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ㅣ 오늘의 일본문학 5
이사카 고타로 지음, 오유리 옮김 / 은행나무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YOKI NA GANG GA CHIKYU O MAWASU

"로망은 어디인가!"
이사카 코타로의 '사신 치바' 시리즈들을 다 읽고, 책읽는뇨자님께 또다른 추천을 받아 읽게 된 '명랑한 갱' 시리즈 첫 번째!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
네이버 오늘의 책(2008. 3. 19.)으로도 선정된 적이 있는 책이라 더 기대도 됐고, 제목이 무척 특이해서 궁금증을 유발했다.
나는 치바를 먼저 읽었기에 이 책을 읽으며 치바 느낌이 묻어나서 좋아라했었는데, 사실은 명랑한 갱단이 이사카월드상에선 한참 선배라는!
이사카 작가의 처녀작 단편 주인공들을 모아 장편으로 개작한 게 바로 요 작품이라는~~~~~ 정보를 알려주신 뇨자님ㅋㅋ 덕분에
오호... 하며 읽게 되었던 작품. 역시 배경지식은 무시 못한다 :P
제1장 _ 악당들은 사전 조사 후 은행을 습격한다 | '개가 꼭 도둑만 보고 짖는 건 아니다.'
제2장 _ 악당들은 반성을 하고, 시체를 발견한다 | '세금과 죽음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
제3장 _ 악당들은 영화관 이야기를 하고, 폭력을 휘두른다 | '매를 아끼면 아이들은 버릇이 없어진다.'
제4장 _ 악당들은 작전을 짜고, 허를 찔린다 | '바보는 여행을 보내도 바보인 채 돌아온다.'
옮긴이의 말
사신 치바도 차레가 참 특이했는데, 명랑한 갱도 특이하면서도 재밌었던!
생각의 꼬리 물기도 재밌다. (2인조 강도는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 3인조는 나쁘지 않다 -> 4인 편이 좋다)
되게 그럴싸하게 논리를 풀어나가서 웃음을 머금고 '어떻게 이런 생각을ㅋㅋㅋㅋㅋ' 하며 읽어나갈 수 있었던 책.
이 팀의 리더격인, 거짓말 여부를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는 '인간 거짓말탐지기' 나루세,
잡학다식한 것 같지만 거짓말도 잘해 신빙성이 떨어지는, 말이 무진장 많은 '연설의 달인' 교노,
정교한 '체내시계'를 갖고 있는 유키코, 탁월한 능력의 소매치기이자 동물애호가인 구온까지.
이 책의 주인공인 4명은 전부 특이한 능력(?)을 가진 은행강도단이다. 그렇지만 폭력을 쓰고 사람을 죽이고 그런 강도단이 아니라,
딱 4분간, 교노가 연설을 시작하고 종료할 때까지 유유히 돈을 챙겨서 빠져나가는! 명랑하고 유쾌한 강도단!
사실 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설이니 웃으며 넘어갈 수 있지만 실제라면 역시나 범죄고 강도니 허허허..
읽어나가며 이 책은 도대체 무슨 장르인거지? 추리...는 아닌 것 같고ㅋㅋㅋ 뭐지?! 했는데,
역시 뇨자님이 알려주신! 굳이 따지면 케이퍼 소설이라고!
처음 들어본 생소한 용어에 검색해보니 케이퍼소설, 케이퍼무비(caper movie)는 다른 말로 하이스트 필름(Heist film)이라고도 하며
범죄 영화의 하위장르 중 하나로, 무언가를 강탈 또는 절도 행위를 하는 모습과 과정을 상세히 보여주는 영화를 뜻한다고. (출처: 위키백과)
대표적인 영화의 예를 들면 오션스 시리즈랄까? 흐흐. 내가 좋아하는 내용이야!!!!!
난 케이퍼라고 하면 연어와 함께 먹는 향신료라고만 알았는데, 비격식 표현으로 무분별한 행동, 범죄 행위를 뜻하는 거였다. 이렇게 상식이 생기다니! :))
다른 소설처럼 쭈욱 전개 되는 것이 아니라 네 명이 화자로 번갈아 나오며 이야기가 전개되기에
좀 더 흥미진진하면서도 그 캐릭터에 대해 깊게 알 수 있어 좋았고, 각자 다른 매력이 철철 넘치는 캐릭터들이라 더 몰입도 잘 되었었다.
주인공들의 대사 중 뼈가 있는, 풍자적인 대사들이 많은 것 같네. 하며 읽었는데
- "인간은 후회는 해도 마음을 바로잡을 줄은 몰라. 바보 같은 짓을 반복하지. '역사는 반복된다'라는 말은 그런 인간들의 속성에 대한 변명이야." p227 교노曰
- "죽어 마땅한 인간이 멀쩡하게 살아 있는 것이 나한테는 더 공포지."
"말만 거창하게 하는 정치가가, 나라의 경기도 회복시키지 못하는 주제에 잘리지도 않고 질기게 붙어 있는 걸 보면,
그쪽이 더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야. 칼에 찔려 죽은 시체는 그에 비하면 심플하지." p161-162 나루세曰
'옮긴이의 말'을 보니 역시나, 사회적 이슈 등에 대한 메시지를 주는 작가라는 걸 다시금 알 수 있었다.
기대치가 조금 높았던 탓일까, 힝 이렇게 끝나는거야?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속편이 있으니! 룰루랄라♬ 다음 편도 기대해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