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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 개정판
안나 가발다 지음, 이세욱 옮김 / 북로그컴퍼니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도둑비서들>에 이어, 북로그컴퍼니 출판사에서 받은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프랑스가 사랑하는 작가인 '안나 가발다'의 대표작으로, 국내에 2002년 첫 출간되었으나 절판되었고, 이번에 북로그컴퍼니 출판사에서 재출간을 하여
이렇게 매력적인 표지와 양장본으로 재탄생했다!
표지 색깔도, 그림도 오묘하여 더 눈길을 사로잡았고, 제목이 참 낯익어서.... 읽어본 것도 같은데 기억이 잘 안나네 아리송하네. 싶어서
신청을 하여 읽게 되었는데 :^) 역시나, 대학교 시절에 읽어봤었던 소설이었다! 이 소설을 읽고 푹 빠져서 다른 작품들,
<함께 있을 수 있다면>,<위로>도 읽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일단 제목들이 너무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것 같다. 잘 뽑아냈어...!)
제대로 내용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아 흑... 이번 기회에 다른 작품들도 읽어봐야지!@.@
(이왕이면 북로그컴퍼니 출판사에서 시리즈마냥 슝슝 나온다면 더 좋을텐데..☞☜ 헤헤)
세월이 흐르고 다시 읽으니 기분이 오묘한, 다시 읽어도 좋았던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요렇게 책 껍데기..를 벗겨도 고대로 어여쁜 책 표지가 나와서 좋았던~~~
책 내용과 뭔가 잘 어울리는 색상 선택인 것 같다. 보라보라 -
사랑하는 남편 아드리앵이 하루 아침에 다른 어린 여자와 여행을 가겠다며 떠나버리고,
시아버지 피에르와 큰딸 뤼시, 작은 딸 마리옹과 함께 시골집에 내려가게 된 클로에.
항상 무뚝뚝하고 쌀쌀맞고 과묵하다고 생각했던 시아버지와 시간을 보내며
시아버지의 단 한 번 뿐이었던, 아내 쉬잔이 아닌, 진심으로 사랑했었던 한 여자 마틸드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야기의 첫 시작부터 클로에의 무력감과 절망, 슬픔이 느껴져서, 그 와중에도 어린 두 딸들을 돌보아야 하는,
마음대로 엉엉 울 수도 없는 그런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지고 속상했었다.
날 버리고 떠난 이의 아버지가 계속 내 옆에 있어주고 나를 챙겨주고 내 딸들을 챙겨주는데,
이걸 고마워해야할지 미워해야할지 갈피도 안 서고..
그러다가 시아버지의 사랑 이야기를 듣게 되며 그동안 이런 사람이다. 라고 생각했던 이미지가 점점 사라지는, 사실 가면이었다는 걸,
그 가면 뒤에 숨겨진 진짜 얼굴과 시아버지의 내면을 알게 되는 이야기.
지금 막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 무력감과 좌절감과 분노, 원망 등에 휩싸인 클로에와
십 년 전에 평생 처음으로 사랑에 빠졌지만 용기가 없어 결국 그 사랑을 떠나보낸, 놓친 피에르.
떠난 자와 남겨진 자에 대한 이야기. 떠나는 사람들의 괴로움과 남아 있는 사람들의 슬픔.
지나간 일은 지나간대로 흘러보내고 사랑하는 똑똑한 며느리가 현재에 충실하길, 지금 이 순간 행복하길 바라는 시아버지의 이야기.
과연 이런 시아버지가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클로에게 그래도 많은 위로가 됐을 것 같고 다시 힘을 낼, 생각할 거리를 준 것 같은 :-)
어떻게 보면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정의를 갖고 있는 것 같지만 ㄱ- 그들에게는 진짜 사랑이었던..
안나 가발다의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는 뭔가 현실적이면서도 담담하고 잔잔한, 간결한 문체로
읽어 나가는 내내 더 먹먹하게 만들고 더 와닿게 만들고 짠하게 만드는 것 같다. 툭툭 던지는 것 같은데.... 좋아 좋아 ;-))
계속 클로에의 독백, 또는 클로에와 피에르의 대화로 이어지기에 더 집중도 잘 되고 몰입감도 좋았다.
2009년에 영화로도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영화도 한 번 보고싶다. 책의 여운을 잘 담아냈을까? 궁금하다.
▶▶ 이 책을 읽고 떠오른 또 다른 책
다니엘 글라타우어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일곱 번째 파도> (둘이 이어지는 시리즈!)
얼마나 긴 세월이 흘러야 나를 사랑해주던 남자의 냄새를 잊을 수 있을까?
나도 언젠가는 그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게 될까? 그때는 언제일까?
누가 나에게 모래시계 하나를 내밀어주었으면 좋겠다.
"엄마랑 아빠랑 언젠가는 다시 사랑하게 되는 거야?"
"아니."
"정말 그렇게 생각해?"
"응."
"하긴, 나는 벌써 그런 줄 알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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