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아시자와 요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11. 일본미스터리/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아시자와 요. 202112. p304

: 아시자와 요를 처음 알게 된 작품 <아니 땐 굴뚝에 연기는>을 재밌게 읽은 기억에 읽게 된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사실 미스터리 작가였던 저자가 처음으로 선보인 공포 소설이 전작이었기에 그럴 확률은 적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 책도 당연히 전작처럼 호러가 가미된 미스터리는 아닐까 싶었었는데 아쉽게도(?) 그렇진 않았더랬다.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 목격자는 없었다 / 고마워, 할머니 / 언니처럼 / 그림 속의 남자 까지

총 5개의 단편이 수록된 단편집.

"끝이 있다는 걸 알면 어지간한 일은 견딜 수 있는 법이다만." (p35)

살인자라는 이유로 '무라주부'('무라하치부'가 공동체 생활에서 장례와 화재를 제외하고는 일절 교류를 끊는 행위를 뜻한다면,

'무라주부'는 예외없이 일절 교류를 끊는 행위)를 당해 무덤이 파헤쳐져 마을 밖으로 내버려진 할머니의 유골.

그 유골을 다시 수습해 따로 모신지도 어느덧 18년이 되었고 이젠 다시 집안의 묘지에 모시기 위해

어릴 적 가봤던 마을로 향하는 손자 료이치와 연인 미즈에.

허나 료이치에게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미즈에가 정말로 할머니의 유골을 집안 묘지에 모셔도 될까,

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이 담긴 표제작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5편 중 유일하게 조금이나마 기이한 내용이 담겨있기도 해서 더 전작이 떠오르기도 했었고.

왕따 문제가 꽤 심각한 일본이라 학교나 회사 뿐만 아니라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왕따도 흔해

'무라하치부', '무라주부'라는 단어까지 만들어질 정도인건가 싶기도 했고..

사실 우리나라도 노후를 편하게 보내고자 시골 마을로 내려갔다가 텃세를 견디다 못해

다시 도시로 올라가는 일도 있다고 하니 남일 같진 않아 안타깝기도, 씁쓸하기도 했더랬다.

미즈에의 추리로 돌아가신 할머니의 본심을, 진실을 깨닫게 되곤 오소소 소름이 돋기도 했고..

육아로 지친 엄마의 모습을 그리고 있어서 공감이 가면서도 안타까웠던 '언니처럼'도 기억에 남지만

사실 최고로 혐오감과 섬뜩함을 선사해준 건 3번째로 수록된 '고마워, 할머니' 였다.

저 제목의 뜻이 무엇인지는 다 읽은 사람만이 알 수 있을 터.. 무슨 내용인지 궁금하시다면 읽어보시길!

스포가 될까봐 다른 단편들의 이야기는 쉽게 언급하기가 어렵지만..

전부 사회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고립된 이의 위태위태한 모습과 그로 인해 발생되는 범죄, 범행 내용이 담겨있기에

얇은 볼륨과 변함없는 흡입력에 금방 술술 읽히지만 다 읽고나면 분명 호러는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에서 벌어질 수 있는 내용과 반전 결말에 오싹한 기분이 들면서도 만약 그들에게 단 한 명이라도

먼저 손을 뻗어주었다면 결과는 어떻게 됐을지.. 안타까운 여운이 남는 소설이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