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책 수선가의 기록 - 망가진 책에 담긴 기억을 되살리는
재영 책수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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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덕후라면 제목에 책, 도서관, 서점이 들어가는 책이라면 일단 한 번은 눈여겨 보게 된다. 저건 무슨 내용이 담겨있을까? 싶은 마음에서랄까..?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두 번이나 눈여겨봤던 책이다.


일단 제목에 '책'이 들어가기도 하고 거기다 그냥 책이 아니라 생소한 '책 수선' 이다!

책 수선이라... 도서관에서 일하던 당시 망가진 책들을 보수하는 작업을 종종 했었는데.. 그런 느낌일려나? 싶기도 했고 그보다는 몇 단계 업그레이드 되었으니 '책 수선가'라고 하겠지? 라는 마음에 읽고 싶어 위시에 담아놨었는데 행복하게도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받아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


'수선'은 천과 직조물을 고치는 데 적합한 표현이기에, 한 장의 천을 만들어내듯 한 장의 종이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책 수리'보다는 '책 수선'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다는 작가님. 

사실 작가님이 처음 이 일을 배우게 된 미국에서는 이러한 직업을 '책 보존가'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러니 이게 더 정확한 명칭!이긴 하지만 작가님은 좀 더 친숙한 표현인 '책 수선가'를 선택했다고.



직업이 책 수선가라고 하면 대부분은 책을 굉장히 아껴서 보고 흠집 하나 나지 않게 철저히 관리할 거라 예상한다.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은데, 전혀. (중략) 아끼는 책이라 하더라도 급하면 냄비 받침으로 쓰기도 한다. (p26, 27)



첫 시작부터 충격을 선사해줬던 작가님..0_0

평소 책에 절대로 밑줄도, 모서리 접기도, 책등을 쫙 펼쳐서 읽지도 않는 나이기에..

누군가 책을 빌려주지도 않고 (빌려줬다가 책이 걸레짝처럼 돌아온 끔찍한 기억 때문에) 설령 빌려준다고 하더라도 깨끗하게 봐야한다고 흠집하나 나선 안 된다며 신신당부를 ㅋㅋㅋㅋㅋㅋ (빌려주는 대상은 가족한정이다!) 하는 나이기에 이 부분을 읽으며 정말 경악을 금치 못 했다. 오히려 그래서 더 재밌게 읽혔을 수도 있고...

수선가라는 직업 덕분에 더 아무렇지 않으신 건 아닐까요 작가님? 직접 고치실 수 있잖아요!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ㅋㅋ


또 작가님의 표현대로 어떤 사람들은 '이것 역시 내가 책을 아끼는 방법이라고, 또 그 책을 앞으로 오랫동안 사랑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p27)' 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더랬다.


책에다 똥을 쌀 수 있는 유력한 용의자는 거미(!)라는 상식이 생기기도 했고 해리포터를 아직도 안 읽으셨다(!)는 말에 충격받기도 하고 ㅋㅋㅋㅋ 작업실명은 책 수선이긴 하지만 책 말고도 다양한... 엄청난 곰팡이로 뒤덮힌 결혼 앨범이라든지 포토 카드 같은 연예인 굿즈, 심지어 액자조차도 수선이 가능하다는 사실에 싱기방기했던.


거기다 만화책 수선 의뢰도 들어온다는 내용에 그동안 상태가 많이 훼손되어 갈등하다 결국 눈물을 머금고 버렸던 내 수많은 만화책들이 떠오르며... 진작 작가님을 알았더라면 하는 마음에 너무나 마음이 아파왔다 ㅠ_ㅠ 물론 2018년 2월에 작업실을 여셨다고 하니... 그 전에 떠난 책들이기에 흑... 그나마인가 싶기도 했고...ㅋㅋㅋ


2018년부터 지금까지 작업했던 149건 중 스무여 권의 작업들이 담겨있는 책.

수선 전, 수선 후의 사진들도 함께 담겨 있어서 감탄하며 감동하며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


이미 상한 책들은 정리를 꽤 한 상태라.. 지금은 딱히 수선이 필요한 책은 없지만 언젠가 추억이 가득 쌓였지만 상태가 안 좋아진 책이 생긴다 해도 '재영 책수선'이 열려있는 한 든든할 것 같단 생각이 든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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