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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나우웬의 안식의 여정 - 마지막 한 해, 만남과 기도로 꽃피운 일상 영성의 기록
헨리 나우웬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23년 6월
평점 :

사제이자 목회자, 영성작가였던 헨리 나우웬은 하버드신학대학원 교수직을 내려놓고 캐나다의 발달장애인 공동체 '라르쉬 데이브레이크'에서 9년을 같이 살며 섬기다 1995년 9월에 안식년을 맞이한다.
그리고 안식년 동안 하루도 안 거르고 매일 그 날 있었던 일들과 자신의 생각 등을 기록으로 남겼고 무사히 1년의 안식년을 보낸 후 초고도 고치지 못한 채 다시 데이브레이크로 복귀한 지 3주가 지났을 무렵, 업무 차 떠났던 고향 네덜란드에서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그 후 헨리의 유작관리를 맡은 '수'가 일기 다섯 권을 묶어 만든 것이 바로 이 책 <안식의 여정>이다.
서품을 받은 사제이자 교수직도 맡았었던 영성작가이기에 나와는 많이 다른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저 다른 이들의 모범이 되고 본받을 만한 지혜와 태도를 보여줄 거라 여겼었다.
하지만 그의 일기를 읽어나가며 그도 평범한 인간일 뿐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오히려 그게 은혜가 되었던 것 같다.
그도 아버지와 계속해서 성격이 안 맞아서 부딪혔던 오랜 경험이 있고, 결국 점점 본인도 나이가 들어가다보니 아버지와 자신의 다른 점이 성격 차이가 아니라 나이 차이일 뿐이라는 깨달음을 얻기도 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다 혼자가 되면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됐구나 좋아할 때도 있지만 갑자기 외롭고 우울해하는 모습에, 비행기 폭파 사고를 보며 하나님이 도대체 어디에 계신가! 하며 한탄을 하기도 하는 모습에, 불안과 우울을 이겨낼 답을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고 그러면서도 싸워 이겨내려고 하는 모습에 굉장히 감명받았었다.
제일 기억에 남는 건 헨리를 라르쉬 공동체에 들어가게 해 준 사람이자 약함의 영성을 알게 해준 청년 '아담 아네트'의 죽음에 관한 일기들이었다. 중증 간질환자에 여러 장애로 삶에 제약이 많았었던 아담이 헨리 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의 삶에 감화를 끼쳤다는 이야기에 아담에 대해 궁금해졌고 헨리가 아담에 관해 쓴 책이 우리 나라에도 출간되어 있는 것 같아서 언젠간 이 책도 꼭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두 번째로 기억에 남는 건 포도원에 들어온 품꾼들의 이야기였다.
📌하나님의 커다란 사랑을 믿는다면, 그분께서 늦게 온 사람들에게 온종일 일한 사람들과 똑같은 품삯을 주실 때 우리는 마땅히 기뻐해야 하지 않을까? 하나님의 포도원에서 일하는 것을 특권으로 여긴다면, 늦게 온 사람들이 아침 일찍 온 사람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는다고 우리가 화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시기란 사람을 이간질하는 감정이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뜻밖에 큰 선물을 받을 때 진심으로 기뻐하는 것은 과연 불가능할까? 여기 하나의 진리가 있다. 하나님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진정으로 알 때에만 우리는 다른 사람을 향한 그분의 후대를 온전히 기뻐할 수 있다. (p405)
사실 성경을 읽으면서 이 장면을 읽을 때 늦게 온 사람들과 같은 품삯을 받아서 투덜거릴 때 음 그럴 수도 있겠네 하고 생각을 했었는데 뭔가 뒷통수를 한 대 맞는 기분이었달까! 그러네! 그저 그들도 특권이 생긴거니 같이 축하해주고 좋아해주면 되는 거였는데 나는 또 내 이익을 먼저 생각했었구나.. 싶어져서 반성하게 되었다..
생각보다 쉽게 읽히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또 너무 어렵고 지루하진 않았던 책.
헨리 나우웬이라는 이를 알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했던 시간이었다. 나중에 저자의 다른 책들도 꼭 찾아 읽어봐야지.
모든 삶 속에서 하나님을 느끼는 저자처럼, 하루를 마치며 그날 있었던 일들을 가감없이 기록하며 그 속에서도 묵상거리를 찾아내는 저자처럼 나도 아주 짧게라도 그 날의 하루를 묵상하며 기록해보고 싶어졌다 :)
헨리 나우웬을 아는 이들이라면 그의 유작이니 꼭 한 번 읽어봤으면 좋겠고, 헨리 나우웬을 모르는 이들이라도 일상 생활 속에서도 어떻게 영적으로 살아가야할지 궁금하다면 읽어보길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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