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있습니다 - 때론 솔직하게 때론 삐딱하게 사노 요코의 일상탐구
사노 요코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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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물방울 서평단 9기 두 번째 도서인 ​<문제가 있습니다>​. 이 덕분에 2010년 7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사노 요코의 책을 처음으로 접해보았다.

이 책이 '가장 그녀다운' 에세이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기에 기대가 컸었는데,

처음 접한 사노 요코는 그 전작들의 제목들 ​<사는 게 뭐라고>, <죽는 게 뭐라고>의 제목에서 느꼈졌던 것 처럼, 이 책의 표지에서 느껴지는 것 처럼

약간은 특이하면서도 엉뚱하고, 자기 주관이 뚜렷한 사람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

 

 

2차 세계 대전을 겪었던, 패전을 몸소 경험했던 어렸을 떄의 이야기부터 몸이 심하게 아팠던 이야기, 이혼을 하고 자식을 혼자 키웠던 이야기,

엄마와의 관계 등 자신의 일상을, 삶을, 생각했던 것들을 풀어나가는 자전적 에세이인 ​이 책에는

치매로 10년 이상을 앓았던 저자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꽤 나온다.

허영심 많고 자신에게 엄격했던, 동생에게는 오히나사마(여자 아이들 축제인 히나마쓰리 때 진열하는 인형)를 만들어주었으면서

나에게는 안 만들어주었던, 병이 걸리기 전 까진 사이가 안 좋았던 어머니에 대한 애증이 보여서, 내심 엄마로 인한 상처가 많은 것 같단 생각이 들었고

그래도 결국엔 화해를 했다는 내용에, 다행이다. 그래도 후회는 안 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리고 중간 중간 나오는 표현이 참 먹먹했었는데,

특히 이 부분 - 엉뚱하고 종잡을 수 없는 이야기를 들을 때보다 서랍을 볼 때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꼭 엄마의 머릿속을 열어보는 듯했기 때문이다. -이

정말 치매가 진행되는 부분을 잘 표현한 것 같아서 감탄이 절로 나왔고 아, 정말 그러겠다 싶어져서 안타까웠다.

 

에세이라 역시 공감되는 부분들이 은근 있었는데, 그 중 몇 개를 뽑아보면

세월이 흘러 각자 다른 인생을 살게 되었고, 우리는 만나도 서로 할 이야기가 없어졌다. 중요한 것이 달라졌다.

먼저 이 부분이 꽤 공감이 갔었다. 어릴 땐, 저자의 표현을 빌려 소녀 시절엔 정말 둘 도 없는 친구들이 있었지만 점점 서로 다른 학교로 진학을 하고 전학을 가고, 또 다른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나가면서 공통된 부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부분들이 점점 사라지며 너무너무 보고싶었지만 막상 만나면 정말 서로 할 이야기가 많이 줄어들고

기껏 해봐야 그 때 그 시절의 이야기나 결혼 이야기 등 밖엔 할 수가 없게 된 경우들이 꽤 있는데, 그런 게 생각나며 공감이 많이 되었다.

 

살아 있는 인간이 발하는 매력이나 인품에 대해서는 손으로 만지고 냄새를 맡고 목소리를 듣고 이 눈으로 보지 않으면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거다.

 

그리고 이 부분.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아무리 남들이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한다고 해도 막상 내가 느끼기엔 또 다를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직접 만나지 못하는 거라면 이렇게 글을 읽는 것도 그 사람의 생각들을 엿 볼 수 있는 거니까 :) 조금이나마 알게 되는 게 아닐까 싶다.

중간 중간 같은 내용이 또 언급 되기도 해서 데자뷰가 느껴지기도 했던ㅋㅋ, 아니 이렇게 솔직하게 써도 되는 건가..?0_0 싶은 부분도 꽤 있었던,

처음 만난 사노 요코의 책 ​<문제가 있습니다>​는 그녀를 좀 더 알고 싶다. 그녀의 다른 책들을 읽어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주는 책이었다. 

그림책 작가이기도 하다는데, 그녀의 그림책은 또 어떤 느낌을 담고 있을지도 궁금하다 :)

 

샘터 네이버 포스트 ▶ http://post.naver.com/isamt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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