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시블 RECURSI-BLE
RIKAASHIBURU
'고전부 시리즈', '소시민 시리즈'로 유명한 작가 요네자와 호노부의 또 다른 책, <리커시블>.
책이 참 튼튼하게 생겼네! 하는 생각에 집어들게 되었고,
'작은 시골 마을에 이사 온 여중생이 마을의 비밀에 맞닥뜨리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청춘 미스터리'라는 책 소개에 호오- 하고 읽게 되었다.
'리커시브(recursive)'라는 형용사의 뜻은 '재귀적인', '자기 자신에게 돌아오는' 인데,
프로그래밍 언어로는 처리 중 자신을 호출하는 처리를 말한다고 한다.
사실 이 말만 읽었을 땐 흠? 싶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제목과 표지의 꼬불꼬불 끝이 없이 동글동글 이어져있는 그림이 이 책의 중심 주제를 잘 표현해주고 있구나 싶었다.
아버지와 새엄마, 새엄마가 데리고 온 남동생 사토루와 함께 살고 있었던 하루카는
어느 날, 아버지가 회사 공금을 횡령하다 걸려 자취를 감추게 되고
새엄마와 사토루와 함께 새엄마의 고향 사카마키 시, 도코이 라는 마을로 가게 된다.
초반부에 아직 초3 밖에 되지 않은 남동생 사토루에게 중1 하루카가 너무 막대하는 건 아닌가.... 하며 얼굴이 찌푸려졌지만,
뭔가 사정이 있는 것 같네 하며 읽다보니 아, 사실은 친동생이 아니었구나. 그래서 이렇게 귀찮아하는건가 싶었고,
그래도 결국엔 동생이라고 챙기는 구나 하는 마음에 짠해졌었다^_ㅜ
맨날 남에게 엄격하게 굴었던 아버지가 사실 자기 자신에겐 한없이 너그러운 것을 보니 화가 나고
결국 혼자 남은 하루카가 안타깝게 느껴지고.. 이제 중1인데 어떻게 혼자 살아가려나 싶고
한없이 다정했던 엄마도 사실은 겉으로만 다정한 것 처럼, 천사마냥 행동했다는 사실도 오싹하고..
도코이 마을에 전승되는 이야기인 '다마나 아가씨' 이야기가 약간 오싹오싹해서, 마을 사람들이 하나 같이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분위기가 계속 되다보니 으스스한 느낌이 들며 아야츠지 유키토의 <어나더>가 생각나기도 했고~
아니 왜 이게 청춘 미스터리지 0_0 싶었던 책ㅋㅋㅋㅋ
하루카가 '다마나 아가씨' 전승의 진실을, 마을의 진실을 파고들며 진실에 가까워질 떄 까지만 해도
흥미진진하고 재밌었는데, 마지막 부분이 넘나 허무한... 뭔가 더 있을 것 같은데, 설마 이게 끝이겠어? 하는데 끝이나서
아쉬웠던^_ㅜ 아니 왜 이렇게 끝나?? 0_0 싶었던.... 그래도 그 과정은 참 재밌었던ㅋㅋ 리커시블.
고전부 시리즈와 소시민 시리즈 같은 내용을 기대했다면 넘나 시무룩했을 듯한,
차라리 야경과 비슷한 느낌을 줬던ㅋㅋ 약간은 오싹오싹했던 리커시블. 그래도 재밌게 읽었으니 만족!
내가 지금 했어야 하는 말은 사토루 따위가 아니라 다른 이야기였는데. >> 인생은 타이밍이라지만, 그걸 알면서도, ‘아, 이 말을 해야지‘ 하고서도 막상 입으로 뱉을 땐 다른 말을 뱉을 때가 있다. 부끄러워서, 아니면 민망해서, 아님 다른 여러가지 이유로 - 그래서 이 부분을 읽을 때 괜히 짠했던 ;)
무슨 일이 일어나든 어떤 생각을 하든 생활은 계속되는구나 생각했다. 가슴이 으스러질 만큼 슬퍼도 언제까지고 밥을 먹지 않을 수 없다.새엄마가 마음에 안 든다고 방에 틀어박혀도 언젠가는 화장실을 가러 나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