천벽력같은 소식인지.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중, 예측출발을 하던 승용차에 부딪혀 날아가 목이 부러져 사지마비, 척수마비 환자가 되어버린 것.
고음을 내지르던 락커가 노래를 부를 수 없게 되었다면, 그것도 아직 이십대 창창한 나이에 그런 일을 겪었다면 좌절하고 절망하고 정말 더이상 삶의 의욕이 안 생길 것만 같은데, 저자 김혁건은 그런 것들을 모두 극복하고 이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넌 할 수 있어를 써냈다 ;)

처음엔 그도 왜 내게 이런 시련이 일어났을까 좌절하고 절망했지만,
결국 미래를 약속했던 사랑하는 사람과도 영영 이별하게 되었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부모님과 형, 누나, 친구들, 그리고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며 다시금 새 인생을, 새로운 도전을 해나가고 있는 내용이 담겨있다.
노래를 부를 순 없지만 하모니카를 배우며 폐활량도 늘리고 악기도 연주하는, 입으로 마우스를 불어가며 한 자 한 자 보컬강좌 책도 써내며
자신도 힘든 상황에서 오히려 다른 이들을 도와주고자 하는 모습에 감동을 많이 받았다.

이 책의 저자는 김혁건이지만 중간 부분쯤, 저자의 아버지 시점에서 쓰여진 내용들도 있다.
사고가 난 날, 그 때 아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여자친구에게 그냥 가게 두질 말았어야 했는데, 하는 자책하는 부분부터 시작해서 아들 곁에서 묵묵히 힘든 내색 없이, 눈물이 날 것 같아도 꾹 참고 뒤에서 지켜주는 아버지의 모습이 나와 좀 더 진실되게 느껴졌다고 해야하나.
또, 같은 사건을 저자가 아닌 다른 이의 눈을 통해 보니 (물론 가족이긴하지만) 당사자 뿐만 아니라 주변인들도 함께 힘들어 한다는 점.
내가 제일 힘들어! 라고 생각하며 좌절하고 절망할 때, 내 옆에서 그런 날 붙잡아주고 날 위해 기도해주는, 날 사랑하는 이들이 있다는 걸,
그들도 힘들어한다는 걸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는 부분 같아서 좋았다 ;)
어느 날 사고 이후 혼자 가래를 뱉기 어려워하는 그를 위해 아버지가 배를 눌러주셨는데, 그 때 처음으로 큰 소리를 냈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 배를 눌러주면 노래도 할 수 있겠구나! 라는 마음에 배를 눌러주는 기계를 처음으로 고안해서 이곳 저곳 부탁해 결국 서울대 로봇융합연구센터 방영봉 교수님이 만들어 주시게 되고,
다시 한 번 기적처럼 김혁건 & 이시하 더크로스가 모여 공연도 하게 되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